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징징)

2016.09.22 12:22

여은성 조회 수:1077


 #징징거리는 글이니 보기 싫으시면 뒤로가기를 지금 누르시는 게 좋아요. 하지만...사실은 여러분들도 징징거리는 걸 좋아할 거예요. 징징거리는 사람에게 새겨지는 주홍글씨 때문에 어느순간부터 징징거리기를 그만둔 거겠죠.



 1.여러분은 태어나서 다행이다라고 여길 만한 일을 겪은 적이 있나요? 내게는 한번도 없었어요. 남들이 좋은 일이라고 할만한 일이 내게 일어나도 그게 태어나서 다행일 정도는 절대 아닌 거예요.


 인간들은 살아가면서 운이 좋다...운이 좋지 않다라는 따위의 말들을 해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 엄청난 확률을 뚫고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이미 운이 없는 녀석인 거라고 여기거든요. 운이 없는 녀석들 약 73억명 정도가 살아가는 곳이 이 세상인 거죠.



 2.세상사람들은 자신이 편하고 싶어서 헛소리를 많이, 그럴듯하게 해요. 하면 안되는 일을 정해주고 의무를 부과하곤 하죠. 예를 들면 '넌 입만 열면 남탓이구나. 남 탓을 하지 마라'라는 말이요. 이게 무슨 소리예요? 당연히 남 탓을 해야죠! 


 내가 이 인생을 살겠다고 손들고 자원한 게 아니잖아요. 나에게 일어난 모든 나쁜 일이나 나 때문에 일어난 모든 나쁜 일은 내 탓이 아닌 거예요. 다 다른 놈들 탓이죠.


 어떤 단톡방에서 괴롭힘에 대한 얘기가 나왔어요. 간단한 거잖아요. 자식을 괴롭히는 녀석들이 같은 반에 있다? 이 첩보를 입수하는 순간 아는사람들을 모아서 놈들의 갈비뼈를 전부 골절시켜버린 다음에 온몸에 유성매직으로 우스꽝스러운 낙서를 해주고 강력테이프로 칭칭 감아서 전교생이 잘 볼 수 있도록 등교길에 거꾸로 매달아 놔야죠. 멍청한 짓을 하면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모두가 잘 알 수 있게요. 그야 녀석들이나 녀석들의 부모는 애들 싸움에 어른이 왜 끼냐는 레토릭을 들고 나오겠죠. 물론 편하고 싶어서 하는 헛소리예요. 당연히 애들 싸움엔 어른이 껴야죠. 왜 안 껴요?


 요즘은 학교다닐 때 선생들에게 먼저 인사를 했던 게 후회돼요. 선생들은 나 덕분에 먹고사는 사람들이잖아요. 돈을 지불하는 내게 감사한 줄 알고 그들이 내게 먼저 인사를 했어야지 이상한 도덕률을 들이밀면서 인사를 먼저 하라는 워딩에 속아버려서 먼저 인사를 하곤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짜증나요. 다행히도 대학교 때는 먼저 인사하지 않았어요. 


 하여간 이렇게...세상에는 헛소리하는 녀석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녀석들의 헛소리에 속아선 안 돼요. 예전에 쓴 것처럼 촌지를 받은 선생 녀석들은 하나하나 찾아가서 다 받아낼 거예요. 그리고 월급주는 내 앞에서 감히 나댔던 걸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모욕을 줄 거예요.



 3.예전에 만났다던 교수에게 물어봤어요. 괜찮은 빽이 있으면 그냥 어느날 갑자기 교수가 될 수 있냐고요. 교수는 좋은 직업이잖아요. 물론 직업이라는 게 나쁜 거지만 그래도 일단 직업 중에서는요. 더이상 자기계발을 하는 척 할 필요도 없고 정년은 보장되고 젊고 싱그러운 애들에게 피딕30이 아니라 크리스피 도넛 하나, 아메리카노 한잔만 사주고도 으스댈 수 있어요.


 ...물론 이건 나의 피상적인 관점에서 본 교수란 직업이고, 그 교수의 말은 달랐어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빽 한두명 가지고 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어느날 엉뚱한 녀석이 불쑥 교수가 되는 걸 가만히 냅둘 만큼 이곳 사람들은 만만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교수 일은 보이는 것보다는 힘들다고요. 솔직이 그 말은 별로 믿기진 않았지만요. 어쨌든, 그래서 허들을 좀 낮춰서 지방대 교수도 안되냐고 하니 안될 거라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하긴 나같이 모든 걸 발판으로만 삼는 인간이 교수가 되면 좋지 않을거예요. 그야 내게는 좋겠죠. 하지만 나를 교수로 만날 사람들에게는 글쎄요...흠. 하긴, 좋을 수도 있겠네요. 의외로 교수를 시키면 잘 할지 누가 알아요? 시켜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거거든요. 나는 의외로 좋은 교수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 될 수가 없을 뿐이죠.



