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정하여진 것이 없는 '시작'과 '여정'이 주는 두려움 혹은 경계가 설레임 혹은 호기심으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였어요.


 매우 도전적인 과제를 풀어내는 영화적 완성도는 놀랍습니다.

 영화는 무표정한 시선을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한국영화 특유의 감정과잉이나 오바가 전혀 보이지 않아 참 좋았어요.

 그래서 마치 절간의 선식을 먹은듯 참 편안했고 뒷끝도 좋네요.


 롱테이크도 많고 배우들도 지극히 현실적인 외모와 존재감이고 로케현장도 아무 특이한게 보이지 않는 소도시인지라

 매우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에요. 뭐 하나 강렬하고 특징적인게 전혀 없음에도

 많은 생각을 하며 영화를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영화였고

 엔딩 크레딧 올라갈 적에 어? 벌써? 싶을 만큼 몰입도 좋았어요. 만듬새가 만만치 않은 영화라는 뜻


 하지만 영화적으로 끝내주게 아름답고 인상적인 장면들이 무지 많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또 그걸 전혀 드러낼 생각 없다는 듯이 무심하게 스윽 지나가듯이 보여주던게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골목을 걸어 나오는 장면은 오래 오래 남을거 같아요.


 매드맥스를 보고 하루가 지난 뒤에 이 영화를 보고난 다음날 아침 

 매드맥스가 제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렸어요. 

 참 여로모로 신기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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