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아베코보의 모래의 여자를 읽었습니다.


내친김에 소설을 읽고 영화도 보았어요

워낙 원작에 충실했던 영화였고  대사가 많지는 않아 자막없이도 볼만했어요


영화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본사람들을 보고 흔히 우리나라사람들은 답답하다고 하죠

드라마나 영화, 소설에서도 그런 점이 들어나죠


그런데 사실 이건 답답하다기 보다는 묘사가 굉장히 촘촘해서 인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의 소설이나 영화는 '정확'할지는 모르나 '세밀'하다는 느낌은 없어요

저에게는요. 이건 장단점을 따지는게 아니라 제가 느끼는 각 나라의 특징이에요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미미여사의 '화차'를 소개 한적이 있는데

당시 이동진이 미미여사의 '너무 성실'할 정도의 묘사력에 대해 이야기 한적 있는데

아마 이게 일본문화에서 '답답' 하다는것으로 퉁쳐서 표현되는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이런 점이 일상에서 말로는 표현되기 힘들지만

분명존재하는 감정들을 속속들이 긁어주는것 같아 무릎을 탁 치게 한적이 더 많았던것 같아요


일본인들의 문학이 좀 더 변태적이라면 오버일까요?ㅎㅎ

저는 한국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지만 아무리 치밀한 묘사를 하더라도

변태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더라구요


변태적이란것이 외적인 소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느낌이랄까....평범한 소설에서도 그런 느낌이 좀 들어요




2.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모래의 여자는 그 설정만큼이나 꽤나 충격적인 소설이었어요.

뭔가 살아가고는 있는데 묵직하게 잡아끄는 알수 없는 권태로움

답답함, 질문들, 그렇지만 그래도 계속 살아가기 위해 쉼없이 움직이는 느낌이 너무 잘 표현된것 같아요


모래라는 상징성도 그렇고 너무 적절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설정자체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우화적이고 비현실적이자나요

그럼에도 넋놓고 읽게되더라구요(영화도)



사실 정말 충격적이었던 것은 역시 결말이었던 것 같아요




3. 일상은 정말 뫼비우스의 띠와 같을지도 모릅니다.

항상 '이번에는 답'을 찾았다 라고 생각하며

산다는 건 이것의 연속일 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 힘들다가 어떻게든 답을 찾아 또 꾸려나가고 그러다 또 힘든일이 닥치면

또 어떤 답을 찾아네어 또 꾸려나가고 나중에는 '원래 바랬던것'에 대해서는

그냥 잊어버리게 되거나 더이상 중요하게되지 않게 되는것 말이에요




4. 얼마전 지원했던 도서관 주말일을 하게 되었어요

절박했던 일이어서 무척 기뻤지요. 학교를 마칠때 까지 병행할 수 있어

더할나위 없이 저에게는 좋은 일이에요.


그런데 저이외에 2명은 대학생이었는데

한명은 인맥으로 들어와서 상대적으로 편한 부서에 배치가 되었지요

저는 운이 나쁘게도 또다시 유아서적에서 일하게 되었구요


지난번 서울에 있는 도서관 유아실에서 서가정리하다 허리 다친것 때문에

유아실만은 정말 피하고 싶었거든요. 엄살이 심하다 생각하시겠지만

이용자가 많아 저혼자 정리하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더라구요



모래구덩이에서 빠져나와서 좋다고 기뻐하다

이번에는 이 사막에서 탈출하고 싶다고 하는 제 자신이

좀 부끄럽더라구요

사실 운명은 가만히 있는데

그냥 소득없는 비교로 제 스스로를 모래구덩이에 빠뜨렸던건가

싶기도 했구요

설령 정말 제가 운이 나쁜 사람이라 해도 어쩔 수 없는거잖아요

매번 마음에 안든다고 박차고 나올수도 없는거고 그런 사람이 되고싶지도 않구요


이번에는 집에서도 가까워서...어떻게든 버티며 일하려구요

체력을 기르는게 일단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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