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이먹기 전에 제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살았습니다. 마눌님도 말만 하지 말고 빨리 실행에 옮기라고 닥달하고, 심지어는 초딩 딸까지 언제 책쓰냐 돈벌어서 선물 사줄거냐 묻는 지경에 이르렀네요. 체면 더 구겨지기 전에 올 여름에는 책의 초안을 잡아 보자, 맘을 굳게 먹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팔리는 책을 쓸 능력이 된다면, 책을 꾸준히 쓰는 작가의 삶을 사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하지만, 능력이 안되잖아, 이제 첫 도전을 해 봐야 아는 거지요. 


이런 저런 생각끝에, 제가 잘 알고 좋아하는 토픽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인터뷰 분야, 특히 구직 면접이라든가 자기소개서나 레주메 쓰는 쪽에 10년 가까운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영어 인터뷰에 강점이 있습니다. 근데 한국에서 영어 인터뷰 관련 서적 수요가 얼마나 되는 지 제가 별로 감이 없습니다 (해외생활한 지 15년이 넘어갑니다). 작년 교보문고에 다녀온 와이프님 말로는 쓸만한 영어 인터뷰 서적이 거의 없더라는데, 어쩌면 수요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는 거 잖아요. 여기 듀게에 오시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네요. 쓸라면 쓰겠는데 안팔리는 책을 일부러 고생해서 쓰고 싶진 않거든요. 


두 번째로 잘 쓸 수 있는 분야라면 발표, 스피치, 혹은 스토리텔링에 관한 건데요. 검색을 해 보면 이쪽에 더 많은 책들이 존재하는 것같더군요. 제가 별 다를 거 없는 책 하나를 더 얹어 봐야 티도 안날 것같은데, 좀 유니크하게 스탠드업 코미디언에게서 배우는 스토리텔링 스킬, 뭐 이런 주제로 책을 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언젠가는 스탠드업 코미디에 관한 책도 써 보고 싶은데, 한국에서 스탠딩 코미디가 워낙 미미한지라 읽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어요. 하지만 스토리텔링이나 스피치 쪽으로 연결시켜서 스탠딩 코미디를 다룬다면 나름 한국 독자들에게도 먹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떨까요?


둘 다 책을 쓸만큼의 애정과 컨텐츠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둘 다 한 번에 할 수는 없으니 일단 한 쪽부터 우물을 파야 하겠지요. 이쪽에 조금이라도 관련 경험이나 식견이 있으신 유저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은 의견을 주신 분들에게 혹 압니까? 내년에 제 책을 선물로 보내드릴 수 있을 지... 미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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