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잡담....

2015.06.03 12:21

조성용 조회 수: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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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차이나타운]은 딱 예상한 정도만큼 성과를 올린 가운데 의외로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이야기 설정이야 다른 영화들에서 많이 접한 것이지만, 두 여성 캐릭터들을 통한 장르 변주는 꽤 흥미로울 뿐더러 이를 갖고 상당히 좋은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만합니다. 물론 제작 후반 동안 어설프게 바꾼 영화 제목이 거슬리는 가운데 이야기와 캐릭터 면에서 살짝 모자란 감이 없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개성을 갖춘 가운데 김고은과 김혜수에게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준 점은 인정해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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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영]

 노아 바움백의 신작 [위아영]의 주인공 커플 조쉬와 코넬리아는 40대에 들어선 뉴요커 커플입니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조쉬는 몇 년째 자신의 프로젝트에 하염없이 매달리고 있는 가운데, 코넬리아는 프레더릭 와이즈먼 급의 다큐멘터리 영화 거장으로써 존경받아온 아버지를 위해 가끔 일하고 있지요. 몇 년 전에 아이를 가지려고 했지만 결국 포기했던 이들은 그냥 자유로운 커플로 일상을 보내고 있어왔는데, 그러다가 그 둘은 어느 날 20대 커플 제이미와 다비를 만나게 됩니다. 처음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같이 잘 어울렸지만, 장인의 명성에 압박을 느끼곤 하곤 하는 조쉬가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려는 제이미와 함께 제이미의 어떤 개인적 프로젝트에 같이 작업하는 동안 주인공들 간에 서서히 불협화음이 생기기 시작하지요. 바움백의 전작 [프란시스 하]처럼 [위아영]도 가볍게 발랄하게 굴러가면서 소소하게 웃기는 순간들을 만들어 가고, 배우들의 좋은 연기도 볼만합니다. 이미 [그린버그]에서 바움백과 협연한 적이 있는 벤 스틸러가 나오미 왓츠와 함께 자아내는 자연스러운 연기 호흡도 재미있지만, 애덤 드라이버와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상대 커플 연기도 든든합니다. 이들 중간에 있는 30대로써 전 이들을 번갈아 보면서 낄낄거렸는데, 10년 후에 다시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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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쉬]

 스티븐 달드리의 신작 [트래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시티 오브 갓]과 [슬럼독 밀리어네어] 사이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오스카 후보 다큐멘터리 [웨이스트 랜드]에서 보여 졌던 광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쓰레기 매립장에서 어린 소년 라파엘은 여느 때처럼 동네 사람들과 함께 막 트럭들에서 쏟아진 쓰레기 더미들을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한 지갑을 발견합니다. 경찰이 현상금을 내걸고 그걸 찾으니 그와 그의 친구들인 가르도와 랫은 그 지갑을 잠시 감추기로 하지만, 그 때문에 그들은 부패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되고 그런 동안 영화는 그들을 따라가면서 이곳저곳들을 둘러보지요. 앤디 멀리건의 원작 소설을 안 읽어봐서 각색을 잘 했는지는 모르지만, 영화는 그다지 제 관심을 잘 끌 수 없었습니다. 아역 배우들 연기야 나무랄 데가 없고, 화면에 담긴 지역 분위기도 생생하지만, 정작 이야기는 늘어져만 가니 영 몰입하기가 힘들었거든요. 이야기 속 미스터리도 그리 잘 다루어지지 않았고 특히 절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스포일러이니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별로 믿겨지지가 않더군요. 언젠가 듀나님께서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솜사탕에 비유하셨는데, [트래쉬]는 이에 비하면 밍밍한 솜사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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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모 블로거의 같잖지도 않은 리뷰 인용 

 

