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으론 좋은 평을 별로 못본 것 같아 기대가 크지 않았던 작품인데, TV 무료영화 목록에 들어있는걸 발견했지요. 

어둡고 섹시하고 구질구질하고, 암튼 매력있는 영화였습니다. 

뻔한 이야긴데 남녀 주인공 간의 미묘한 감정적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되는게 인상적이었어요. 

서로에게 끌렸던 감정이 끝내 연민인지 애증같은 거였는지, 뭐때문에 서로 좋아하게는 된건지, 이해할 수 없기도 했지만

현실에서도 당사자들 외에는 도무지 알 수 없는게 대부분의 연애사다 보니 오히려 수긍되는 면이 있었달까요.   

어쨌거나 영화를 살린건 분명히 배우들이더군요. 감독도 배우들한테 많이 고마울 것 같습니다. 

전도연은 말할 필요도 없고, 김남길도 영화 분위기에 어울리는 퇴폐미를 발산하는 듯했고요. 

이송희일 감독의 <후회하지 않아>에서 끈적한 배경음악과 함께 신파극을 열연하던 김남길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더군요.

원래 이정재가 캐스팅 됐다가 부상으로 하차했다고 하는데, 남주인공 역을 이정재가 했더라면 분위기가 영 달랐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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