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5.06.21 02:12

여은성 조회 수:1565


  1.맥도날드를 시켰어요. 버거킹을 시킬 수도 롯데리아를 시킬 수도 있었겠지만 맥도날드를 시켰죠. 새로 나온 갈릭시즈닝 포테이토 때문에요. 갈릭시즈닝 포테이토를 먹은 뒤로는 케찹 같은 것에 맥도날드 포테이토를 찍어 먹는 건 못 하겠더라고요.


 세트 두개랑 치킨이랑 뭐 그렇게 시켜서 왔는데...이런! 슬슬 나올 때가 됐다 했어요. 이물질이요. 시간의 구 이론에 따르면 모든 일은 결국 일어나고 시간이 갈수록 그 일이 일어날 확률은 높아지는 거니 화는 나지 않았어요. 일어날 만한 순간에 일어난 거니까요. 얼음같이 침착한 태도로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걸 알리고 다시 본점에서 전화오기를 기다렸죠.


 전화가 왔어요. 관리자가 미안해하며 사과를 좀 하고 라이더를 통해 감자를 다시 가져다 드리면 되겠냐고 했어요. 그러라고 했죠. 그러자 조금만 기다리면 감자 두개와 시즈닝을 가져다 주겠다고 했어요. 화는 그때 났어요. 이물질이 나온 감자는 하나뿐인데 감자 두개를 받으면 공정하지 못한 거잖아요. '나를 블랙컨슈머로 아는 건가? 블랙컨슈머의 입을 다물게 하는 덤이나 받자고 이러는 줄 아나?'하고 일갈하려다 그냥 조곤조곤 하나만 가져다 주시면 된다고 했어요. 관리자가 깜짝 놀라며 되물었어요. 정말 하나만 가져다 드리면 되겠냐고요. 왜 저렇게 놀랄까...이 사람은 장사를 하며 정의로운 고객 한명조차 만나보지 못한 걸까 주억거리며 하나만 가져다 주시면 된다고 했죠.


 훗.


 그러나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저렇게 말해도 어차피 관리자는 감자 두개를 가져다 줄 거라는 걸요. 정의로운 척도 하고 감자 두개도 받고. 일석이조인 거죠. 몇 분후 밖에서 우렁찬 오토바이소리가 나고 계단을 뛰어올라오는 소리가 났어요. 수고하셨다고 다정히 말하고 봉투를 받았어요. 묵직한 봉투를 받는 순간 알 수 있었죠. 감자 두개라는 걸요. 모든 게 계획대로 됐음에 흐뭇해하며 감자들을 꺼냈어요. 


 그런데 이상했어요 뭔가. 감자는 두개였는데 시즈닝도, 시즈닝 감자용 흰 봉투도 하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웬 쓸데없는 케찹이 들어 있었죠. 가만히 앉아 아까의 대화를 복기해 봤어요.


 아...관리자는 마지막에 '시즈닝도 가져다 드리겠다'고 했어요. 거기서 하나면 된다고 말한 걸 시즈닝 하나만 가져다 주면 된다는 걸로 알아듣고 놀란 거였어요. 정의로운 마음 따위에 놀란 게 아니라요. 500원 추가금을 내며 시즈닝감자를 시켰던 자가 갑자기 시즈닝이 하나면 된다니 놀랄 만 하죠. 휴.


 이럴 줄 알면 그냥 대놓고 다 달라고 할 걸 그랬어요.



 2.휴...사실 아까 이런저런 글을 썼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너무 쓸데없는 거 같아서 지웠어요. 이미 오래 전에 졸업했던 학교 주위를 기웃거리는 계획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늘 하던 소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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