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작가와의 대화라는 컨셉으로 진행하고 있는 동적평형 독서모임입니다. 이번에는 듀게 회원이시자 모살기,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 역적전, 사기꾼의 심장은 천천히 뛴다..등을 쓰신 인기 작가 곽재식님을 모시고 대화를 나눴는데요. 팬들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2:1의 비율로 여성 팬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공대 출신의 남성팬 지지자도 열기면에서는 뜨겁기가 오뉴월 뙤약볕 같더군요.


아무튼.. 와퍼를 씹으며 시작한 모임에서는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라는 작품집중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이야기하고 작가님께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들을 하고 답변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시작하자마자 터져나온 한 회원의 "곽재식 작가는 공대 감성의 알퐁스 도데다" 라는 문제적 발언 이후로 아무도 이 말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였습니다. 다음 작품에는 꼭 이 카피..넣어주시길 바라며. 


듀게에서야 워낙에 유명한 곽재식 작가님이지만.. 작품세계를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작품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것은 재미있는 이야기와 해피엔딩.. 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살기나 역적전처럼 진지한 작품에서는 이게 과연 해피엔딩이야? 싶은 면도 있지만 너무 우울하고 비장하고 슬픈 문학의 저울추 한편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밝은 작품들을 놓아 무게 중심을 맞추고자 한다는 작가님의 말씀도 와닿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사는게 요즘처럼 팍팍하고 메마른 비극인 현실에 해피엔딩이 없다면 얼마나 더럽고 치사할까요. 작가님의 분발을 기원합니다. 


이번 모임의 특징은 듀나를 무척이나 애정하는 극렬 팬인 곽재식 작가의 극렬 팬들이 모여서 만든 일종의 팬을 위한 팬미팅 같은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액자식 구성이네요..) 듀나님 이야기를 할때면 불타오르던 눈빛도 잊혀지지 않거니와 어떤 작가가 가장 좋냐는 물음에 주저없이 듀나라고 외치는 곽작가님을 보며 우리는 성공한 덕후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외에 박완서 작가를 좋아한다고도 하셨는데.. "도둑맞은 가난"이라는 작품은 정말 맛깔나게 스포일링해주시는 바람에 찾아봐야 되나 말아야되나 고민이 되고 있습니다. 


당꼭결에 실린 연애담에 대해서도 질문을 했습니다. 간단한 질의 응답을 옮겨봅니다. 


문 : 달팽이와 다슬기에 등장하는 아이가 소년인것 같나? 소녀인 것 같나?(이부분은 작가님 질문)

답 : 소녀다.(만화판을 본 사람과 남자들..) 소년 아닌가?(만화를 못본 여자들..) 그렇다. 소년이다. 소년이라고 생각하고 썼는데 원사운드님이 소녀로 그려버렸다. 한편으로 영어강사 윈스턴은 흑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역시 원사운드가 백인으로 그렸다. 


문 : 연애담이 꼭 체험담 같다. 체험담인가?

답 : 들은 이야기도 있고 생각한 것도 있다. 체험담이라고 보기 어렵다. 


문 :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특별한 이유라도? 

답 : 그 당시에 미래의 갈등 요소가 뭐가 있을까..고민하다 잡은 컨셉이다. 요즘에는 너무 많아 식상해 보인다. 


문 : 이야기는 어떻게 만드나?

답 : 기본적인 플롯과 결말까지 다 생각해 두고 써내려간다. 그러다가 캐릭터가 살아나면 놀게 놔둔다. 어떤 작품은 정말 읽을때마다 새롭고 감동적이다. 그런 결말이 좋다고 생각한다.(당꼭결, 모살기)


문 : 당꼭결은 프로포즈하려고 쓴 거 아닌가?

답 : 꼭 그렇지는 않지만 연애할때 쓴건 맞다. 


문 : 가장 애정하는 작품은?

답 : 달과 육백만달러, 당꼭결, 모살기등.. 가장 재미있는 건 역적전이 아닌가 싶다. 


문 : 향후 작품 계획과 작가로서의 포부는?

답 : 5월에 단편집이 나오고 준비중인 장편도 있다. 좋은 글을 쓰는 해피엔딩 전문작가가 좋다고 생각한다. 


문 : 작품속에 등장하는 옥의 티? 같은 것이 있는데 설정인가? 실수인가?

답 : 실수일거다... 


정도의 문답이 오갔습니다. 재미있는 다음 작품을 기약하며.. 작가님 사인을 받고 기념 사진 찍고 마쳤습니다. 


바쁜 일정 쪼개서 재미있는 자리에 함께 해주신 작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준비가 좀 부족해서 진행이라던가 전체적인 분위기가 좀 껄끄럽지는 않았나 반성도 해봅니다. 하지만.. 오늘로써 곽재식 작가의 사인본 세권을 가지게 되었다는 뿌듯함도 있구요. 모임에 오셨던 분들도 좋은 추억 안고 돌아가셨으리라 믿습니다. 


다들 편안히 주무시고 곽재식 작가님 신작 나오면.. 꼭 두권씩 사가지고 한권은 내가 읽고 한권은 주변에 선물하시길 바랍니다.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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