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2 08:55
1. 도깨비
부산행 영화를 보면서 공유의 매력을 접한 후 10년만에 처음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봤던 한국 드라마는 '꽃보다 남자'였던 것 같아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송곳, 미생같은 건 보고 싶었는데 어디서 볼 수 있는지를 몰라서 못 봤고 중국, 베트남 친구들이 끈질기게 이거 저거 봤냐고 물어볼 때도 나 한국 드라마 안 본다고 대답해서
'한국 드라마 안보는 한국인'으로 불리고 있죠. 왜 안 보냐고 묻는데 어디서 소스를 찾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하면 가소로운 듯이 봅니다. 다들 해적판 다운로드 싸이트 하나쯤은 알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전 정말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몰랐거든요.
굉장히 수동적으로 넷플릭스에 없으면 못본다는 태도를 유지했는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애플TV 앱에 VOD가 있는지까지는 검색해봤습니다만
해외에서 한국영화, 홍콩영화 등등을 쉽게 On Demand로 볼 수 있는 싸이트나 앱이 거의 전무합니다.
그러다가 공유때문에 결국 저도 한 개의 웹싸이트를 알게 됩니다. (생각보다 엄청 쉽게 검색되어서 ㅠㅠ 나 뭐지? 진짜 멍청한가봐요)
이번주부터 휴가라 도깨비 1화에서 6화를 집에서 몰아봤습니다. 재미있습니다.
결론 '공유님 멋있어요'
남친님이 싫어하십니다. 같이 안 보고 들어가서 게임하심...
2. 호우시절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넷플릭스에 없으면 못보는 타입인데 이 영화가 있더라고요. 넷플릭스 평점은 별 다섯개에 두개. 정말 형편없어서 조금 망설였는데 한국 평론가들의 평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게다가 정우성이라는 인물도 있고 해서 봤는데, 참 몰입하기가 어렵더군요. 이 영화의 약점은 정우성, 고원원 두 배우가 서툰 영어로 연기를 하는 거예요. 원어민이 아니니 발음이 어색한 건 괜찮은데, 영어로 대사를 하는 장면이 너무 가짜같았습니다. 책을 외워서 읽는 것 같아서 두 주인공의 감정은 억지로 짜내는 느낌. 그것만 아니라면 좀 더 괜찮은 영화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텐데요. 오히려 영화 후반부부터는 좀 더 차분해지면서 괜찮아지더라고요. 두 사람간의 대화가 대폭 줄어들면서 모국어로 얘기하니 좀 더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래도 정우성은 잘생겼습니다. 여주 이해 안감. 정우성인데, 붙잡아야지.
3. 신용문객잔 (1992)
최근에 전성기 시절의 홍콩영화들이 다시 보고 싶었는데 정말 소스를 찾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결국 유튭에서 봤습니다. 화질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볼만 했어요.
남친님은 장이머우 팬이십니다. 그리고 와호장룡이 가장 훌륭한 중국 영화라고 생각하죠. 전성기의 블록버스터 스타일 홍콩영화는 본적이 없어서 제가 몇 개 소개해줬는데 별로인가봅니다. 남친님 취향의 중국 영화들이 예술성은 풍부하십니다만 뭐 저한테는 썩 재미있는 영화들은 아니었어요.
취향이 다르다 보니 신용문객잔 틀어놓으니까 산만하다고 페북질 하시더군요.
저는 예전에 생각했던것과 달랐던 몇가지를 적어볼까 합니다.
그 때는 왜 임청하가 여자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남주의 여친이니 여주이겠거니 생각했나봐요.
다시보니 장만옥이 주인공이고 심지어 남주도 조연에 불과한 여주 원 톱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만옥언니 연기 진짜 짱입니다. 이 분은 무슨 연기를 해도 소화하시는 분이세요. 무술 연기 저렇게 하기도 어려울텐데 거기에다가 멜로면 멜로 코메디면 코메디..정말 대단한 배우세요. 언니 존경합니다.
객잔을 불태우고 남주를 쫓아가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영화에서의 여성캐릭터에 대한 생각이 들었어요.
중국 영화에는 저런 주인공들이 많단 말이죠. 가련하고 수동적인 여자 캐릭터가 없지는 않지만 보통 그런 건 조연이고
이게 사회적 통념의 반영인지 그냥 영화만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부산행은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왜 여자들은 저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도망만 다니는가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게 중국 영화였다면 모두가 한 무술 할테니 그렇게 만들지는 않았을 거 같아요.
또 대립하는 두 여자 캐릭터가 적대적이지 않은 것도 좋았어요. 대의를 위해 남친의 배신을 이해하는 임청하와 막판에 '내가 끼어들 틈이 없네. 도와주자' 하는 장만옥의 행동같은 거요.
어쨌든 결론은 만옥언니 멋있어요. 그리고 이 영화를 전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2016.12.22 09:59
2016.12.22 17:48
청사는 옛날에 TV에서 봤고 남친님이 보고 싶다고 해서 얼마전에 유튭으로 다시 봤는데요. CG판 리메이크 트레일러를 보고 청사 보겠다는 걸 뜯어 말리고 유튭으로 1993년작을 보여줬습니다.
2016.12.22 10:51
장만옥이 아주 멋있었어요.
원래 이영화는 원래 술집 주인 장만옥 캐릭터가 없죠?
서극 감독이 리메이크한 용문비갑의 주신이 장만옥과 임청하와 함께 비장한 석양의 감성을 가진 배우입니다.
2016.12.22 12:21
2016.12.22 12:39
2016.12.22 12:49
저도 여자 중국배우 중에는 장만옥(화양연화!!) 제일 좋아하는데 간만에 신용문객잔 다시 보게 만들어주시네요... 공유도 커피프린스1호점 할 때 껌뻑 갔었는데, 어디서 존경하는 사람이 박정희라 했단 소리 듣고 이후론 급짜식...
2016.12.22 17:53
저는 부산행을 보기 전에 공유 작품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영화 시작할 때도 저 배우 낯이 익은데 누구더라? 엔딩 크레딧 올라가며 이름 나올때까지 주인공이 공유인줄을 몰랐습니다.
2016.12.22 13:18
신용문객잔처럼 장편소설을 90분으로 만들어놓은 홍콩무협 영화들 보고 줄거리가 개판이라고 욕한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홍콩사람들은 이미 다 줄거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안썼을것 같기도 합니다. 신용문객잔이 드라마판으로 나온 것은 너무 지루해서 보다가 말았던 기억이 나네요.
3. 장만옥 외에는 기억이 안 납니다. 양가휘가 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 임청하는 전혀 기억에 없어요.
저도 만옥 언니한테 반한 간증 좀 하렵니다.
혹시 '청사'라는 영화를 보셨는지 모르겠어요. (일부러 찾아 볼 영화는 아니라 생각됩니다)장만옥과, 그리고 한참 잘 나갔던 왕조현이 나옵니다.
도입부부터 내가 이걸 다 보고 시간과 돈을 같이 낭비할 것이냐, 그만 보고 돈만 낭비할 것이냐 고민하던 차에 장만옥의 연기를 보고 마음이 삭 바뀌더군요. 장만옥은 정말 잘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