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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메이커]

  조슬린 무어하우스의 [드레스메이커]를 보고 나서 제 머리는 이리 갔다 저리 갔다했습니다. 케이트 윈슬렛과 그녀를 둘러싼 주디 데이비스, 사라 스눅, 그리고 휴고 위빙 등의 실력파 조연 배우들 보는 재미는 분명 있긴 한데, 나중에 돌이켜보면서 뭔가 불분명하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결과 제 평점은 별 세 개에서 별 두 개 반 쪽으로 살짝 기울어졌습니다. 영화가 코미디, 드라마, 그리고 로맨스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이리저리 굴러다는 동안 윈슬렛의 든든한 연기가 이야기 중심을 잘 잡긴 하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산만한 재미를 주면서 마찬가지로 주연 여배우의 존재감에 의해 지탱되는 [조이]를 먼저 봐서 그런지 추천하기가 머뭇거려집니다. 어쨌든 간에 [프리실라]나 [웰컴 투 우프 우프]와 같은 90년대 호주 코미디 영화들의 별나고 독특한 면들을 즐기셨다면 아마 저보다 더 잘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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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터 온 파이어: 우크라이나의 자유 투쟁]

  최근 오스카 후보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윈터 온 파이어: 우크라이나의 자유 투쟁]은 2년 전에 같은 부문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The Square]와 비교할 만합니다. 후자가 2011년 이집트 혁명의 전개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면, 전자는 2013년 11월에 시작되어서 다음 해 2월에 막을 내린 우크라이나의 유로마이단 시위의 전개 과정을 깊숙이 들여다보지요. 이야기가 주로 시위 참여자들을 통해 전개되다 보니 관점이 제한되어 있지만, 28명의 카메라맨들이 시위 동안 찍은 비디오 영상을 통해 보여 지는 생생하게 거칠고 아찔한 광경들은 절로 우리 시선을 붙잡습니다. 유로마이단 시위가 후에 어떻게 평가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그 험한 겨울의 영상기록물로서의 본 다큐멘터리의 가치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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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텔 랜드]

  오스카 다큐멘터리 후보작 [카르텔 랜드]는 멕시코-미국 국경을 넘나들면서 두 다른 자경단 주인공들을 관조합니다. 한 명은 미국 애리조나 주 국경 지대에서 준군사 조직을 이끌면서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확장을 막으려는 팀 폴리이고 또 다른 한 명은 멕시코 미초아칸 주에서 마약 카르텔에 대항하는 준군사 조직을 이끄는 호세 미렐레스 박사입니다. 아무리 자신들이 얼마나 국경을 열심히 지키는 지를 강조해도 폴리의 그의 동료들은 최근 오리건에서 난리 쳤던 그 일당들처럼 그냥 총 들고 설치는 것 같아 보이는 반면, 미렐레스 박사는 좀 더 복잡하고 흥미로운 경우이고 당연히 우리는 그에게 더 관심을 기울입니다. 좋은 의도에서 총 들고 정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니 지역 주민들로부터 환영받았지만, 동네 마약 카르텔과 계속 부딪히는 동안 그의 조직은 서서히 시스템과 타협하게 되지요. 마약 전쟁의 또 다른 면을 깊숙이 파고들면서 여러 어둡고 섬뜩한 순간들을 선사하는 본 다큐멘터리는 나중에 도입부 부분으로 돌아오면서 써늘하고 불편한 여운을 남기고, 이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의 그 암담한 풍경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뭔가가 바뀌지 않은 이상, 앞으로도 그 동네는 계속 암담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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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드풀]

 

모 블로거 평


 ““Deadpool”, the latest superhero film based on Marvel Comics character, is a one-joke stretched too long and too thin. It is amusing during its few early scenes, but then it ultimately follows those usual conventions of many other superhero movies we have seen during recent years. Every time it slaps or strikes us with its ‘subversive’ R-rated elements, it always throws winks and smirks at us just for making it sure that we get its nasty and raunchy jokes peppered with irreverent metafictional touches, and I was constantly annoyed by this while finding myself caring less and less about whatever was at stake for its decidedly unsavory superher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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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화: 사이언톨로지와 신앙의 감옥]

  알렉스 깁니의 다큐멘터리 [정화: 사이언톨로지와 신앙의 감옥]은 로렌스 라이트의 논픽션 책 [Going Clear: Scientology, Hollywood, and the Prison of Belief]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보다시피 다큐멘터리는 사이언톨로지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교주인 L. 론 허바드로부터 시작해서 다큐멘터리는 지난 몇 십년간 어떻게 사이언톨로지가 서서히 영향력을 확장해오면서 현 위치에 도달했는지를 자세하면서도 명료하게 보여줍니다. 여러 모로 문제가 많았던 작자였던 허바드도 그렇지만, 톰 크루즈나 존 트라볼타 등의 유명인사 교도들을 앞세우면서 돈과 영향력을 불리는 동안에 교회 지도부가 안과 밖에서 저지른 짓거리들을 교회를 떠난 사람들을 통해 듣다 보면 섬뜩하기 그지없지요. 이러니 더 이상 사이언톨로지가 예전과 달리 그냥 우습게 보이지 않는데, 작년 초에 다큐멘터리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호평을 쓴 몇몇 사람들이 사이언톨로지 교도들에게 시달렸고 몇 달 후 HBO에 방영될 쯤에도 온갖 네거티브 캠페인들이 있었다는 걸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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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주]

