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9 21:06
사실 전 끝까지 있지 못하고 구름진 하늘님 말씀처럼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서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 중일 때 세종문화회관쪽으로 해서
뒷길로 빠져나왔습니다. 청계광장에서까지는 경찰개입 없었어요.
청계광장은 사실 너무 비좁았습니다. 옆에는 상인들이 텐트치고 장사까지 하고 있었고 중앙에는 청계천이 가로막혀 있어서
집회 장소로는 확실히 광화문 광장이 필요했습니다.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울만큼의 인원이 넘쳐났으니까요.
근데 주최측에서 어디까지 가자는 이야기를 정확히 못들었습니다. 얼핏 "청와대"라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전경버스들이 앞을 막는거 같았는데 앞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종로경찰서장이라고 하면서 "여러분은 집회장소를 벗어났습니다."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군중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고 계속 전진하고 있었어요. 그 때가 8시 20분쯤, 전 뒷길로 돌아돌아 집으로 간신히 도착했으나
하마터면 집에 못올뻔 했습니다. 이미 물샐 틈없이 전경버스가 길목마다 막아서고 있었고 전경들에게 집에 가겠다고 싸우는
사람들과 서있다가 중앙도로 전경버스 사이로 간신히 빠져나와서 집으로 왔어요.
네, 전 청와대까지 같이 갈 수는 없었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나오신 분들 꽤 되던데 걱정되더군요. 어떤 부부는 어린아이 유모차까지 끌고 나왔는데 무사히 집까지 갔을른지.
피켓은 턱없이 모자라서 거의 대부분은 받지 못했습니다. 깔개는 사가지고 갔지만 1시간 넘게 그냥 청계광장에 난간에 매달려 서있었어요.
앉을 수가 없을만한 상황이었고 전 피켓도 촛불도 없이 그냥 같이 맨주먹으로 소리만 질러댔습니다.
정치인 중에 그 자리에 나온건 노회찬 의원(아쉽게도 소개가 없었으나 그 목소리때문에 모를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속시원하게 말하고 가장 큰 환호를 받았던건 이재명 성남 시장이었죠.
대학생들, 철도노청 간부들,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나왔습니다. 대학생들은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고
11월 12일에는 대규모 집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월호부터, 의료민영화, 철도민영화, 성과급 연봉제, 그리고
지금의 최순실 사태까지-아니, 그 자리에서 들었던 말처럼 이게 왜 최순실 게이트입니까. 박근혜 게이트죠.-
사실 그 모든 일에 참 많이 무감각해 졌구나. 많은 일들로 나라가 망가질대로 망가졌는데 이 일들을 잊고 있었네 싶었어요.
경찰들이 전경버스에서 뛰어내리는걸 보면서 청와대로는 가지 못하고 대치하다가 시민들이 집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주최측에서 말했듯이 아무 사고도 없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그러면 청와대로 지금 진입하는건 너무 무리수 아닌가요.)
행진하고 경찰을 만나고부터는 주최측은 경찰들과 대치하는 구도를 만들어냈습니다.
솔직히 그 상황에서 경찰이 곤봉들고 설치거나 물대포쏘면 그때부터 부상자가 날 수도 있는거 아닐까요.
물론 제가 본 상황까지는 경찰들은 방패들고 서서 완전 막겠다는거 외에는 행동은 없었습니다.
평화집회란 무엇일까 싶기도 했습니다.
11월 12일은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하고 흩어졌으면 싶은데 거기를 허가를 내줄지 모르겠습니다.
불법집회라,,,, 뭐가 불법집회일까요. 대한민국은 집회, 결사의 자유가 있는 나라입니다.
마음같아서는 다같이 청와대로 쳐들어가서 박근혜를 질질 끌고 와야 하는건가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고,,, "박근혜는 하야하라, 사퇴하라, 물러나라" 고래고래 소리지르는게 정말 나인가 싶었습니다.
"하야"라는 말을 내 인생에서 하게 될 줄이야. 그건 오직 TV에서 이승만이 물러날 때 들었던 말입니다.
2016.10.29 21:30
2016.10.29 22:13
사실 청와대 앞에서 왜 시위를 못합니까. 뭐가 그렇게 무섭다뎌냐 싶더군요. 누가 폭탄이라도 던질까봐????
어차피 경찰들 경호원들 쫙 다 거기 없습니까. 그 앞에서 구호 외치다 돌아가면 되는겁니까. 청와대를 부수고 들어가려고
하면 제지를 하겠죠. 비겁한 것들. 그렇게 국민이 무서우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피하고만 있으면 장땡인줄 아는지.
2016.10.30 08:08
2016.10.29 21:31
이번 집회는 경찰들도 심정적으로는 참가자들과 같이 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과연 물대포는 등장할 것인가.
2016.10.29 22:14
이번까지 물대포쏘면 정말 민심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갈겁니다. 경찰들도 안쓰럽긴 했는데 겉으로는 아무 표정없이
그저 무감각한듯 서있었어요. 속으로 무슨 생각할까 싶더군요.
