- 의무 방어전을 치르는 기분으로 감상한 마지막회였습니다. 중반 이후로 점차 낮아지는 기대치가 지난 에피소드 덕에 제로에 도달했지만 '그래도 마무리는 어떤 방향으로든 좀 괜찮지 않을까' 라는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못 했던 제가 나쁜 놈입니다. 차라리 오그라들게 상큼하거나, 아님 막판에 황당할 정도로 어둡거나. 둘 중 무엇이었더라도 이렇게 짜증이 나진 않았을 텐데. 이건 정말 최악이네요. -_-


 - 마지막회라서 그런지 개연성 따윈 아예 화끈하게 안드로메다 저 너머로 날려버리는군요. 한 장면 한 장면 말이 되고 자연스레 연결되는 것이 거의 없어서 '개연성' 얘긴 아예 않도록 하겠습니다. orz


 아니, 그래도 이 얘긴 정말 하지 않곤 못 견디겠습니다.

티비에 얼굴까지 나오는 유명한 연쇄 살인범이잖아요!!! 어째서 그 살인범 잡으러 간 경찰들이 살인범의 얼굴을 학교 선생 얼굴과 구분도 못 하는 겁니까!!? 도망친 다음엔 경찰이 득시글 거리는 병원 안에서 어떻게 멀쩡히 돌아다니는 겁니까?? 무열군은 도대체 어느새 기절 시켜서 눈 밭에 집어 던져 놓았고 또 또 또........ 으아악!!!


 - 어차피 상담은 이어갈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학부모 소환이라, 이건 정말 본격 상담 스릴러... -_-;; 근데 그 내용들이 너무 (예상보다도 훨씬 더) 부실했다는 게 문제였죠. 윤수군이나 은성양 같은 경우엔 애초에 얘기할 꺼리를 깔아 놓았기 때문에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만. 애초에 부모와 연결지어서 그런 식으로 갈굴(?) 꺼리가 없는 캐릭터들은 그냥 패스해버렸고, 무열군은 무려 건전 따뜻 사랑이 넘치기까지 하는 알흠다운 광경이; 영재군 어머니가 진상 부려서 무열군의 상담이 끊겨버린 것이 실은 그냥 작가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다는 데 만원 걸겠습니다.

 암튼 가뜩이나 말과 행동이 맞지 않아 설득력도, 매력도 얻지 못 했던 '모두를 데리고 하는 실험' 이라는 요한 캐릭터의 주장을 완전히 지하 1000m쯤에 암매장 해버리는 느낌의 마지막회였습니다.


 - 경찰들은 무능한 정도가 아니라 그냥 요한의 공범들이더군요. 추격자의 여형사는 저리가라 할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의 활약이었습니다. 일일이 언급하긴 손가락이 아플 지경이지만 저격수의 오발 사고-_-에 대해선 꼭 언급을 하고 싶네요. 인질 나오고 저격수 나오는 영화를 수십, 수백편은 본 것 같지만 그 중에서도 이렇게 멍청한 저격수는 처음이었습니다. 에혀;


 - 어쨌거나 끝장면. 무열군의 각성(?), 친구들의 도움, 그 정신 없던 와중에 며칠 전에 들었던 환자의 헛소리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읊어냄으로써 '나 우등생 맞음' 이라는 걸 증명한 은성양의 활약, 요한의 승리의 미소와 다 함께 어두컴컴한 복도를 걸어가는 마무리까지 그 무엇 하나 어설프지 않은 부분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초반엔 그래도 매력적인 부분으로 다가왔던 '무작정 예쁘게 찍기'도 거의 실종되어 버렸고... 


 그냥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만 찍어서 말 하자면 이거죠. 도대체 그 상황에서 '내가 이겼다' 란 말이 나옵니까? 그걸 갖고 이겼다고 좋아할 정도이니 찌질이란 생각 밖에 안 들죠. 친구의 복수인 동시에 사실상의 정당 방위, 게다가 며칠간 생사를 위협당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상황. 그 상황에서 그렇게 한 번 행동했다는 이유로 '괴물'이 되었네 어쨌네 하며 좋아하는 한심한 캐릭터를 '카리스마 넘치는 악마' 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보일거라 생각하는 작품이었다는 겁니다. 정말 뭘 기대하고 이걸 두 달간 봐 왔는지 원. -_-;


 - 끝으로 이 작품의 미덕을 찾아보자면.

 1) 연기 경력 제로의 모델들 연기 연습은 확실히 시켰겠어요. 1화랑 비교하면 정말 많이들 늘었죠.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면 심지어 이솜양도 거슬리지 않을 정도.

 2) 어쨌거나 이런 장르의 한국 드라만 보기 힘드니까;

 3) 신경써서 예쁘게 찍은 장면들이 많았죠

 4) ...는 없습니다. -_-+


 - 다음 주 이 시간대의 드라마 스페셜은 무려 '미이라' 가 소재입니다. 별로 괜찮은 작품일 것 같진 않지만 딸랑 2부작이니 속는 셈 치고 한 번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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