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간도 2는 다시봐도 명작이에요.

2016.07.15 16:11

최광철 조회 수:2149

무간도 2를 가장 좋아하는 느와르로 꼽는 이유는.


예회장 때문에 있죠.


그는 보통의 조폭조직의 머리와는 다르게,


정장에 깔끔한 헤어스타일, 고지식해 보이는 뿔테안경을 고집하죠.


그는 주먹을 쓰는 일이 없지만, 주먹대신에 머리를 주로 사용하죠.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건 그의 태도.


자신의 반대세력을 제거한 뒤, 조직을 완전하게 통합한 그에게.


황국장은 찾아와서, 왜 샴페인을 터뜨리지 않냐고 묻죠.


하지만 예회장은, 그건 축하할 일이 아니라면서 날카로운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다음 장면은, 제가 개인적으로 제가 본 영화중 가장 명대사와 명장면이 나옵니다.


바로, 자신이 피던 담배를 쌀밥 위에 거꾸로 향대신 놓고.


자신의 죽은 아버지앞에서 간단한 고사를 지냅니다.


"내 아버지는 푼돈으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지.


침사추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남자였으니까.


항상 일이 끝나면 이곳에 와서 술을 드셨는데.


아버지께서 그러셨어.


뿌린대로 거둔다고 말이야.


오늘을 영원히 기억하겠어."


대사가 좀 다를 수 있는데(기억력이 않좋아서)


유회장은 자신의 동료의 죽음 앞에, 자신이 얻게 된 지위에 매몰되기 보다는.


그의 죽음이 결국 언젠가는 자신에게 화살로 돌아올 것을 압니다.


그런 조심성이 그를 조폭의 회장자리에 앉게 한거겠죠.


그리고, 그런 기존의 다른 조폭 두목은, 축배를 들기 보다는,


조용히 자신의 아버지가 술을 마시던 자리에 와서 그에게 유언처럼 남겨준 말을 되새깁니다.


뿌린대로 거두게 된다는 것.


결국, 자신이 얻게된 것보다도, 다른 사람의 죽음을 더 무겁게 받아들이는 그의 태도죠.


이게 제가 영화역사상 대부의 알파치노보다.


무간도 2의 예회장을 최고의 느와르 인물로 꼽는 이유입니다.


이 애티튜드가 너무 멋있어서요.


그리고 그가 마시던 잔을 비우고 술을 들이킬때에 잔잔히 흘러나오는 비극적인 피아노 소리와


동료들의 움직임은.


정말 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명장면 중의 명장면이라 생각합니다.


이 무간도 2의 이 명장면은 인생의 교훈을 되새기게 하거든요.


뿌린대로 결국 거두게 된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밀치고 일어선 자리에 기뻐하지 말고, 늘 조심해라.


언젠가 다시 화살이 돌아와 너의 심장을 겨눌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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