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3 21:45
가을 추,저녁 석, 秋夕
누가 지었는지 참 잘 지었죠 가을 저녁이라.
명절에 고향가는 이야기는 아닌거 같고 70년대 영화 같은 사평역에서.
사평역(沙平驛)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모두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 가는 지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2016.09.13 22:39
2016.09.13 22:56
늑대와 이리의 차이점은?
답 차이점 없다 이름이 두개인 것이다.
늑대 같은 야비한 놈이라 그런는데 아닌거 같죠.
늑대는 동물에게는 흔치 않은 일부일처제를 평생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부가 무리를 이끌며 수컷은 사냥을, 암컷은 육아를 담당한다.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죽기 전에는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으며,
한 쪽이 죽어서 재혼을 하더라도 기존 배우자의 자식을 끝까지 책임지고 키운다.
새끼가 장성하면 생식을 하지 않는 대신 동생들을 돌보거나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이성을 만나 새로운 무리를 만든다.
평소에는 감히 공격할 수 없는 곰이지만, 자신의 가족이 위험에 처하면 물불 안 가리고 공격할 정도로 가족애가 유별나다.
2016.09.14 00:03
왜 이 무렵에 자꾸 아는 사람들이 죽는지
2016.09.15 14:00
사평역에서, 는 정말 아름다운 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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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시작되니 가끔영화 님이 쓸쓸하신가봐요. ^^
저는 야성적인 시 한 편~ ^^
달과 이리
박두진
이리는 이리 정신, 왜 이리로 태어났나 스스로는 모른다. 축축한 어스름 때 달이 걸린 새벽을 싸다니며, 왜 피의 냄새, 피의 맛, 살의 맛에 미치는지 스스로는 모른다. 심술로 약한 자를 덮치고, 성나서 물어뜯고, 턱주가리 달을 향해 꺼으꺼으 운다. 제 서슬에 피가 더우면 십리 백리 뛴다. 먼 먼 피의 향수, 달이 걸린 빌딩숲을 벌룸벌룸 뛴다. 활활 눈에 불을 켜고 옛날 향수 취한다. 휜 이빨 달을 향해 꺼으꺼으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