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30 20:10
그러니까 그 작업을 해야 하는데 바르고 씌울 게 마땅치 않아서 문제네요.
일단은 순서의 1위에 있는 것은 아르바이트 혹은 직장입니다. 지금 수중에 돈이 없어요.
그리고 애초에 부모에게서 독립하고자 하는 생각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금전 말고 거주지요.
저에 대해 하나 다행스러운 것이라면, 저는 당당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저 자신을 충분히 이해하고 수긍한다는 것입니다.
관대하다고요? 어떤 부분에서인가 누군가를 착취하고 싶어하거나 그러한 흉내를 내는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남이 자신에게 관대하니 마나 하네 하는 사람들은요. 평생 자기보다 잘난 남의 눈에 맞추려고 전전긍긍하는 삶을 저는 오래 전에 포기했거나 하지 않을 겁니다. 알아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의외로 집 밖에 나가면 그렇게 당당하고 도도하기만한 사회 구성원은 의외로 또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도도함 하니까, 전에 들은 룸쌀롱 여대생 루머가 생각나네요. 나이 지긋한 마담이 여대생을 룸쌀롱녀로 만드는 법. 처음에 아는 예쁘장한 여대생을 꼬드깁니다. 힘든 일 아니다, 너는 예쁘고 하니까 아저씨들도 심하게 안할거다, 하면서요. 그러다가 여대생의 자존심을 극단적으로 살려준 후에 처음으로 룸에 집어넣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마담의 술수가 숨어 있습니다. "그나마 본전 생각을 덜 하는", "그나마 점잖은" 아저씨 손님 옆에 여대생을 앉히는 것이죠. 그리고 잘했다 잘했다 하면서 아저씨들이 가고 나면 몇만원 얹어줍니다. 그리고 그게 나중에 근무시간이 길어지고 얹어주는 액수가 늘어나죠. 그러면 이 여대생이 룸 자체의 구조에 대해 아니면 지금 자신의 사회적 스테이터스에 대해 깨달을까요? 아닙니다. 그저 처음에 예쁘다 예쁘다고 마담이나 손님이 복돋아준 부분만 기억합니다. 그리고서는 룸 내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자신은 예쁘고 반짝이는 당찬 대학생이라고 기억한다고 한다는군요. 인생에 필요한 태도는 높은 자존감이나 복돋아진 자아가 아니라 이런 것에 속지 않는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삶에 무슨 의미를 씌워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도서관엔 가기 싫군요. 흥미있던 책은 고등학교 때 다 읽었습니다. 지금은 기술서나 유명 작가의 신간 외에는 읽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10억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왠지 좋을 것 같다 정도가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가 건설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지요.
남들이 사는 살 냄새 나는 삶이 혐오스럽습니다. 덜 빨아진 타인의 웃이나 남의 가정에서 나는 더러운 냄새 등이 싫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삶의 진짜 부분이면 저는 영원히 삶의 참맛 같은 것은 느껴보지도 못하거나 아니면 무시하고 살 겁니다.
2016.01.30 20:21
2016.01.30 20:34
2016.01.30 20:37
2016.01.30 21:32
2016.01.30 21:57
의미 없는 삶은 너무 허무하니까요...
2016.01.30 22:09
저도 남 대신 날 충분히 이해하고 수긍합니다 둘 다는 어려워요 또 남은 순 남이고.
2016.01.30 22:39
덧씌우고 싶은 의미라는 것이 생존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생존이 아니라면 존엄이겠죠. 인간은 생존에 실패해서 죽는게 아니라 존엄을 잃어서 죽습니다. 살 냄새 나는 삶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높일지 고민하고 계신거죠. 서른이 넘어서까지 이 고민을 가지고 가는 사람은 아직 본적이 없습니다. 중간에 타협하지 마시고 부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래요.
2016.01.30 22:46
솔직히 타인이 설명하는 살 냄새가 8월 코믹월드 행사장에 농축되어서 진동하는 그거로밖에 생각이 안 되더군요. 존엄의 문제 맞지요.
2016.01.30 23:46
돈이 있어도 삶에 의미를 찾기란 어려운 일 같습니다. 삶이 무언가를 넘어 작품이 되기란 어려운 일이고 혜택받은 소수(유명 연예인같은)에게만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죠. 사실 부모님세대와는 다르게 살아보려고 책도 읽으며 지성인 흉내도 내봤으나 잘 안 되더라고요. 어떤 삶을 다큐로 만들어도 제가 만들면 전혀 멋지지 않지만, 적어도 인간극장, 다큐3일에 나갈만한 삶, 그에 준하는 하루라면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2016.01.31 00:28
2016.01.31 12:53
그렇군요.
2016.01.31 01:01
의미를 찾는거 맞습니까?
특별함 아니구요?
살냄새가 뭔지 모르겠지만 더럽게 불편하군요.
이런글 보면 진짜 한번 뵙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네요.
2016.01.31 11:15
본인이 아직 철부지 어린애라는 말을 이렇게 빙빙 돌려서 쓰는 것도 재주는 재주네요.
'흥미있던 책은 고등학교 때 다 읽었습니다' 라고 했는데, 양적으로 질적으로 얼마나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당시에 읽었던 책들을 지금 다시 읽어보면,
아마도 당시와는 전혀 다른 책이 되어 있을겁니다. 당연히 달라보여야 하구요.
본인은 어릴때부터 정신적으로 성숙해서, 당시에 이미 정신적으로 완성이 되었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다 읽었다' 라는 표현 참... 본인이 다 읽었다고 한 것은
그냥 한 번 본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아직은 어려서 그런거라고 이해하죠.
마지막으로, 이론과 실전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 만은 인정하고, 실전에 임하길 바라네요.
책이나 인터넷/온라인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지만, 실전에서는 살냄새/땀냄새/사람냄새가
나지 않는 곳이 없고, 그것이 삶에 원동력이 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남들 살냄새를 언급하기 전에, 본인이 쓴 위와같은 글에서 나는 악취는 어쩔건지부터,
생각해 보는 건 어떨지.... 글속에서 풍겨나오는 악취때문에 눈이 맵네요.
2016.01.31 12:44
혹시 노숙인 돕기 이런거 하시나요
일을 하지 않으면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