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2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작년 3월 북미에서 개봉해 600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아무리 기독교 관련 영화가 많이 나오는 미국이라고 해도 저정도로 흥행하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은데, 도데체 뭘 어쨌길래 저렇게 흥행한건가 싶었습니다.


영화는 오로지 예수쟁이들을 위한 답정너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애초에 이 영화에서 야훼를 안믿는 자들은 나쁜놈, 멍청이로 나온다니까요. 무신론자 교수, 무슬림 집안의 아버지, 인터넷 기자, 사업가 중에서 제대로 된 캐릭터는 아무도 없습니다.


학생과 교수의 제대로 된 논쟁이요? 그런거 없습니다. 학생은 성경 구절을 운운하고 현실의 창조론자들이 하던 레퍼토리를 반복하는 수준이고, 교수는 애초에 신자였다가 어머니가 죽어서 신을 증오하게 되었다는 설정이니 말이죠.


목사와 선교사 콤비가 렌트카를 몰려다가 시동이 안걸리는 에피소드는 이거 참 무안단물이라도 발라주고 싶었습니다. 시동이 걸리는게 설마 기적이라는 그런 의도임이 분명합니다.


마지막에 CCM 콘서트장에서는 공연 시작 전 암에 걸린 인터넷 기자가 CCM 멤버들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어느 멤버 왈 "당신도 신을 믿고 싶어하잖아요" -_- 이 말에 바로 인정하고 멤버들과 손을 잡고 기도를 올립니다.


그리고 가장 어이없고 헛웃음이 나오는 장면은, 교수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목격자인 목사가 응급조치를 취하는가 싶더니 갈비뼈가 폐를 눌러서 가망이 없다는 둥의 판단을 멋대로 하고 바로 전도를 시도합니다. 교수가 죽기 전까지 어떻게든 '믿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려고 개소리를 시전하는 꼴이 참...


그리고 콘서트장에서 트위터로 "God's not dead" 퍼뜨려 주세요 하는 꼴은 이래서 주류 개신교가 (주)예수 소리 듣는거라는 생각 뿐입니다.


엔딩 크레딧에 40여건의 대학에서 벌어진 종교 논쟁 소송 사례가 나오는데 뭐 어쩌라는건지.


예상했던 것처럼, 답은 정해져있고 너는 믿으면 된다는 전형적이고 뻔뻔한 종교영화 맞습니다. 긴급조치 19호나 더 룸이나 문차일드도 이것보다는 '덜' 짜증날거에요.



기독교 소재 영화(물론 도그마 같은 영화는 있을 리가 없고요) 북미박스오피스 순위를 보니 1위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2~4위는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5위는 천국에 다녀온 소년(Heaven is for real), 6위가 신은 죽지 않았다, 7위 '선 오브 갓'입니다.


올해 3월에는 '두 유 빌리브'라는 제목의 영화가 개봉했는데, 흥행은 기대 이하인가 봅니다. (숀 애스틴과 미라 소비노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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