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인 책 추천입니다. 


날이 참 더운데.. 늘어지는 정신을 다잡고 책 추천. 일단.. 개인적으로 두권 다 재미있게 본 관계로 사심을 얹어 만점 주고 싶은 생각이구요. 쉽고 재미있는 책이니까 어려운 문제로 머리 썩이시다가 기분 전환삼아 보시면 좋을듯. 


1. 마스터 키튼 리마스터


마스터 키튼은 우라사와 나오키 작품중에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최초 18권으로 발매되었다가 절판되고나서 최근에 12권짜리 완전판으로 다시 나왔죠. 돈 좀 생기면 완전판을 질러볼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유가 뭐냐면.. 집에 있는 최초 판본과 다른 부분이 눈에 띄기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내용은 SAS 출신의 고고학자이자 보험조사원, 탐정을 겸업하고 있는 키튼이라는 주인공의 활약상입니다. 옴니버스식이라고 해도 좋겠는데.. 내용에 역사, 유럽의 정세나 상황, 밀리터리..등등이 적절하게 잘 녹아 있어서 와.. 대박이다.. 라는 감탄을 하며 완결이 나는걸 안타까워 했었더랍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마스터 키튼의 후속작이 지난 6월 27일에 발매되었으니 이름하여 마스터 키튼 리마스터입니다. 마치 허영만 선생이 식객을 완결짓고 나서 식객 2부를 3권짜리로 다시 낸 그 사건을 떠오르게 합니다만 솔직히 그 식객 2부라는 물건이 식객의 이름만 빌린 스핀오프물이었던 반면에 리마스터는.. 원래 마스터 키튼에서 못다한 이야기, 궁금했던 에필로그들을 소상하게 다루면서 팬들의 가슴을 덕쿵덕쿵하게 만드는 물건입니다. 키튼의 활약상도 활약상이지만 포클랜드 분쟁, 유고슬라비아의 인종 청소, 국경을 넘나드는 인신매매 문제 같은 것들을 진지하게 다루면서도 극적 흥미를 잃지않게 합니다. 눈물이 찡한 부분도 있구요. 


마스터 키튼 팬이라면 꼭 보시고 우라사와 나오키 팬이라면 꼭 보시고.. 아무튼 재미있으니 꼭 보세요. 


써놓은 걸 보니 사심이 넘나 가득하군요. 하... 어쨌거나 이정도. 


2. 가족의 시골


두번째 책은 요즘 소란스러운 마음을 잔잔하고 포근하게 달래주는 에세이입니다. 더테이블 ( http://thetable.co.kr ) 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김선영님 가족의 시골 생활을 잔잔하게 다룬 책이예요. 아이와 남편과 함께 안동의 고택으로 이사해서 바람과 비와 새와 동물들 소리를 들으며 이웃들과 잔잔한 정을 나누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 소박하면서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사진도 멋지지만 거기에 따라붙은 글의 호흡이 역시 좋습니다. 흔히 일기를 쓰라면 어디 갔다, 뭐했다, 뭐 먹고 누구 만났다.. 정도가 전부인 도시인들은 그만큼 마음이 가난하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아이가 자라는 걸 찬찬히 지켜보고 함께 하면서 이렇게 아이를 키우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이 책이 정말 좋은 건 평소에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지 쉽게 문장으로 녹여내지 못했던 내 속내 같은 것들을 어쩌면 이렇게 곱게 풀어냈을까 싶은 지극한 공감에 있다고 봅니다. 그만큼 많은 생각과 눈썰미가 켜켜이 가라 앉았다가 시골길에 달이 뜨면 그 달빛에 녹여낸거 같은 감성과 문장이 예쁘고 담백하니 좋습니다. 속으로 글을 따라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이 편해져요. 그래서 추천. 


하지만.. 바람 숭숭 드는 시골집에서 애들 키우면서 살라면 나는 살 수 있을까?? 아니죠. 난 그렇게 살기 힘든 사람.. 그래서 이 책으로 대리 만족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같은 아스팔트 키드들에게는 더 좋은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점심을 뿌듯하게 먹은 것 같은데 배가 고프네요. 날이 밝아 이제 네시쯤인가 싶었더니 다섯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구요. 저녁을 뭐 먹을까 다시 고민을 해봐야 겠습니다. 그럼 행복한 주말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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