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깨비

부산행 영화를 보면서 공유의 매력을 접한 후 10년만에 처음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봤던 한국 드라마는 '꽃보다 남자'였던 것 같아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송곳, 미생같은 건 보고 싶었는데 어디서 볼 수 있는지를 몰라서 못 봤고 중국, 베트남 친구들이 끈질기게 이거 저거 봤냐고 물어볼 때도 나 한국 드라마 안 본다고 대답해서

'한국 드라마 안보는 한국인'으로 불리고 있죠. 왜 안 보냐고 묻는데 어디서 소스를 찾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하면 가소로운 듯이 봅니다. 다들 해적판 다운로드 싸이트 하나쯤은 알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전 정말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몰랐거든요. 

굉장히 수동적으로 넷플릭스에 없으면 못본다는 태도를 유지했는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애플TV 앱에 VOD가 있는지까지는 검색해봤습니다만

해외에서 한국영화, 홍콩영화 등등을 쉽게 On Demand로 볼 수 있는 싸이트나 앱이 거의 전무합니다.

그러다가 공유때문에 결국 저도 한 개의 웹싸이트를 알게 됩니다. (생각보다 엄청 쉽게 검색되어서 ㅠㅠ 나 뭐지? 진짜 멍청한가봐요)

이번주부터 휴가라 도깨비 1화에서 6화를 집에서 몰아봤습니다. 재미있습니다. 

결론 '공유님 멋있어요'

남친님이 싫어하십니다. 같이 안 보고 들어가서 게임하심... 


2. 호우시절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넷플릭스에 없으면 못보는 타입인데 이 영화가 있더라고요. 넷플릭스 평점은 별 다섯개에 두개. 정말 형편없어서 조금 망설였는데 한국 평론가들의 평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게다가 정우성이라는 인물도 있고 해서 봤는데, 참 몰입하기가 어렵더군요. 이 영화의 약점은 정우성, 고원원 두 배우가 서툰 영어로 연기를 하는 거예요. 원어민이 아니니 발음이 어색한 건 괜찮은데, 영어로 대사를 하는 장면이 너무 가짜같았습니다. 책을 외워서 읽는 것 같아서 두 주인공의 감정은 억지로 짜내는 느낌. 그것만 아니라면 좀 더 괜찮은 영화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텐데요. 오히려 영화 후반부부터는 좀 더 차분해지면서 괜찮아지더라고요. 두 사람간의 대화가 대폭 줄어들면서 모국어로 얘기하니 좀 더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래도 정우성은 잘생겼습니다. 여주 이해 안감. 정우성인데, 붙잡아야지. 


3. 신용문객잔 (1992)

최근에 전성기 시절의 홍콩영화들이 다시 보고 싶었는데 정말 소스를 찾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결국 유튭에서 봤습니다. 화질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볼만 했어요.

남친님은 장이머우 팬이십니다. 그리고 와호장룡이 가장 훌륭한 중국 영화라고 생각하죠. 전성기의 블록버스터 스타일 홍콩영화는 본적이 없어서 제가 몇 개 소개해줬는데 별로인가봅니다. 남친님 취향의 중국 영화들이 예술성은 풍부하십니다만 뭐 저한테는 썩 재미있는 영화들은 아니었어요. 

취향이 다르다 보니 신용문객잔 틀어놓으니까 산만하다고 페북질 하시더군요.

저는 예전에 생각했던것과 달랐던 몇가지를 적어볼까 합니다.

그 때는 왜 임청하가 여자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남주의 여친이니 여주이겠거니 생각했나봐요.

다시보니 장만옥이 주인공이고 심지어 남주도 조연에 불과한 여주 원 톱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만옥언니 연기 진짜 짱입니다. 이 분은 무슨 연기를 해도 소화하시는 분이세요. 무술 연기 저렇게 하기도 어려울텐데 거기에다가 멜로면 멜로 코메디면 코메디..정말 대단한 배우세요. 언니 존경합니다.

객잔을 불태우고 남주를 쫓아가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영화에서의 여성캐릭터에 대한 생각이 들었어요.

중국 영화에는 저런 주인공들이 많단 말이죠. 가련하고 수동적인 여자 캐릭터가 없지는 않지만 보통 그런 건 조연이고

이게 사회적 통념의 반영인지 그냥 영화만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부산행은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왜 여자들은 저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도망만 다니는가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게 중국 영화였다면 모두가 한 무술 할테니 그렇게 만들지는 않았을 거 같아요. 

또 대립하는 두 여자 캐릭터가 적대적이지 않은 것도 좋았어요. 대의를 위해 남친의 배신을 이해하는 임청하와 막판에 '내가 끼어들 틈이 없네. 도와주자' 하는 장만옥의 행동같은 거요. 

어쨌든 결론은 만옥언니 멋있어요. 그리고 이 영화를 전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1796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3637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44265
102887 내멋대로 대선 절차를 바꿀 수 있다면 [2] 회사원A 2017.03.13 610
102886 [듀나인]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손으로 밀었는데 차가 계속 굴러갔어요. [18] underground 2017.03.13 2880
102885 마이클 뭐 영화 재밌군요 다음에 어디를 치면 좋을까 [1] 가끔영화 2017.03.13 550
102884 로건에 나오는 스페인어(스포일러) [3] ally 2017.03.13 1506
102883 [바낭] 박근혜라는 사람. [7] 로이배티 2017.03.13 2506
102882 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더니, 막장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네요. 청와대 진돗개 버리고 갔네요. [18] 일희일비 2017.03.13 3365
102881 수년 전, 듀게에 너구리 달걀 논쟁을 가져왔던 저의 입장에서 [6] 달빛처럼 2017.03.13 1558
102880 잡담, 이석증 및 두통 [4] 10%의배터리 2017.03.13 1774
102879 이런저런 일상잡담 [1] 메피스토 2017.03.12 765
102878 끝판왕. _ 마지막까지... 청와대 => 삼성동. [9] 고인돌 2017.03.12 2778
102877 조진웅과 반전이라는 마약에 취한 - 영화 해빙을 보고 라인하르트012 2017.03.12 1293
102876 박근혜는 미국으로 도망가게 냅두고... [7] 고인돌 2017.03.12 2351
102875 청와대 홈페이지도 아직 그대로네요. [3] 일희일비 2017.03.12 1238
102874 65살 소녀 박근혜, 엘리자베스 아닌 메리 [10] Bigcat 2017.03.11 5309
102873 [전문]박근혜 대통령 탄핵 헌법재판소 선고문 [6] 알리바이 2017.03.11 1599
102872 탄핵기념 오픈톡방.. 말하는작은개 2017.03.11 622
102871 지금 JTBC에서 나오는 토론 프로 [4] 라인하르트012 2017.03.10 2437
102870 박근혜 방 안빼고 버티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13] soboo 2017.03.10 4287
102869 제가 뽑은 오늘의 하이라이트 [5] Egg 2017.03.10 2437
102868 세월호 블랙리스트 언론탄압 등에서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6] 일희일비 2017.03.10 168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