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학교 지인의 일을 돕기로 했는데 가기전부터 뭔가 짜증이 확 샘솟네요.

갑자기 오늘 전화해서 이상한걸 부탁하고(오늘 저녁 왕복 두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일)...가서도 좀 무리한 일들이 몇개 있을것 같아요. 운을 띄우는데..


저는 난 노예요. 내일 그에게 내 모든걸 바쳐 헌신할 것이오.라는 마음가짐이었는데 갑자기 화가 너무 치밀어 오르는거에요.

아니..이렇게 상식밖인가? 난 도움을 주는 건데 이렇게 배려없이 이러나? 싶은 생각들이 솟아오르며 전화통화중에도 욕지거리가 혀끝에서 맴돌다가 겨우겨우 삼켰어요.


사실 엄밀히 말해 부탁하는 일들. 다 일리가 있어요. 정황상 제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준비들..마무리들이에요. 제가 안하면 너무 소모적인 것들이죠.

이성적으로 이해가 되고 좀 시간이 지나니 그 정도 부탁할수도 있지.싶어졌는데 아까 갑자기 그런 얘기들이 예상도 없이 치고들어올때는 불쾌감과 화가 치미는 감정을 주체할수가 없더라고요.


그러고보니 직장을 다니며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군가의 일에 헌신, 맥락 상관하지 않는 포용같은 감정을 잊게 된것도 같아요.

내 영역과 의례 지켜야하는 권한을 침범하고 들어오는 것에 매우 예민해졌죠. 

정말 오랫만에 앞뒤 재지않고 친구에게 헌신해야 하는 상황이 오니 이 정황들을 그냥 받아들이기가 참 힘들것 같은 느낌.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또 가서 뭔가 부당하다.너무하다.싶은 일들이 생기면 전 또 낮빛이 변해지고 부들부들 떨것 같아요. 주말동안 해야할 일이 계획대로 이성적으로만 돌아갈 일은 아니라서..

그런데 그러고 싶진 않아요.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그냥 마음을 비우고 정말 저는 돕고 싶거든요.


순간의 판단들이 좀 경솔하고, 안에 쌓인 화가 많은건지 밑도끝도 없이 자격지심과 자존감이 이상하게 섞여 부당함을 어필할것 같은데..이 마음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화가 나도 일단 웃자. 무조건 얘기를 들으면 웃고.무조건 해주자. 그리고 돌아서서 혼자 다시 곱씹어보자. 주말동안만...이라는 계획이 잘 지켜질 수 있을까요.

당장 내일인데!

오늘 명상이라도 하고 자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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