2016.10.29 21:38
2016.10.29 22:28
옆에서 보면 그냥 첨엔 농담도 하고 하는 20대 남녀들이었어요. 그리고 중고생들도 지방에서 내려온거 같은데 꽤 있더라구요.
애데리고 온 부모들, 모두 다 그저 하루하루 내 생활하기 바쁜 보통 시민들 아니었겠어요. 그런데 다들 이 추운 날 청계광장에서 소리소리지르면서
이 시간까지-fact TV보니 아직까지 대치중이네요.-경찰과 대치할 때는 이젠 정말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에 이른 것이죠.
2016.10.29 21:43
이미 살수차 배치되고 캡사이신 경고 방송 했다는 뉴스가 뜨네요... 어찌될지.
2016.10.29 22:24
어디에 그런 뉴스가 뜨나요?
2016.10.29 21:48
그렇습니다 사건의 본질은 최순실이 아닌 박근혜 게이트 입니다.
2016.10.29 22:17
꼬리 짜르기에 들어갔는데 근본적으로 원하는건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뒷 일을 도모하는겁니다.
사람들이 박근혜가 내려오면 나라에 뭔 큰 혼란이 올거라고 하는데, 무슨,,, 어차피 이미 식물인간 상태 정부인데요.
여야간에 있는 정치인들이 알아서 짜서 임시정부로 운영하다가 그다음에 대선으로 가야죠. 물론 그동안 수많은
꼴보기 싫은 작태들도 보겠지만요. 어찌되었든 박근혜는 내려와야 하고 구속되어 처벌을 받고 대통령 예우는 모두 박탈해야 합니다.
2016.10.29 22:14
사전에 신고하고 집회를 하고 행진을 하고 그리고 보통은 청와대로 가자고들 하죠. 청와대로 가자는 게 뭐 청와대 때려부수자. 대통령 끌어와서 폭력을 가하겠다. 뭐 그런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그 앞에서 시끄럽게 구호 외치고 거리 점거 좀 하겠다는데 굳이 못 하게 하는 이유야 뻔 한 거고. 문제는 그 자체로 어떤 불법적인 거라고 믿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집회까지는 좋은데 청와대로 방향을 이끄는 '불순한 무리'가 있다고들 하니까요. 심지어 집회 현장에 나오는 정도의 사람들 조차.
전 일이 있어서 못 갔습니다만, 오늘 고생하셨어요.
2016.10.29 22:23
사실 그게 불순하다고 생각은 안했지만 전 무리하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이명박때도 봤고, 그 이후에도 봤고 절대 청와대까지는 더구나 그 규모로는 오면
엄청나게 경찰과 붙어서 싸워야 합니다. 솔직히 죽을 각오로 같이 덤벼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분명히 계속 대치하다보면 경찰측에서 무리한 진압수단을 쓸 가능성이 있어요.
솔직히 평화집회가 가능한가, 이건 힘으로 밀어붙여야 하는건가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경찰차들 보면서 저거 다 밟고 올라가고 경찰들 힘으로 밀고 싶었어요.
어찌나 막는게 화가 나던지. 진짜 헛웃음이 나오데요. 그래, 너네 또 또 전경버스로 여기 쭉~~~다 막아버리면 끝이다 이거지.
-근데 우리는 무기가 없다는거,,,,- 옛날 80년대식 대학생들 시위처럼 돌던지고 화염병 던져야 할 기분이었어요. 그러다가 다치는게 대학생들이긴 하지만요.
2016.10.29 22:36
2016.10.29 22:49
전 고생한거 없습니다.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에 사는 사람이 평생 촛불집회에 안간게
너무 죄책감이 들어서 간 것이고 그나마 중간에 도망쳤는걸요.
2016.10.29 22:45
Fact TV로 생중계를 보는데 시민들이 경찰들에 둘러싸인 채 한사람씩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는게 마음이 울컥하네요.
그리고 미리 도망친 내가 정말 비겁했구나 싶습니다. 지금이 11시가 다 되어가는데요. 특히 20대 젊은이들이 저 자리에 있는게 너무 감동입니다.
2016.10.29 23:42
2016.10.30 08:13
2016.10.30 08:56
2016.10.30 10:37
2016.10.30 10:49
2016.10.30 15:47
최순실도 귀국, 청와대 비서진 모두 퇴진, 거국내각 구성,,, 빠르게 돌아가는군요.
사실은 어제 박근혜 내려오라고 소리소리 질렀는데 이 식물정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가 더 걱정이 되는군요.
다음 집회는 상황에 따라 양상이 많이 달라지겠죠. 한치 앞을 보기 힘들만큼 어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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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청와대, 국회앞등은 시위를 못하게 되있죠. 대부분 시위를 할 곳은 그 두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함인데 말이죠.
국가의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권력자들이 사용할때마다 구역질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