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대국을 보고난 후.

2016.03.20 01:35

튜즈데이 조회 수:1794

며칠 전까지 알파고 대국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습니다.
바둑에 대해서 정확히 잘 모르지만 컴퓨터와 제대로 바둑을 두게 되는 날이 왔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고, 벌써 여기까지 왔나 싶었죠.
완전한 인공지능이 탄생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는 하지만 한 때 바둑계를 호령했던 프로기사와 호각을 넘어 승리를 쟁취(?)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정말 복잡한 생각이 안 들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러던 중 트위터에서 듀나님 트윗을 보게 됐어요.
"우리가 더나은 지적 존재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린 그들의 요람이 된 것으로 만족하고 자리를 양보해 주는 것이 도리"

근데 이 트윗을 보니까 예전에 읽었던 스패로의 한 구절이 생각나더라고요.
"신 외에 다른 것들이 존재할 수 있게 신은 우주에서 자신을 지웠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이런 구절이었어요.

저는 이 구절을 신과 함께하는 이상 자유로울 수 없을 피조물들을 위해서 신이 그들에게 자리를 넘겨줬다는 의미로 해석했는데, 듀나님의 트윗을 보니까 딱 이 구절이 생각나는 거예요.
인공지능이 정말 영화에서나 나오는 완전한 인공지능으로 변해간다면 분명 인공지능에게 인간은 그런 존재가 되지 않을까요.
인간이 있는 한 인공지능이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없게 되는 시기가 분명 오겠죠. 인간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걸 그들이 먼저 지겨워할 때가 올지도 모르겠고요.

그 때엔 정말 인간들은 신이 이 세계에 피조물만 남기고 떠난 것처럼 떠날 수 있을까요. 인간은 분명 신이 아니지만서도, 저런 상황과 마주하게 될 시기가 왠지 아주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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