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0 20:21
지난 금요일에 동평의 올 해 마지막 정모가 있었습니다. 주제도서는 작년의 마지막을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했던 전통?을 따라 이번에도 영화화된 작품으로 선정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가 압도적으로 선택되었고 또 그렇게 좁은 공간에서 21명이 옹기종기 모여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사실 좀 아쉬운것은 연말 정모이니 만큼 평소에 하던 모임장소 말고 카페를
대관해서 뒷풀이까지 겸해서 여유있게 진행하고 싶었으나 이미 정모날 예약이 차버린 관계로 fail..... 앞으로는 한발 더 먼저 움직이여야 겠다는 반성을....
저 개인적으로는 블레이드 러너는 세 번? 정도 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봤던게 08년 충무로영화제에서 파이널컷버전 상영을 봤던 것이죠. 반면에 책은 이번에 처음으로 읽게 되었죠. 한 3분의2지점까지 읽은후
영화를 다시한번 봤고 책을 마저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책보단 영화를 더 좋아해서 인지 영화가 참 적절하게 원작에서 취할것만 취하고 버릴것은 영리하게 버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서 버릴것이라는건
불필요한 부분이라는게 아니라 영화적으로는 어울리지 않거나 거추장스러울 것 같은 부분을 말하는 겁니다. 유명한 sf소설들이 생각보다 잘 안읽히고 엄청 빡빡했던 기억이 좀 있는데 전기양은 상당히 흡인력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머서교에 관한 설정은 좀 사족같다는 생각이.... (사족치곤 비중이 꽤나 크지만) 뭐 이게다 영화를 먼저 접했기 때문에 영화중심적으로 생각해서 인 것도 같습니다.
발제는 모임내에서 가장 학구적이고 가장 진지하신 회원님이 맡으셨는데 영화보다 책을 먼저 그다음에 ost 그다음에 영화를 접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의외로 많은 회원님들이 책을 먼저 접하시거나 책만 보셨
다고.... 해서 역시 국내 sf팬의 3분이1 활동한다는 듀게(근거는 없음) 답다고 생각했네요. 발제자님은 전공과 관련되서 안드로이드/인간을 판정하는 보이트 캠프 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이것이 범죄자를
심문할때 거짓말 탐지기의 작동원리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다만 작품속에 등장하는 질문과 대답 (혹은 신체반응) 정도로는 도무지 인간이냐 안드로이드냐를 판단하는건 어렵지 않겠느냐? 에서 자연스럽게 싸이코
패스와 공감능력,이 장르의 쉬고쉰떡밥인 기계문명이 극한으로 발달했을때 인간의 경계가 어디인가?,안드로이드와는 조금 다르지만 인간이 아닌 생명체의 존엄성 대한 주제? 때문인지 잠시 애견논쟁도 있었고...
등등 자유롭게 여러가지 주제로 각자의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뭐 당연한 것이지만 각자의 직업이나 혹은 취미나 성향이 감상에 너무나 투명하게 그대로 투영되서 즐거웠습니다. (참고로 저는 안드로이드 판정ㅠ)
3차까지 이어진 뒷풀이 끝에 그렇게 올 해 마지막 정모가 끝났습니다. 노인네 같은 소리지만 정말 작년 이맘때의 풍경들이 고개만 돌리면 바로 옆에 있는것 같은 기분인데 올 해는 정신없이 지나갔네요.
동평 이전에는 잘 오지 않던 강남의 길거리도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졌고 어느새 실친(동평어로 오프라인 '실제친구'를 말합니다) 을 압도하는 동평인들의 존재감도 그렇고....
어쩌다가 운영진이 된 입장으로 올 한해 함께해주신 회원님들 한 분 한 분께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2016.12.20 20:33
2016.12.20 20:51
2016.12.20 21:56
정성스러운 후기 잘 봤습니다. 동적평형이 오래오래 이어지는 즐거운 모임이 되기를 바랍니당. ㅎㅎ
2016.12.20 23:19
드디어(!) 기다리던 후기가 올라왔네요. 이번 달도 역시 재미있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고 더 따뜻해지는 모임이길 저도 소망합니다 :)
2016.12.21 08:45
재미있게 읽었던 원작이어서 꼭 가고 싶었는데 후기로나마 모임분위기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는 못갔지만 내년송년정모에 대한 기대가 물씬 피어오르는 후기 잘봤습니다.
2016.12.21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