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게에도 이런 분 많으실 것 같은데 전 스스로 가벼운 활자 중독이 아닐까 생각할 만큼 읽는 행위 자체를 즐기고,

그 덕에 국어든 영어든 독해가 주를 이루는 수능 문제 풀이를 꽤 재밌어 한 편입니다.

 

국어야 문학이나 비문학이나 좀 무겁고 딱딱한 글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지만

영어는 유머러스한 글들도 있어서 진짜 혼자 피식피식하면서 문제를 풀기도 했고요.

특히 일상적인 상황이 몇문장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누군가 한줄 짜리 대사를 치고

거기에 밑줄 긋고 의미하는 바를 묻는 문제가 제일 빵빵 터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월급도둑질 하면서 몇가지 적어 보자면 이런 것들이에요.

 

1. 어떤 사람이 실직을 해서 침팬지 옷을 입고(탈을 쓰고?) 서커스에 취직을 했는데

하루는 자기 우리에 사자가 들어오는 바람에 처음엔 꺅꺅 거리며 도움을 청하다 안돼서 살려달라고 사람 말로 소리를 질렀더니

사자가 "좀 닥쳐! 실직한 게 너뿐인줄 알아?"라고 했다든가

 

2. 어느 부부가 서커스를 보러 갔고 외줄타기 공연이 시작되자 부인이 "세상에, 밑에 아무것도 없어!"라고 외치니까

잠시 후에 남편이 "아니, 자세히 보면 살색 속옷을 입었어"라고 했다든가

 

3. 소개팅 나가는 키 큰 누나가 동생한테 집에 데리러 올 상대 남자를 맞이한 후 다시 방에 와서

신발 뭐 신을지 얘기해달랬는데 동생이 "맨발로 가"라고 했다든가... 이런 소소한 글들요.

 

혹시 다른 거 기억나시는 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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