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4 01:47
오늘 사수에게 '아직도 그것밖에 못하냐'는 소리를 들었어요.
호텔룸 프론트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 이제 2주가 되어가는데
전 지극히 기본적인 것밖에 못해요.
배운 것도 고객님이 직접 오시면 머리가 새하얘져서 암것도 못해요.
참 일을 못합니다.
지금은 야간조로 근무중인데
마감하는 법을 배웠어요.
정말 너무 어려워서 머리가 멍-해요. 어떻게 사람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지?
그런 생각 뿐...
사실
이 직장에 오면서 다들 좋은 사람들이고, 제게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실수를 해도 웃어넘겨주셔서
이 직장에서 오래 머물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다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 높은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고
주위사람들의 따듯한 시선도 조금씩 식어만 가겠죠.
그렇게 될 것이 무섭습니다. 전 또 한 번의 실패를 하는 거죠.
실패에 너무 익숙해지는 게 두려워요.
열심히...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 열심만으론 부족해요.
제 자신이 정말 원망스러워요.
2015.11.14 02:08
2015.11.14 03:11
2015.11.14 03:33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일을 시작하게 되면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사람이 하는 생각이니. 스트레스 안받는게 중요해요
2015.11.14 05:10
전체적으로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있는 듯해 보여요. '해야하는 일'에 쫓기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적합한 예시인지는 모르겠지만, 군대만 해도 그렇잖아요. 의욕 넘치고 똘똘해 보여서 차출해 와도 처음엔 다들 우왕좌왕하는 뭐 그런거요.
물론 저도 그랬지만... :)
누구나 다 그렇게 산다는 게 글쓰신 분께 어떤 방향을 제시하거나,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2015.11.14 05:40
일을 못한다기 보다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것 같아요. 오늘 쓴 소리한 사수도 처음에는 똑같은 소리 들어가면 일 배웠을 겁니다. 자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빠져들다보면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과도한 자기 비하로 이어져요. 부정적인 생각에 너무 침착하지 마시고 푹 자고 가급적 편하게 생각하세요. 글쓰신 분은 본인 생각보다 더 나은 사람이에요. 자신을 원망하거나 너무 겁 먹거나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2015.11.14 06:37
신입이 헤매고 실수하고 야단맞는 건 당연한 겁니다.
그건 우주가 정해놓은 겁니다(?). 우주가 하는 일에 일개 인간이 내탓이오 내탓이오 이러면 우주는 어리둥절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숙련이 되고 아무리 일을 잘해도 주변사람이나 윗사람들의 기대치를 채우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기대치란 개인적인 감정에 불과하며 타인의 업무능력에 어디까지 만족하는지는 그 사람 몫이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점에 대해선 미리 포기하시고 업무의 완결성은 객관적으로 바라보시길...
2015.11.14 10:31
2015.11.14 09:42
그 일에 흥미가 없어서 능률이 오르지 않는 걸 수도 있어요.
2015.11.14 10:09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두들 그래요. 그 걸 이겨내는(조금 무딘 사람들은 이겨내려고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그냥 지나가다 보면 그 고비를 넘기곤 하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지요. 시간이 지나면.. '그런 시절을 내가 어떻게 견뎌내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모르겠다.'..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미리 알아서 거두어들이지 마시고 시간에 맡겨두어 보셔요.
2015.11.14 10:14
2015.11.14 10:21
제 경험으로는 일에 조금 익숙해지기까지 3개월이 걸리더군요. 주위사람의 채근에 휘둘리지마세요
2015.11.14 12:07
뭔가 제 삽질의 나날이 생각나는 글이군요.
안하던 일 처음시작하면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냥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시고 자신 없으면 자신없다고 하시고 어려우면 어렵다고 하세요.
보통 사람이라면 이해하고 도와줍니다.
이걸 아직도 몰랐냐고 하시면 지금까지는 부담이 너무 커서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려보려고 한다고 대답하세요.
배운 걸 한번에 다 하시려고 하지 마시고 천천히 할 수 있는 것부터 익혀나간다고 생각하세요.
능숙해 보이려고 하지 마시고 처음 하는 티 내고 도움 요청하세요.
처음 일 시작하는 사람들이 겪는 일을 겪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시간 지나면 다른 사람 보면서 답답한 경지에 가 있을 거에요.
2015.11.14 14:09
2015.11.14 14:33
하하. 저와 너무도 비슷한 처지인 듯하셔서 허탈한 웃음부터 먼저 나왔어요.
님과 같은 처지의 사람 여기 또 하나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나이도(제가 생각하기로는 아마도) 님보다 많을 테고요,
일단 비정규직이긴 하지만 직장으로 들어간 곳이라 업무를 잘 해내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큽니다.
하지만 이 일이 솔직히 제 적성에 맞는 일은 아닙니다. 저도 서비스직에 잘 맞는 사람이 아니더군요. 이 일을 하며
더욱 확실히 깨닫게 되었어요. 이 일에 소질이 있는 사람들, 적성에 맞는 사람들 옆에서
소질 없음을 드러내며 일을 하려니, 좌절감과 부정적인 마음이 거듭 찾아옵니다.
다만, 얼마간의 구직기간 끝에 지금 이 나라에서 적성 따지며 내가 최소한도로 보장받고 싶은 근무조건도 따지며
구직을 하려면 아마 내내 일자리를 못 구하게 될 거라는 깨달음이 들더군요.
님의 글 중
정말 너무 어려워서 머리가 멍-해요. 어떻게 사람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지?
그런 생각 뿐...
사실
이 직장에 오면서 다들 좋은 사람들이고, 제게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실수를 해도 웃어넘겨주셔서
이 직장에서 오래 머물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다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 높은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고
주위사람들의 따듯한 시선도 조금씩 식어만 가겠죠.
그렇게 될 것이 무섭습니다. 전 또 한 번의 실패를 하는 거죠. <---이 부분 저도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제 상황과도 비슷하고요.
이럴 때, 저의 방법은, 제 직장 윗분이 말해주신 것이기도 한데요,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자'고 생각해요.
글로 보았을 때 느껴지기를 님도 저처럼 외향형은 아니리라 생각되거든요. 내가 정말 이 일에 맞나 안 맞나부터 시작해서
많은 생각들이 마음을 괴롭히고 있으리라 생각돼요.
하지만 세상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을 많이 하면서 무슨 일에 임하지 않더라고요.
나는 이 일에 소질이 없다는 생각을 포함해서, 생각을 너무 많이 마시고, '그냥' 하세요.
그리고 2주만에 자신의 앞날까지 내다보며 이렇게 좌절하시는 건 조금 이른 것 같아요. 조금 더 해 보시고 그때 또 생각해 보세요.
님과 저 모두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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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부족한 사람이지만, 틀린 조언일 수 있지만, 본인이 고치거나 꼭 해야 될 부분을 하나만 계속 되뇌이면서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바보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일단 실천해보고 다시 자신을 되돌아보면 또 다른 대안이 떠오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