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시네티 동물원의 명물 고릴라 하람베가 우리 속으로 들어간 4살 꼬마로 인해 총에 맞아 죽은 사건이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하이오주 소재 이 동물원은 사이즈가 작아서 동물들을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곳입니다. 초봄에 꽃놀이 겸해서 가족과 함께 이곳 동물원을 방문했었는데, 제 시선을 사로잡았던 동물이 이 고릴라 가족이었거든요. 하람베라는 수컷 고릴라와 두 마리의 암컷 고릴라, 그리고 두 마리의 귀여운 아기 고릴라가 한 가족을 이루고 동물원 한 복판에 자리잡고 있더군요. 장난기 많은 아기 고릴라들의 장난과 재롱을 구경하는 재미에 오랜 운전 후에 온 피로감이 싹 가시는 기분이었습니다. 


아래 첨부한 동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잔인한 장면은 없지만 그래도 보기 불편할 수도 있음), 고릴라들의 서식처는 도랑으로 둘러 쌓인 섬처럼 고립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신기하게 생각했던 게 그 절벽(?)에 고릴라가 이용할 수 있을만한 나무 사다리같은 게 설치되어 있더군요. 어? 이럼 고릴라가 저걸 타고 밑으로 내려 올 수 있겠는데? 그렇담 고릴라가 큰 맘먹으면 탈출도 가능하겠는데? 물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넘어 오는 곳은 그물로 어느 정도 방어가 되어 있긴 했지만, 좀 엉성해 보인다 생각을 했었지요. 


근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겁니다. 상황은 반대로 고릴라가 아니라 4살박이 꼬마 아이가 엄마가 한눈 파는 사이 고릴라 서식처로 월담해 버린 거죠. 다른 고릴라들은 자기들 숙소로 들어 갔다고 하던데, 무리의 대장인 하람베는 사다리를 타고 밑으로 내려가 아이와 컨택을 합니다. 


위험한 상황이긴했지만, 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일부는 고릴라가 아이를 보호하려고 했지 해꼬질하려는 게 아니었다고 증언합니다. 첫 번째 동영상 50초 경에는 고릴라가 아이의 바지를 올려주기도 합니다. 모인 사람들의 고함, 비명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엄마의 육성도 들립니다.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오히려 고릴라 하람베에게는 더 위협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하람베는 아이를 데리고 사람들에게서 떨어진 반대편 구석으로 이동합니다. 


아래 동영상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다른 뉴스클립을 보니 아이를 자기가 사는 서식처로 데려 갔다가 거기서 총을 맞은 것같더군요. 데려 갔다는 말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아이를 들고 절벽을 타고 올랐다는 건데 ㄷㄷㄷ... 사람들은 하람베가 살상의도가 없어 보여는데 동물원이 오바해서 죽였다고 비난하기도 하고, 아이를 돌보지 않고 한눈 판 부모를 욕하기도 합니다. 저도 그 부모 생각을 하면 쌍욕이 나오더군요. 어쨋든 아이는 별탈없이 구조되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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