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도 자라고 마음도 자라고

2015.04.01 17:56

Kaffesaurus 조회 수:1368

선물이가 곧 있으면 만 여섯살 생일이다. 지난 가을부터 부쩍 더 커져서 계속 바지만 새로 산다는 느낌이 드는데, 자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한때 아이몸이 세면대에 다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록 작았는데 언제 이렇게 커졌나, 하는 생각을 새록새록하게 된다. 매일 매일 아무 일없이 보내는 사이, 아이의 몸이 자란다. 누가 명령을 내린것도 시작 버튼을 내린것도 아닌데 몸이 알아서 발도 자라나고 키도 자라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위해 자라나 준다. 며칠전에 이를 닥아 주다 보니 어느새 이 사이에 틈이 벌어져있다. 아,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게 아구도 자라나는 구나, 하고 깨닫자 참 우리 몸이 자라나는 게 새삼스럽게 신기롭다. 아이가 여섯살이 된다고, 18살이면 집에서 독립할태니 난 누구랑 같이 살 시간은 이제 12년 밖에 없네, 6년도 빨리 지나갔는데 12년도 엄청 빨리 지나가겠지 거기다 10대의 반항까지 끼어서, 라고 푸념을 하자 옆에서 누구는 웃는다. (이럴 때 라벨의 피아노콘서트 G메이저, 2악장을 들으면 참 쓸쓸하다).


 지금까지 생일 파티란 걸 해본적이 없는데 올해는 해주기로 맘을 꽤 오래전에 먹었었다. 그런데 지난 1월 부터 물어봐도 아이의 반응이 영 별로다. 파티에 대한 관심이란게 없어 보이는 선물이. 할까 말까, 한다면 몇명을 초대해야 하나, 누구를 초대해야 하나 계속 생각하다가 그냥 엄마 맘으로 선물이랑 가장 친한 친구들, 우리를 초대했던 친구들을 불러 점심 + 케익을 먹기로 했다. 아이보고 시리, 카밀라, 닐스, 악셀, 알바르가 온다고 말하고는 누구 더 부르고 싶니? 라고 물으니 이때까지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아이가 놀랍게도 응 이라고 답을 한다. 누구 ? 라고 물으니까 이번에는 더 놀랍게도 에리카 라고 답을 한다. 에리카는 예전에 선물이랑 같이 유치원을 다녔지만 지금은 다니지 않는다. 난 은근히 함푸스나 엘빈처럼 지금 가깝게 노는 친구들을 말할 줄 알았는데, 함께 다닐 때고 그렇게 친하지 않았던 에리카를 불러야 한다는 말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해 보니 에리카는 바로 카밀라의 언니다. 카밀라를 데리러 엄마가 올때 종종 같이 오기도 한다. 선물이 눈에 둘은 함께 있는데 둘중 하나만 초대하는 건 좋은 행동이 아닌가 보다. 마음이 너무 예쁘다. 


아구도 자라고 마음도 자라고, 엄마보다 더 큰 사람이 되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3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11517
92706 EBS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8] underground 2015.04.17 2032
92705 만화3 [13] 말하는작은개 2015.04.17 1683
92704 죽어서 우승한 경마 기수 [3] 가끔영화 2015.04.17 1198
92703 [영화제목질문] 여주인공 극중 가명이 제목인 외국 영화. 제목이 생각이 안나요 [2] 꿀푸는푸우 2015.04.17 897
92702 스타벅스 보고쿠폰 나눔 합니다. 다펑다펑 2015.04.17 413
92701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악명을 들었습니다 외 [1] canleyvale 2015.04.17 1835
92700 듀나인) 아프리카 여행갈 때 준비해야 할 게 있나요? [14] underground 2015.04.17 1611
92699 답정너의 극치 신은 죽지 않았다(God's not dead) [3] 모르나가 2015.04.17 2327
92698 [회사바낭유머] 백일권씨 [2] 여름숲 2015.04.17 1054
92697 [질문] 대만 여행 관련 질문 드립니다. [8] 네오바람 2015.04.17 1034
92696 스타워즈 소식은 들리는데 왜 쥬라기 공원 소식은 안들릴까요.. [5] 그람마 2015.04.17 1011
92695 [모집] 세월호 슬픈도전 모여서 갈까요? [2] 異人 2015.04.17 1016
92694 김인성씨 사과문 [6] 겨자 2015.04.17 2972
92693 장동민 기사의 원출처, 유튜브를 처음 올린 사람은 누구였을까 [21] catgotmy 2015.04.17 3045
92692 날씨가 좋네요. [4] 말하는작은개 2015.04.17 783
92691 하이틴 무비 [1] 가끔영화 2015.04.17 508
92690 오늘자 조선일보 1면 [4] 닥터슬럼프 2015.04.17 2168
92689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in 서울 [6] 닥터슬럼프 2015.04.17 2829
92688 [바낭] 창세기전이 죽었습니다 ㅠㅜ (창세기전4 플레이 영상 재중) [7] 로이배티 2015.04.17 915
92687 스타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 2차 예고편 [11] 컴포저 2015.04.17 185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