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016.08.06 16:34

갓파쿠 조회 수:1152

1. 몇 년 만에 에어컨을 처음으로 틀었습니다.


전기세때문이기도 하겠고 더위를 많이 타지 않는 편이라서 그랬겠지만 그냥 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최근 며칠은 무더위에 땀 뻘뻘 흘리는 걸 좋아하는 저조차도 견디기 힘들더군요.


그래서 오늘 처음으로 에어컨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내고 틀어봤습니다.

실내온도가 33도를 찍고 있었는데 29도로 맞췄는데 너무 시원하고 좋군요.

28도로 맞췄더니 춥네요.


2. 행복한 척, 있는 척, 아는 척, 정의로운 척.


SNS는 이 네가지가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진짜 핵심은 소통이겠지만요.

SNS라고 했지만 사실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에 있어서 현실과 SNS가 크게 다르다는 생각은 안합니다.

다만 현실보다 과장하기가 좀 더 쉬울뿐이겠죠.


예전에 카바치타레라는 일본드라마에서 지독하게 불행한 여성이 주인공이었는데

자기 소원을 '행복해 보이고 싶은 여자' 라고 적은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그게 일본식 표현일까 아니면 그냥 별 의미없는 표현이었을까 아니면 특별한 의미가 있는 표현일까에 대해서 한참 생각했었죠.

왜 '행복해지고 싶은 여자'가 아니라 '행복해 보이고 싶은 여자'일까.


그 드라마와는 별개로 살짝 이해가 가긴 했습니다.

행복이라는 것도 결국 다른 사람과의 비교,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최근에는 더욱 더 다른 사람과의 비교, 다른 사람의 시선이 없이 행복하다고 느끼기 어려운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요즘 척 하면서 살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런 사람을 만나야 나도 반성하는 생각이 드는데 요즘은 만나기가 참 힘들군요.


3. 3년 전 봄에 엄마, 큰누나, 나, 와이프 이렇게 일본 여행을 갔었죠.

 

엄마랑 여행을 가 본 건 어렸을 때 이후로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그러고나서 그 해 가을에 감기 증상으로 병원에 간 엄마가 갑자기 폐암진단을 받고 3개월만에 돌아가셨죠.

그나마 그때 여행을 갔던게 참 다행이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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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암튼 좋은 거라고 해서 사람들이 물을 뿌리고 있었죠.

건너편에서 사진을 찍을려고 하는데 엄마는 물 뿌릴 생각보다는 두리번 거리면서 나를 찾고 있더군요.

 'OO이 어디갔냐. OO이 뿌려줘라' 하면서요.

참 주는 것 없이 사랑만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도라에몽 16_164

도라에몽에서 좋아하는 장면 중에 하나입니다.


모 대학 앞에서 가게를 몇 년 운영한 적이 있었죠.

처음 한 두달 모든게 낯설어서 너무 힘들더군요.


그래서 평소에는 전화도 않하던 제가 엄마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만화 속 아빠처럼 울지는 않았지만 너무 힘들다고 어리광을 피웠죠.


그까짓게 뭐가 힘드냐고 타박할 줄 알았는데

만화 속 할머니처럼 웃으면서 다 큰 아들의 어리광을 받아줬던게 생각나는군요.

지금도 꿈에 엄마가 자주 나옵니다. 꿈 속에서 엄마를 보면 항상 어리광을 부립니다.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나서 한 번 적어봤습니다.


4. 나이가 들어서인지 옛날 생각이 자주 납니다.

항상 옛날이 좋죠. 심심하니 별거없는 옛날 얘기나 하나 적어봅니다.


대학교때 외모 컴플렉스가 좀 있었습니다.

근데 옛날 사진들을 보면 잘생긴 건 아니지만 왜 그렇게 외모 컴플렉스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진상으로는 생각보다 괜찮았군요. 키도 180정도여서 당시에는 꽤 큰 편이었죠. 얼굴 블러처리하고 인증 한 번 살짝 해봅니다. ㅎㅎ






친구들이 항상 좀 꾸미고 다니라고 그랬는데 그러지를 못했죠.

꾸미고 다니는건 돈도 꽤나 들고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 몫이죠.


대학교 3학년 때 단발 정도로 머리를 기른 적이 있었습니다.

왜 길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HOT 강타같은 머리가 유행하긴 했었죠.


머리결 좋은 애들이 항상 부러웠었는데 친구들이 그런 머리는 다 스트레이트 파마를 한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동네 미장원에서 2만원인가 3만원인가 주고 스트레이트 파마를 했습니다.

당시에도 보통 미용실은 스트레이트 파마가 5만원 이상 했던 것 같은데 암튼 엄청 싼거였죠.


스트레이트 파마를 하니 정말 머리가 찰랑거리더군요.

머리빨이라는게 크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거울을 봐도 내가 잘생겨 보였습니다.

방학때라서 학교 도서관에 갔는데 과 여자애들이 보고 왜 진작에 이러고 안다녔냐고 반응들이 너무 좋더군요.


근데 싸구려 스트레이트 파마라서 그런지 일주일 정도 지나고 파마가 풀리기 시작하니까 와 이게 감당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다시 스트레이트 파마하기는 돈 아깝고, 귀찮아서 그냥 짧게 잘랐습니다.


역시 꾸미는 건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근데 그때 꾸미는데 돈도 좀 들이고, 부지런한 거에 익숙해졌더라면 내 인생이 꽤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듭니다.

지금도 잘 못 꾸미고 다니는데 사람들 사이에서 꽤나 중요한 거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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