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광대)

2016.08.06 12:56

여은성 조회 수:734


 1.김영란법이 시행된다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아요. 말했듯이...나는 모든 걸 혼자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친한 어른들끼리 공식적이지 않은 댓가를 주고받으며 카르텔을 다져가는 모습을 보면 짜증이 나요. 적당한 변명을 준비하면 챙길 수 있는 눈먼 돈을 챙기는 걸 봐도 짜증이 나고요. 그 모든 게 짜증이 나요.


 아마 나도 그 상황이라면 그런것들을 적극 이용하고 챙기겠지만 문제는 나는 그 상황이 아니잖아요. 자신의 것도 아닌 것을 권력화시키면서 비싼 것을 얻어먹는 녀석들이 풀이 죽는 걸 보니 기분이 좋네요.



 2.그래서 어딘가 갈 때는 반드시 현금을 준비해요. 신용카드도 카드도 아닌 현금이요. 왜냐면 나는 내 돈으로 놀러온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싶어서 말이죠. 혹시라도...그곳 사람들이 내가 누군가의 카드로 접대를 받는다거나 신용카드를 써서 지금 없는 돈을 땡겨서 논다거나 하는 의심을 1%라도 하는 건 싫거든요. 내가 여기서 쓰는 돈은 확실하게 나의 돈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싶은 거예요.


 그야 '그 현금 자체를 어딘가에서 뇌물로 받은 것일 수도 있잖아?'라는 의문도 들 수 있겠지만 어지간히 정신나간 인간이 아니고서는 모처럼 유동성 그 자체를 뇌물로 받았는데 그걸 폭죽처럼 날려버리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현금을 쓰면 '대체 이 녀석이 내는 돈이 누구의 돈일까...?' 라는 의심을 받을 건 없어요.


 ...아 그리고 현금을 내면 사장님들이 절세를 할 수 있어서 더 기뻐한다는 이유도 있고요. 전에 썼듯이 나는 착한 사람이라서 다른 사람의 기뻐하는 표정을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3.아 이런. 다른 사람의 기뻐하는 표정이 아니라 다른 여자의 기뻐하는 표정이예요. 사람이라고 쓰니 마치 남자의 기뻐하는 표정을 보는 것도 좋아하는 것처럼 읽히네요. 꿈 속에서도 그럴 일은 없어요. 헤헤.




 4.휴.



 5.가끔...위악적이거나 직설적이라는 반응을 보곤 하는데 그러면 좀 미안해요. 정말 그렇게 보이나 싶어서요.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말하는 태도나 내용만큼 거칠지는 않다고 여기고 있어요. 


 어떤 사람은 내게 '난 은성씨가 다른 데선 아무리 개차반이어도 상관안해. 내게만 잘하면 되지.'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요.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우리가 맡은 배역은 스스로 얻어낸 것들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우리의 역할이나 배역은 부여받았거나 어떤 단막에서 아무도 그 역할을 맡지 않았기 때문에 떠넘겨진 것들이예요. 그야 이 배역이 스스로의 힘으로 얻어낸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도...소탈한 왕이 되거나 당당한 빈자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가끔씩 그 사실을 상기하고는 해요. 


 하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한가지 배역만큼은 타고나야 한다는 걸 재확인하곤 해요. 누구나 살아가면서 수많은 가면을 손에 넣어 할당된 배역을 그때그때 연기해내는 데 능해질 수 있지만 광대의 가면만큼은 어렵다는 거요. 


 휴.


 광대의 배역만큼은 광대의 가면을 손에 넣은 자가 아닌 타고난 광대가 맡아야만 무대에 자연스러운 생기와 활기가 불어넣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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