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만강은 아름다운 영화였습니다.

잔잔하고 조용한 분위기 때문에 조금 졸릴 수도 있는데

이 정도 영화를 지루하다고 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영상 때문에 술렁술렁 잘 봤고 은근한 유머도 있고 재밌습니다.

그리고 뒤로 갈 수록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감정을 울컥하고 건드리는 힘이 큽니다.

잔잔한 영화가 아니라 조용하지만 아름답고 강렬한 영화입니다.

 

 등장인물들이 영화 사이사이 노래 부르는 장면들이 꽤 나오는데

그 노래들도 좋았습니다.  특히 초반에 어떤 노인이 죽었을 때 주민들이 합창하던 노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화 끝나고 나오는데 앞 좌석에 앉아 계시던 관객 분이 좋은벗들이란 책자를 나눠주며 홍보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홍보를 하면서 울먹거림 때문에 말을 끝맺지 못하시더군요.

책자에는 새터민들과 만난 이야기와 북한돕기운동 하시는 분의 이야기 등이 실려있었습니다.

밥 세끼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거나 감사하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는 제 자신을 반성하게 만드는 글귀도 있었습니다.

밥 세끼 다 먹고 또 배고프면 간식 찾아먹고 한 끼만 굶어도 힘이 듭니다.

북한 시민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그런 어려움을 겪는지...

당연히 도와야죠.

 

그런데 대북식량지원에 반대하는 이유는 군사식량으로 가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던데

어떻게 해야 맞는 건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http://news.hankooki.com

책자 뒤에 쓰여있는 대북식량지원 투표 주소를 링크합니다.

<한국일보> 이슈&폴로 가보라고 하네요.

 

 

 

2.

환상극장은 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입니다.

몇 년 전에 네이버 메인에 환상극장 에피소드 중 소고기를 좋아하세요의 촬영현장이 소개된 걸 봤었는데

소머리 인간과 소년의 이미지가 재밌더라고요.

 

하지만 영화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환상극장이라는 컨셉과 전자오르간 소리(맞는지 모르겠습니다)로 된오프닝 음악이

정말 제 취향이었는데도요.

 

일단 첫 에피소드인 '허기'는 그냥 극중에 나오는 연극을 보고싶었고 영화는 지루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는 뻔히 알겠는데 너무 긴 느낌이고 그 과정이 재밌지도 않았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괜찮았지만 첫 에피소드부터 침울하게 쳐지면서 보는 이를 지치게 했습니다.

 

기대했던 두번째 에피소드 '소고기를 좋아하세요?'는 산만하고 조금 오글거렸습니다. 온갖 소재들을 끌어왔는데

그 중에 제대로 산 것은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매력있는 소재들을 너무 많이 가져오긴했는데

전부 쌩뚱맞게 각자 따로 노는 느낌이었고 하나씩 소개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영화를 즐길만한 부분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 미노타우르스의 이미지가 재밌어서 이 영화를 봤고 이 에피소드 덕분에 흥미로운 포스터도 나왔으니

간판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엔 굳이 극장이 배경으로 나올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냥 주어진 주제에 맞추느라 극장을 배경으로 한 느낌입니다. 극장에 미노타우르스의 이미지를 가져왔다면

채식주의니 소고기니 하는 것들은 다 쳐내고 극장이라는 공간을 좀 더 활용하거나 영화와 현실이라는 요소를 이용해

 미궁을 만드는데 주력하는게 더 재밌었을 것 같습니다. 반인반우의 미노타우르스 어쩌고 대사로 설명하고도 글씨로까지 띄우는 것도 

불필요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라디오 뉴스 멘트로 미소년 살인사건이 어쩌고 하는 거나, 디에나양이등장하는 장면이나...

그 감수성이 좀 간지러웠습니다.ㅠ

 

세번째 에피소드는 두번째 에피소드와 붙어 있어서 시작하는 줄도 몰랐습니다.

이 마지막 에피소드가 가장 재밌었고 웃기기도 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영화라 길게 쓸 것이 없네요;

 

 

 

3.

하루에 영화를 세 편 보면 피곤할 것 같아서 그냥 집에 가려고했는데

관객과의 대화가 있다고 해서 그냥 본 것이 혜화, 동입니다.

영화가 참 탄탄하네요. 그리고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좋은 영화입니다. 주연 배우 유다인씨와 감독님이 왔었는데

두 분이 심하게 닮았습니다. 혈연관계인지 묻고 싶을 정도였는데

쓸 때 없는 질문 같아서 참았습니다.

 

상상마당에서 매주 관객과의 대화를 한다는 것 같았습니다.

또 감독님이 오시는 것 같아요 관심있는 분들 계시면 한번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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