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도, 60대, 빨갱이를 혐오하는 전형적인 보수(수구) 정치성향의 모친을 두고 있는 메피스토입니다.

사실 '정치성향'이라는 말엔 어폐가 있습니다. 저희 모친은 정치를 모릅니다. 잘모르는게 아니라, 그냥 모릅니다. 

다만 체감적으로으로 살기편해졌다 좋아졌다 같은 이야기를 할 뿐이죠.



* 외갓집, 혹은 모친의 주변 지인들의 정치성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메피스토는 이런걸 보고자랐습니다. 그렇기에 가끔 올라오는 


"새누리 지지층은 자기에게 이익이 될 사람을 합리적으로 지지할뿐이다"


식의 글들을 참 거시기하게 받아들입니다. 

'욕망'과 '합리'의 정의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죠.

제 주변의 새누리 지지층은 특정정책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아울러 누가 어떤 정책을 펼치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정책이 뭔지도 모릅니다.

그저 막연하게, 새누리에서 잘살수있게 해준다...라고 얘기하면 잘살수 있을거라고 얘기하고, 쟤들은 빨갱이다......라고 얘기하면 쟤들은 빨갱이라고 믿습니다.

무시하는거냐고요? 아뇨. 대화를 하거나 엿듣게 되면 알 수 있지요. 

흡사 일반적인 정규교과과정만 거친 초등학생들이 특정 학문의 각론에 대해  진지함을 흉내만 내며 논하는걸 보는 기분입니다.

애들이 그러면 기특하기라도 하지만 다큰 성인이 그러면 고역이지요. 


가령, 위에서 언급한 저희 모친은 일하시는 곳에서 재계약연장실패;짤리신 뒤 실업급여를 타는 것이 박근혜의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최저임금이 오른것도 박근혜의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조는 회사 힘들게 하고 일안할 궁리나 하는 작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언급한 두가지가 짬뽕되면 가관입니다. 노조가 임금을 올리면 그건 일 덜하고 돈 더 받아내려는 수작이지만 올해 임금이 올라서 내 주머니가 두둑해진건 박근혜의 은덕.

젊은애들이 실업자인건 노력을 안하고 눈이높고 그저 놀고먹으려고 하기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당신의 아드님은 현직 실업자.

문재인과 더민주당은 빨갱이라고 생각하고, 그 기원에는 노무현=빨갱이가 있습니다. 가끔 노무현=민노당=빨갱이이라는 얘기도 합니다. 여기 이석기가 퓨전되면 논의는 끝.

박정희대통령은 나라를 일으킨 역군이고, 그 딸인 근혜는 조실부모했으면서도 꿋꿋하게 잘사는 모습;여기에 덧붙여 부모없으니 불쌍합니다. 

박근혜를 향한 비판에는 왜 박근혜를 못잡아먹어 안달이냐라는 평가를 내리지요.

일제시대 일본의 악행에 대해선 왜놈들이라고 욕하지만, 박정희의 만주국 장교경력은 "조선놈들은 말을 안들어서 일본군이 하듯 호되게 다루어야 한다"로 일축합니다.

엄마는 박근혜를 좋아하잖아라고 얘기하면 신기하게도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등등등.


적을건 많지만 일단 예시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 포기한지 오래됐습니다. 

'사실'을 얘기하면 요즘 젊은 애들은 뭣도 모르면서 뉴스에서 하는 이상한 얘기들에 세뇌됐다고 얘기합니다. 

강경하게 얘기했다간 싸움나기 딱 좋기때문에 물러섭니다. 


그래서 요즘은 전략을 바꿨습니다. 어차피 모친은 정치를 모르거든요. 

여권의 역겨운 행태를 비롯, 모든 것을 '박근혜의 뜻을 거스르는 새누리의 행태'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근거해 함께 새누리를 욕합니다. 

이 전략이 얼마나 통할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모친의 표방향을 더민주로 바꾸게 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박근혜를 음해하려는 무리들에게  투표를 안하시게 만들기위함이죠. 


제대로 먹힐거란 생각은 안합니다. 

허나 박근혜+새누리의 행위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지 않는것만으로도 큰 심적위안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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