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한테 한번 물어봤어요.

강남역 근처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사건과 관련없는 이야기를 하시길래, 다 듣고,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다시 물었더니


모른다는 답을 하더라구요. 잘 모르는 사건이라고요.

그냥 의사로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별로 기대는 안했는데 차라리 이렇게 모른다는 답이 맘에는 들었습니다.



집에 왔다 다시 나가서 도서관을 갔다가

버스로 오는 길이 강남역을 지나가거든요.

거기서 환승하기도 하고 더 가서 선릉역에서 환승하기도 하고 내키는대로


오늘은 강남역에서 내려서 10번 출구로 갔습니다.

사람 꽤 많더라구요. 포스트잇 큰글씨는 멀리서 보이니까 보다가

가까이서 작은 것들 보고


여러가지 말들이 많았습니다.

미안하다는 글도 있고, 사랑한다는 얘기도 있고

먼 지역에서 왔다는 얘기도 있구요.


그러다 집쪽으로 와서 신답역에 한번 들렀는데

전에 왔던 때랑은 다른게 그 안전 때문에 유리를 해놓잖아요.

그게 새로 생긴게 좀 아쉬웠습니다. 어차피 지상역이라 큰 필요는 없을텐데요.


토요일 오후인데도 저 포함 세명밖에 없더라구요.

티비가 좀 시끄러운게 아쉬웠지만

조용한게 티나는게 티비소리가 너무 잘들립니다. 티비 음소거만 하면

정말 좋을텐데요. 그래도 괜찮은 역이죠.



어쨌든 이 사건에 대해선 약간 복잡한 기분입니다.

확실한 감정은 아니지만 약간의 죄책감도 있는것 같구요.

남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감정은 있지만, 뭔가 말로 정리할수가 없다보니

이런말밖에 할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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