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작!!! 우왕 국. ㅋㅋㅋ 에피소드 8개로 된 드라마이고 편당 55분 정도 되네요. 스포일러는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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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니들 포스터 이미지 좀 성의 있게 못 하니?)



 - 때는 대략 2019년쯤 되는 것 같네요. 정확한 연도는 안 나오지만 1994년에 뭔 일이 벌어졌고 그로부터 25년이 흘렀다니 일단 그런 걸로.

 주인공 '댄'은 비디오 테이프 복원 전문가입니다. 낡고 훼손되고 망가진 필름들 복원하는 일로 먹고 사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정체불명의 재벌 기업(?)의 정체불명 총수가 찾아와서 뭣 좀 해달라네요. 길어야 열흘에서 보름이면 끝날 것 같은 일인데 1억을 넘게 주겠다고!! 그래서 뭔 테이프길래 그렇게 많이 주냐고 물었더니 뭐 25년 전에 어느 아파트에 화재가 나서 사람들이 죽었는데, 마침 그 때 주민들 인터뷰를 하겠다고 잠시 들어가 살았던 여자가 테이프를 와방 많이 남겼대요. 그래서 그게 어쩌고 저쩌고... 주인공은 내키지 않지만 또 이런저런 이유로 수락을 하겠죠.

 '절대 극비 작업'이라는 이유로 회장님 소유의 외딴 별장 같은 곳으로 홀로 끌려온 주인공은 드디어 작업을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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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의 작업이 시작된다!!!)



 - 또 한 번 저의 멍청함을 자랑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전 이게 앤솔로지인 줄 알고 봤어요. ㅋㅋㅋㅋ 작품 설명을 보니 인기 팟캐스트가 원작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당연히 괴담 다루는 팟캐스트에서 히트 친 에피소드들을 한 편에 하나씩 풀어내는 형식일 줄 알고 봤죠. 첫 에피소드가 끝나는 순간에야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결국 여덟개 에피소드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인 데다가, 클리프행어로 끝납니다. 으하하하 난 망했어 내 주말은 망했어... orz

 암튼 이 시리즈에 관심 가시는 분들은 명심하세요. 뭐 앤솔로지가 아니라는 거야 저 빼곤 다 보기 전에 눈치채실 것 같지만, 한 시즌으로 이야기가 안 끝납니다. 일단락도 아니고 그냥 클라이막스에서 툭 끊긴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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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시점의 주인공님. 보시다시피 아주 말끔한 화질로 잘 보여줍니다. 파운드 푸티지물 아니라는 거. ㅋㅋ)



 - 파운드 푸티지... 를 부분적으로 차용해서 아주 느슨하게 써먹는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둘이고 두 개의 축으로 굴러갑니다. 2019년 시점에서 복원 작업을 하는 양반이 그 와중에 작업장에서 겪는 으스스한 일들이 하나의 축이고. 또 하나는 그 양반이 복원하는 테이프 속 여자 이야기죠. 25년전에 캠코더 들고 수상쩍은 아파트로 자진해 들어가서 온갖 오컬트 호러 주인공이 겪을 수난을 다 겪는 가련한 녀성분. 


 그러니까 현재 주인공 얘기 좀 나오다가, 주인공이 복원 끝낸 테이프를 틀면 자연스레 25년전으로 넘어갔다가... 하는 게 기본인데요. 진짜로 파운드 푸티지가 될 생각은 없는 드라마니까 구린 화질과 흔들리는 카메라 싫어하는 분들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ㅋㅋ 푸티지는 그냥 현재-과거 전환의 핑계일 뿐 어느 시점으로 가도 걍 평범하게 찍은 보통 드라마에요.


 그리고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전혀 관계가 없는 듯이 시작했다가 점점 가까워지고, 나중엔 하나가 되죠. 당연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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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1초 마이클 매드슨이었던 재벌 아저씨... 인데. 이 짤론 아예 0.001초도 안 그래보이네요;)



 - 일단 좋았던 부분을 말해보자면. 


 주인공의 직업을 나름 성의 있게 묘사하면서 잘 써먹습니다. 테이프 복원 전문가라는 건데요. 이야기에 영향을 미치거나 하진 않지만 초반에 작업 장면들을 많이, 나름 디테일하게 보여주면서 분위기 조성을 잘 해줘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극중에 전문직을 등장시켜 놓고 디테일을 열심히 보여주면 괜히 작품 퀄리티가 더 상승하는 느낌? ㅋㅋ 그런 게 있습니다.


