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우울증 판정은 서울의 어떤 종합 병원 정신과에서 검사 끝에 받은게 2011년도이고요, 그 당시 한 달 정도 프로작을 먹다가 수능 가까워져서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프로작을 또 먹고 싶은 생각은 없고요.


위에 수능 이야기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이 나이가 많지는 않고요, 사실 나이가 젊으면 감정 기복이 많아야 되는지 적어야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고민이 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1.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 (때로는 1분이 1시간처럼 잘 안 가는 기적도 일어나는데 그게 무슨 병은 아니고요 그냥 별로 즐겁지 않아서인 것 같습니다) 2. 감정 기복이 느껴지지 않고 무슨 연애니 지인 간의 로맨스니 하는 나이대에 무슨 task처럼 주어지는 것들 조차 다 사람들이 농담하는 것 같습니다. 혹은 그냥 저 말고 죄다 감정기복이 강하셔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우울증 환자라는 진단까지 받았는데 이 부분에서 제가 객관적일 리가 없지 않습니까?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참고로 제가 지금 되게 잘 모르시는 분들이 호도할 만한 이미지의 우울증 환자는 아니고요, 흔한 자살시도 하나 안 해봤습니다. 잘 울지도 않고, 화도 안 내요. 인터넷에서는 화 내도 실제로는 화를 안 내거든요. 아니면 못 내던가요. 혈압 올라가는 걸 버티기 싫기도 하고, 언성 높이는 게 귀찮기도 해서요.


울지도 웃지도 않고 화도 안 내는 상태로 살아오고 있는데 뭐 그런 걸 가지고 이상하게 보시는 분들은 솔직히 그쪽이 판정만 안 받았고 자기들의 정신건강에 자부심만 있을 뿐 다른 문제가 저보다 심하게 있으시다는 생각을 하는 건 일부 사실이고요.

다만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새로운 것에 흥미도 안 생기고 그렇다고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고민상담 겸 글을 올려봅니다. 그리고 병원 통원치료를 딱히 고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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