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3 22:33
보통 8시 경에는 애들을 다 눕히고 재우려고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아직 낮잠을 자는 두 녀석은 좀 뒤척이다가 잠들고
맏이는 태권도를 다녀온데다가 낮잠도 안자니 누우면 바로 기절하지요.
그런데 요즈음 큰 아이의 하루 마무리는 혼자 조용히 책 읽는 시간을 가지는 겁니다.
혼자 책 읽게 하려고 작년에 한글을 가르쳤는데도
엄마가 읽어주는 걸 더 좋아했는데
동생들 탓에 산만하고 엄마도 읽어줄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인지
요새는 그냥 혼자 읽는 걸 더 좋아하네요.
오늘은 동생들을 일찍 재우고
맏이가 책읽는 옆에 앉아서
저도 같이 책을 읽습니다. 듀게에서 추천받아 어제 바로 주문한
권정생 선생과 이오덕 선생의 서간집이 왔거든요.
아이와 함게 취미를 공유할 수 있다니 좋네요.
전 집에서 노는 걸 좋아해서
책읽고 혼자 뭐 만들고 정리하고 널부러져 있는 걸 즐기는데
맏이가 절 닮았어요.
여름이 오면 수영을 가르쳐서 주말에는 같이 수영을 가면 좋겠어요.
아직은 몇 년 더 있어야 자유롭게 온 식구가 움직이겠지만
세월이 가는 것이 야속하기만 한 것은 아닌게
이런 즐거움도 생기기 때문이겠지요.
중학교 때 체육선생님이 그러셨거든요.
너희들은 나이먹으면 다 싫을 것 같지?
나이먹는 것도 좋아. 그 나이마다 좋은 것들이 있거든.
그래요. 가끔 아이들 크는 거 보면
내 젊음이 조금씩 사그라드는 것 같아 서글프지만
좋은 것도 있어요. 그 나이마다 말이죠.
2015.05.14 00:48
2015.05.14 10:41
2015.05.14 11:08
글만 읽어도 따뜻하네요.
2015.05.14 17:12
체육선생님 말씀이 좋군요. 항상 젊음이 좋은거고 나이드는건 사그라들고 상실해 가는거라는 세간의 생각이 저는 싫어요. 나이대마다 다 삶이 있고 더 좋아지는 것들이 많은데.
저는 어울리는 친구들이 대부분 저와 나이차이가 나서 걔들이 놀려대는데, 내가 진짜 싫으면 속상하겠지만 어릴 때보다 못한건 없다고 생각하니 그런 농담들에 웃으며 대꾸할 수 있더군요.
젊은거 거 뭐 떫은 풋사과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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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따사한 이야기 너무 좋습니다.
귀여움이 몰려와요 큰아이
체육선생님 말은 이제사 내가 몰랐던 말이 된거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