 그리고 떡밥 놀이를 잘 해요. 이야기 시작시 주인공 둘을 포함한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비밀이 있고 딱히 비밀이 없는 인물들은 속을 알 수가 없어서 긴장감을 유발하구요. 또 이게 어떤 이야기인지 처음에 잘 감추는 편입니다. 초자연적 이야기인지 아닌지, 오컬트물인지 그냥 심령 호러물인지, 둘 중 어느 쪽이 되었든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어갈 것이며 진상은 어떤 것일지... 가 예측이 잘 안 돼요. 그래서 흥미가 꽤 길게 유지가 되죠.


 마지막으로 나름 긴장감을 잘 유지하고 으스스한 느낌을 꽤 강하게 전달해줍니다. 현재 시점 주인공은 수상쩍고 거대한 빈 집에서 혼자 지내면서 겪는 공포, 과거 시점 주인공은 모든 주민이 다 의심스런 아파트에 홀로 갇혀 살다시피 하면서 느끼는 공포... 라는 식으로 두 시점의 공포 포인트가 다른 것도 괜찮았구요. 비디오 테잎 속 흐린 화질을 활용하는 호러 장면도 종종 나오는데 꽤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우왕우왕 하면서 되게 재밌게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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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친구놈이 뒷통수를 칠 놈인지 끝까지 믿을 수 있는 녀석인지... 도 마지막까지 헷갈리게 만드는 게 좋았구요)



 - 대략 에피소드 5쯤 가면서부터 드라마가 좀 망하기 시작합니다. ㅋㅋㅋㅋㅋ 호울리... x.


 뻔한 패턴인데요. 그쯤 가서부터 이제 진상이 설명되기 시작해요. 그리고 '진상 설명'에서 아쉬워질 수 있는 두 가지 길을 동시에 모두 갑니다. 그러니까 밝혀지는 진상이란 게 참 고루하며 시시하구요. 그 진상을 제시하는 방식이 재미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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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살짝은 스포일러성이니 내용 아예 모르고픈 분들은 아래는 읽지 마시라고 넣어두는 경비 아저씨 짤.)



 그러니까 진상이란 게 결국 흑마술, 악마 소환, 마녀 집단, 사탄 숭배자들... 뭐 이런 것들입니다. 그리고 이걸 너무 길게 설명을 해요. 에피소드 두 개 정도 분량을 설명에 투입하는데 이 부분이 참 긴장감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고 특별히 드라마틱하지도 않아요. 대략 5~10분 정도 설명하고 치우면 될 얘길 두 시간 동안 풀어서 들려주는 느낌. 그리고 이 파트는 아예 두 주인공이 존재하지도 않는 과거 시점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긴장감도 없구요. 


 어쨌든 그렇게, 기어이 설명을 끝내고 난 후에 펼쳐지는 클라이막스 역시 되게 안일합니다. 좋게 말해 장르 클리셰인데,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쪽 클리셰라서요. 게다가 그 클라이막스의 끝은 클리프행어... 오 마이 갓.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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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컬트를 소재로 다룬 호러들 중에 제대로 공포감 느껴지는 게 은근 드뭅니다. 보통 설정이 복잡하고 설명이 많아서 망하던데 이 드라마도...)



 - 대충 결론을 내자면 이렇습니다.

 나름 신선한 소재를 토핑으로 얹고 전개되는 오컬트물입니다만. 토핑은 상당히 좋은데 베이스가 좀 식상하고 개성이 없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연막을 쳐 놓고 떡밥 놀이로 흘러가는 전반부는 정말 재밌게 봤는데. 상대적으로 후반부가 너무 약해요. 

 그리고 클리프 행어 엔딩으로 끝낸 것까진 그렇다 치더라도... 이후의 전개가 정말 궁금하지 않습니다. 이게 치명적이네요 전. ㅋㅋ

 그래서 뭐라 해야 할까요, 남들에게 뭘 추천하면서 '앞쪽 절반만 본 후에 뒤는 궁금해하지 말고 접으세요'라고 할 순 없는 것이니 저는 추천 안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냥 후반부에서만 에피소드 두 개 분량 정도 줄여서 내용 압축하고 한 시즌으로 깔끔하게 끝냈음 좋았을 이야기였어요.

 참 아쉽네요. 앞부분은 정말 좋았는데... 뭐 원래 이야기 창작이란 게 시작보다 끝이 어려운 일이긴 하죠. 흠.




 + 혹시나 해서 덧붙입니다만. 제 취향이 원래 그다지 유니버설하지 않다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ㅋㅋㅋ

 다 보고 나서 확인해보니 토마토는 95% 찍고 있구요. 저랑 반대로 뒤로 갈수록 재밌어서 집중하고 봤다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러니 한 번 직접 보시고 결정하시는 편이... 하하. 하지만 '클리프행어 엔딩'은 잊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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