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1 20:03
며칠전에 예전에 봤던 멜 부룩스 인터뷰를 봤는 데 이런 말을 하더군요.
Tragedy is when I cut my finger. Comedy is when you fall into an open sewer and die
이 말이 꽤 유명하던데, 이게 이 인터뷰때 처음 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이 사람 설명이, 타인한테 일어난 일은 결국은 희극이고 나한테 일어난 일은 작은 일도 비극이다.
생각해보면 바로 여기서 있는 이 차이를 잘 관찰하고 표현하는데 성공한 작품들이 명작이 아닌지.
그리고 인간의 조건의 부조리함이 이 차이에 있는 건 아닌 지 잠시 생각해 봅니다.
2016.04.11 20:59
2016.04.11 21:05
가족의 죽음은 남의 일일까 내 손가락일까
2016.04.12 01:17
2016.04.11 22:02
- Tragedy is Close-up, Comedy is Long-shot.
손가락이 잘렸다와 열려진 하수구에 빠져 죽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무감각해진 현재에 이르러서는 그냥 이 세상이 너무 비극적이라서 오히려 희극적인 것처럼 여겨야 살수 있는 걸까요?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게 너무 비극적이라 tragic-comedy가 존재하겠죠.
오늘 Jtbc 뉴스 브리핑에서 나온 어느 죽음에 대한 기사 입니다.
1. 도봉역서 20대 남성 투신...열차 지연
"오늘 (11일) 오후 5시 17분쯤 서울 지하철 1호선 도봉역에서 20대 남성이 역으로 들어오는 열차에 몸을 던져 숨졌습니다 이 사로고 퇴근시간 도봉역으로 진입하던 열차 7대가 회차했고 약 50분 동안 상하행선 지하철 21편의 운행이 중단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 기사의 결말은 무엇일까요? 20대 남성의 죽음일까요? 승객들의 불편일까요? 뉴스를 보자 저 남성이 왜 죽었다는 것일까?를 생각하며 보는데 바로 두 번째 문장 승객들의 불편으로 끝이 나 버립니다. 결국 저 남성은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친 경범죄를 저지른 자살자가 되어버리죠. 누군가의 죽음이 이런 허망하고 민폐덩어리가 되어버린 결론으로 끝맺어지다니... 기자는 지연된 열차들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불편을 겪었냐고 물어봤을까요? 내가 저 지하철들에 타고 있었다면 안 그랬을 것 같은데요. 지하철이 지연되는 유사한 경험이 있었고 사고가 있어서 지연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사람들은 모두 아무말도 안하고 조용해 지던데요.
이렇게 이상한 결말로 가버리는 기사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물들지 말고 인간성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2016.04.11 23:32
2016.04.12 01:26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한 채플린의 말에 저는 좀 더 공감하는데...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유머 감각은 어떤 상황을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는 태도에서 생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멜 브룩스의 말을 채플린 식으로 해석하면 자신이 겪는 고통은 거리를 두고 바라보기가 힘들어 비극이 되기 쉽고 타인이 겪는 곤란한 상황은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희극이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