 4.휴.



 5.뭐 하긴, 교수가 되는 것보다는 안되는 게 편하긴 해요. 사실 딱히 하고 싶은 게 없거든요. 어떤 일을 잘 하고 싶거나 어떤 것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잘 생각해 보니 결국 아니었어요. 그냥 그게 발판으로 써먹기 좋을 것 같아서 잘 하고 싶거나 되고 싶었을 뿐이었죠. 내가 정말 잘하고 싶거나 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고, 나는 꿈을 가진 사람이라고 믿고 싶어서 스스로를 속여버린 거예요. 30살이 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그냥 그날 하루를 재밌게 때우고 싶어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아마 지구에서 사는 대부분의 인간이 사실은 그럴걸요?


 페이스북에서 가끔 동기들 페북을 보면 진짜 궁금해요. 치열한 척이나 똑똑한 척이나 깨어있는 척을 너무 잘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치열하거나 똑똑하거나 깨어있거나 하는 건지요. 전자라면 상관없는데 만약 후자라면,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그렇게 치열하게 사는데 1년도 1억도 못번다는건 정말 이상한 일이예요. 아니 그야, 1년에 1억은 큰돈이예요. 그건 알아요. 한데 1년에 1억이 태어나길 잘 했다...이 인생은 안 사는 것보다는 사는 게 나은 인생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돈이냐고 한다면 결단코 아니죠.



 6.글 제목 그대로 징징을 시전하는 글이예요. 아니 사실, 정말로 세상은 힘들잖아요. 우리를 불쾌하게 만드는 것들로 가득 차 있어요. 그리고 사실은 징징거려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죠. 그런데 솔직이 징징거리는 거 말고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할 것도 없어요. 멋대로 만들어놓고 던져놓은 세상에 '이왕 태어났으니 불평 없이 조용히 살겠습니다.'하는 건 별로거든요. 난 태어나서 짜증이 난다는 걸 열심히 알려야겠다고 늘 결심하곤 해요. 다른 모든 녀석은 상관없지만 나는 정말 잘못 건드린 거라고요. 가만히 어둠속에서 잘 있던 나를 태어나게 하면 안되었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큰 범죄를 저지른 녀석들은 그냥 잡아다가 감옥에 처넣어버리면 세상은 더이상 신경 안써도 되고 안봐도 되죠. 하지만 징징거리는 건 아무리 큰 소리로 아무리 자주 한다고 해도 잡아가거나 입을 다물게 할 순 없을걸요. 내가 징징거리는 걸 계속 참고 들어줄 수밖에 없을거예요.



 7.아마 계속 이러다 보면 세상이 내게 제발 조용히 자살해 달라고 하겠죠. 그러면 우리 둘 다 편해지지 않겠냐고요. 하지만 이건 헛소리예요. 멋대로 생명을 줘 놓고 그걸 꺼버릴 용기는 내게 내라고 한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요? 


 아 그야 자살은 언젠가 하긴 하겠죠. 젊음이나 돈 둘 중 하나가 내게서 사라져버리면요. 하지만 그때까지는 꽤나 기다려야 할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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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느날 무슨 일을 저질러도 그건 가만히 있던 나를 꺼내서 여기 풀어놓은 놈들 탓이지 내 탓은 아니야'라고 하면...뭔가 무시무시한 계획을 꾸미고 있는 것 같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아요. 내가 거대한 스케일의 나쁜 일을 저지를 일 따윈 없어요. 왜냐고 묻는다면 거대한 스케일의 착한 일을 저지를 일이 없는 이유와 같아요. 귀찮고 힘들잖아요. 뭐하러 귀찮고 힘든 일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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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다 쓰고 보니 혹시 오해살까봐 한글자 써둬요. 위에 말한 풀어놓은 놈들이라는 건 말그대로 세상 전부예요. 어떤 사람들은 그들의 부모가 그들을 낳은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협소한 시각이라고 봐요. 누군가가 태어나게 된 건 그 전부터 맞물려 돌아가던 보다 많은 톱니바퀴 때문이지 직접적으로 그를 낳은 그의 부모는 아니라고 보는 입장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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