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맺는 것의 어려움

2015.11.16 11:29

10%의 배터리 조회 수:1874

저는 굉장히 폐쇄적이죠.
어린 시절에는 제가 활발하고 적극적이었던 것 같은데
그건 그냥 성격이 급해서 지지부진한 과정을 참을 수 없어 제가 나서서했던 것 뿐이었어요.
전 제가 외향적이라고 믿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도 꽤 했었는데 언제나 이야기거리가 없더군요.
전 외부세계엔 별로 관심이 없어서 사람들과 대체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를 몰라 늘 헤맸어요.
그냥 날씨이야기나 하는거죠.

직장동료도 그래요.
차라리 일 얘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일 외의 얘기는 뭘 말해야할지도 감이 안와요.
너무 오래 일만 했던 것 같아요.
그 외엔 관심도 흥미도 없었나봐요. 취미도 없으니까요. 주말에는 잠을 충분히 자고 대중적인 영화나 한 편 보는 게 다니까요.
대학친구와 입사동기를 제외하고는 개인적 얘기를 하는 친구가 전무하네요.
그 외에는 무슨 말을 해도 뭔가 고민을 해야하고 말이 헛나가고 그래요.
친한 아이들은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다 받아주지만, 그 외 사람들은 어리둥절 하겠죠.
그래서 점점 더 입을 닫고 말하는 게 어려워져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말하는 게 어려워져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얘기를 하는데, 전 여전히 말을 걸기는 힘들고 데면데면해요.
오늘 그들 중 가장 얘기를 많이 했던 사람이 떠났는데 인사도 못했어요.
아마 연락처를 받았더라도 게으른 제가 열심히 연락하진 않을거고 결국 연락이 끊기겠죠.

부조금을 대신 좀 전달해달라고 직장동료 중 누구에게 얘기해야할지 한참을 고민중입니다.
너무 오래 고민을 하다보니 내가 그동안 일이 아닌 관계에 있어서는 실패하지 않았나 생각도 드는군요.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