   [동주]는 이준익 감독의 전작 [사도]처럼 요절한 유명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엔 일제 강점기 동안 활동했던 시인 윤동주인데, 공교롭게도 본 영화도 [사도]처럼 두 시점들 사이를 오가는 동안 두 주인공들 간의 관계에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하지요. 윤동주와 그의 친구 송몽규의 이야기가 흑백화면 속에서 담담하게 펼쳐지는 동안, 강하늘과 박정민은 과시 없는 성실한 연기로 영화를 잘 이끌어가고, 영화는 이미 예정된 결말에서도 절제된 자세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짧은 인생을 애도합니다. [사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박하지만, 실화와 이야기가 어긋나곤 해서 허전한 느낌이 남곤 했던 [사도]보다 더 만족스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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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토피아]

  [주토피아]는 겉보기엔 흔한 애니메이션 영화 같지만 속은 의외로 알찹니다. 진화를 통해 의인화된 동물 캐릭터들의 세상이나 상반된 개성의 2인조를 통해 전개되는 미스터리 수사극이야 그리 많이 새롭지 않은 요소들이지만, [주토피아]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생각보다 잘 구축해 가면서 우리에게 여러 많은 볼거리들과 웃음들을 선사합니다. 이야기는 좀 단순하지만, 우리의 씩씩한 토끼 순경 주디 홉스와 능글맞은 사기꾼 닉 와일드는 개성 만점의 2인조이고, 이들이 사건 수사를 위해 주토피아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동안 보여 지는 광경들에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할 수밖에 없지요. 참고로 결말을 고려하면 속편이 나올 것 같은데, 전 영화 속 육식동물 캐릭터들의 단백질 공급원이 뭔지를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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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오브 에너미스] 

   [베스트 오브 에너미스]는 1968년 8월 미국 ABC에서 생중계로 방영된 두 논객들 간의 열띤 토론 대결에 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본격적인 시작인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의 보도 경쟁에서 다른 두 방송사들인 NBC와 CBS에 비해 딸리는 편이었던 ABC는 보수 논객 윌리엄 F. 버클리 주니어와 진보 논객 고어 비달을 섭외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려고 했는데, TV의 영향력을 일찍이 인지해왔었던 버클리와 비달은 서로에 대한 감정에도 불구 기꺼이 같이 카메라 앞에 나란히 앉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첫 토론부터 이들은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가면 갈수록 이들은 더욱 더 살벌하게 카메라 앞에서 충돌했지요. 지금 못지않게 좌우로 들썩거렸던 그 시절 미국 사회를 조명해 가면서 다큐멘터리는 이 두 지식인들 간의 대결을 [프로스트 vs 닉슨] 못지않게 흥미진진하게 그려가는데, 특히 후반에 가서 어느 한 쪽이 마침내 통제력을 잃는 순간은 압권인 동시에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지성과 교양이 겸비된 이 두 사람들이 치열하게 말싸움/머리싸움 하는 건 재미있는 광경이긴 하지만, 그 순간 이후로 그 동네 업계가 더 막장으로 갔다는 걸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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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루]

  다큐멘터리 [메루]는 2008년과 2011년에 히말라야의 메루 산으로 원정을 떠난 세 산악인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처음 장면부터 작년에 나온 영화 [에베레스트]와 존 크라카우어의 논픽션 책 [희박한 공기 속으로]가 절로 연상되지 않을 수 없는데, 크라카우어 본인도 다큐멘터리에 나와서 메루 산의 샥스핀 루트가 왜 일급 전문가들에게도 절대로 만만치 않은 도전거리인지를 우리에게 설명해주지요. 세 원정 멤버들 모두 멀쩡하게 살아있는 모습으로 자신들의 고난 어린 경험들을 얘기하는 동안, 공동감독이기도 한 지미 친과 그의 원정 동료 레넌 오즈턱이 그 당시에 직접 촬영했던 광경들이 우리에게 보여 지는데, 이는 상당한 사실감과 현장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나중에 원정을 다시 시도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 동안 페이스가 늘어지면서 살짝 지루한 감이 들지만, [메루]는 여전히 좋은 점들이 많은 다큐멘터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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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의 아들]

  방금 보고 왔습니다. 한마디로, 올해의 가장 후덜덜한 영화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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