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2 00:10
에스더 부분도, 존 에버렛 밀레이, 1844년, 캔버스에 유채
사람이 뭔가 결심이 섰을때 말입니다. 좀 거창하게 말하면 내 목숨이라도 걸고...말이죠. 그렇게 무엇인가를 결행하려고 할 때는 어떤 재스춰를 취할까요. 에잇! 나도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는 아니더라도 내 기어코 이걸 하고 말아야지...하고 결심하고 결행할 때 말입니다.
티비 드라마나 영화를 봤을 땐 인물들이 뭔가 고민하고 망설이다가 드디어 마음을 굳히면 두 팔을 확 걷어부치고 나서더군요. 표정은 굳게 하고 말이죠. 가끔 눈에서 레이저를 쏘기도 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존 에버렛 밀레이가 그린 <에스더>는 성경에 나오는 그 페르시아 제국의 황후입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전설이라고 - 역사적 전거가 없기 때문에 - 의심하는 학자들도 꽤 있습니다만 여튼 에스더는 페르시아 전쟁 (3차,BC 480∼BC 479년)으로 유명한 - 영화 300의 그 관대하신 분...-_-;; - 크세르크세스 1세(BC 485 ~ BC 465)의 아내로, 간신 하만의 음모 때문에 대학살의 위기에 처한 동족(유대인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남편을 설득해낸 의로운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렸을 적 교회 다니면서 성경학교 시간에 배웠던 내용에는 정작 가장 중요한 - 에스더가 대체 어떤 논리로 아하수에로(크세르크세스 1세) 황제를 설득했는지 - 내용이 빠져있어서 단지 황제가 부르지 않았는데 황후가 먼저 나서는 일이 대단히 큰 일이었다고만 강조하는 얘기를 들었었죠. 그게 대체 왜 큰 일이었었는지;;
여튼 화면에는 에스더가 황제앞에 나서기 전에 마음을 다잡는 바로 그 순간이 포착되어 있습니다. 에스더의 결심을 알 수 있는 건 그녀의 손 동작인데 바로 머리 장식을 풀어내려 하고 있군요. 에잇, 머리 풀고 달.....이건 아닐테고....
황후의 관을 벗고 머리끈을 풀어버리자 삼단같은 머리카락이 물결처럼 흘러내리는군요.
사람이 결심하는 순간을 머릿단을 풀어헤치는 걸로 표현....
뭔가 인상깊군요.
2016.09.22 00:19
2016.09.22 09:17
2016.09.22 01:08
신일숙님 만화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 성경의 에스더서를 일부 차용한 에피소드가 나오죠. 갑자기 생각납니다.
2016.09.22 09:22
2016.09.22 20:21
2016.09.22 01:15
누군가와 맞짱뜨러 나갈 때는 머리를 박박 깎거나 질끈 동여매거나 할 텐데 아마도 에스더는
왕을 한눈에 사로잡아야겠다는 결심을 했기 때문에 머리를 풀어헤친 게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
2016.09.22 01:20
사실 저 동작은 머리를 다시 바짝 조여매기 위한 준비 동작이었을지도 모르죠. 추진력을 얻기 위한.
2016.09.22 01:45
저도 처음엔 묶는 걸로도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푸는 데는 한 손이면 되지만 묶으려면
두 손이 필요하므로 풀어헤치는 동작이라는 데 한 표입니다. ^^
2016.09.22 02:16
앗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는데요. 그림의 묘사는 푸는 동작이라고는 저도 생각했고, 일단 풀어서 다시 좀 더 단단하게 묶으려는 것일 수도 있다는 농담이었습니다. 말로 설명해야 하다니 실패한 농담이네요. ㅠㅠ
2016.09.22 09:52
2016.09.22 09:50
2016.09.22 08:38
이런 순간 포착이라니. 멋있어요.
2016.09.22 09:27
2016.09.22 20:23
2016.09.2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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