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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승마차의 도착 부분도, 루이 레오폴드 부알리, 1803, 루브르 박물관 소장






개들의 투닥거림이...그냥 장난 수준이 아닌것 같은데, 옆의 작은 강아지는 구경 중 ㅎㅎ





 사극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어디 멀리 여행 갈 일이 있을땐 어떻게 갔을까? 그 시절에 차는 물론이고 기차도 없었을텐데. 물론 사극에는 말이나 마차 타고 다니는 모습이 계속 나오긴 합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말과 마차를 소유한 귀족이나 부르부아들 같은 엄청 부자들 얘기지, 그런게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먼 길을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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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가 어떤 사극 영화를 보다가 알게 됐죠. 수 백년 전엔 합승마차라는게 있더군요. 지금의 택시나 버스와 비슷한 건데 - 아니 버스라고 해야겠네요 -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시간에 맞춰 사람들을 큰 마차에 가득 싣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태워다 주는 거죠. 가끔 마차 안에 좌석이 없으면 마차 지붕위에 올라가 앉아서 가기도 하고.


그 장면 보면서 정말 무릎을 쳤어요. 그래! 말이나 마차 가진 사람들만 생각했지, 옛날 사람들이라고 다들 그런게 있었을리가 없쟎아...저렇게 사람들을 태워다 주는 교통 수단이란게 있었겠지. 그럴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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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왕좌의 게임> 원작소설을 읽다 보면 말과 관련된 인상적인 에피가 하나 있습니다. 드라마에는 생략되어서 나오지 않았지만. 라니스터 군의 포로가 된 아리아는 소년으로 변장하고 용케 신분을 감춘채 하렌할 성에서 포로 생활을 합니다. 그 와중에 아리아는 동료들인 핫파이와 겐드리(죽은 왕의 숨겨진 서자)를 데리고 도망칠 기회를 잡습니다. 그래서 어찌어찌하여 병영에서 군마 두 마리를 몰래 빼내서 성 입구에 데려다 놓고 친구들과 힘겹게 말에 오릅니다만....정말 계획은 완벽했습니다. 그 시절 군마만큼 빠르고 날쎄고 힘쎈 말들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게다가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니 10대 아이 셋이 올라타서 달리는 것 쯤이야... 마치 바람처럼 달렸겠죠. 게다가 한창 크고 젊은 말들이니 급할 땐 마을 지나다가 식량으로 바꿀 수도 있고, 말들을 주고 여차저차한 도움도 받을 수 있을테고... 정말 완벽하네 싶었죠. 그랬는데,


" 나 말 못타...."


"나두...말 한번도 타본적 없는데..."


세상에, 이런 청천벽력이! 완벽한 계획이 좌절되자 기함하는 아리아를 보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아리아야 여자 아이라 해도 영주의 딸이니까 말 타는 건 선수지만 이 소년들은 하인 출신에 대장간 견습생...생전 말을 탈 일이 없는 애들이잖습니까...



그러고 보니 그걸 생각 못했네! 왜 옛날 사람들은 다 말을 잘 탈거라고 생각했을까....진짜 한동안 머리 한 구석이 쨍 하더군요. 고정관념이 깨진다는게 이런건가...여튼 아리아는 두 소년을 말 하나에 태우고 자신은 다른 말 하나에 올라탄 뒤 혼자서 두 마리 말을 몰고 어찌어찌 탈출합니다. (원작 소설 읽는게 이런 깨알같은 재미가 있어서 정말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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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혁명은 계속 되고 있지만 아직은 신분제 사회라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네요. 먼 길 떠나는 주인을 배웅하는 듯한 노부부와 한쪽 무릎을 꿇고 주인에게 무엇인가를 보고하는 하인(떠날 채비가 다 되었다는 얘기겠죠. 그런데 노부인의 표정이 참 우울해 보이네요. 주인과 함께 떠나는 소년이 이 노부부의 아들인가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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