  ““Mad Max: Fury Road”, indubitably the best work in the Mad Max series, is a superb action film fully charged with enormous vigor and sparky excitement to overwhelm you to the very end. Mixing old and new elements together in its volatile concoction, this superlative sequel is the magnificent return with vengeance from a director who set a new standard for action films more than 30 years ago, and his stupefying artistic/technical achievement reminds us that many Hollywood blockbuster action films dream too small as aiming too low in these days.”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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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tang]

 지난 달 42세의 젊은 나이에 갑자기 사망한 인도계 미국인 감독 프리샨트 바르가바의 유일한 장편 영화 [Patang]은 인도의 아마다바드 시에서 매년 열리는 연날리기 축제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축제 기간 동안 델리에서 가족을 방문하러 온 한 부녀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고 섬세하게 쌓아가는 동안 영화는 다큐멘터리에 근접할 정도로 축제 분위기를 매우 생생하게 잡아내는데 (바르가바는 본 영화를 위해 무려 7년간의 노력을 기울였는데 도시 분위기를 좀 더 잘 파악하고 포착하기 위해 아마다바드에서 3년을 보냈다고 합니다), [연을 쫓는 아이]의 한 중요 장면을 좋아하셨다면 아마 이 자그만 독립영화도 많이 즐길 수 있으실 겁니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분명 재능 있는 신인 감독이었던 바르가바는 정성어린 수작 한 편을 남겼고 그 점으로도 충분히 기억될 만합니다.  (***1/2)  


 P.S.

  유감스럽게도 영화는 아직도 DVD/블루레이 출시가 안 되었지만, 정식 스트리밍/다운로드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https://vimeo.com/ondemand/patang/50708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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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t Stop]

 텍사스의 한 마을을 무대로 한 [Pit Stop]은 조용하고 절제된 퀴어 드라마 영화입니다. 전 아내와 사이좋게 지내는 가운데 여전히 남편 비슷한 위치에 놓여 있는 게이브는 최근 유부남과 사귀다가 안 좋은 결과를 맞아 낙담합니다. 에르네스토의 경우, 그는 얼마 전 혼수상태에 빠진 옛 애인을 잊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 사귀었다가 결국 결별하게 된 새 애인은 아직도 그의 집에 눌러 앉아 있지요. 영화는 같은 한 마을에 살고 있는 게이브와 에르네스토 이 둘 사이를 오가면서 이들이 어떻게 결국 서로를 만나게 되는 지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는데(이게 스포일러라고 불평하실 분은 없으시지요?), 이야기보다는 캐릭터에 더 중점을 두는 동안에 별다른 극적 전개는 없지만, 공들인 캐릭터 묘사와 좋은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라스트 픽쳐 쇼]가 절로 연상되는 그 고독한 분위기 덕분에 영화의 짧은 상영 시간은 좋은 의미에서 느긋하게 흘러갑니다. (***)      


 P.S.

 이 영화도 Vimeo.com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https://vimeo.com/ondemand/pitstop/116649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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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 

  번역 자막 문제 때문에 그냥 나중에 볼까 생각했지만, 주변에서 좋은 평들을 듣고 결국 그 망할 자막을 최대한 의식하지 않고 본 [스파이]는 의외로 많이 빵빵 터지면서 본 영화였습니다. [겟 스마트] 등 여러 다른 영화들이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줄거리야 새로울 게 없지만, 감독 폴 페이그는 이야기에 부지런하고 영리하게 코미디와 액션을 던져대고, 개성 만점의 코미디언 멜리사 맥카시는 이야기와 캐릭터에 꾸준히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주드 로, 제이슨 스테이텀, 로즈 번, 앨리슨 재니, 바비 캐너베일, 피터 세라피노위츠, 그리고 미란다 하트도 조연배우로써 각자 역할을 다하면서 나름대로 웃음을 자아내는데,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막가파 스타일로 밀어 붙이면서 폭소를 자아내는 스테이텀, 참으로 도도하기 그지없는 (실례합니다) X년 악당 연기를 능청맞게 펼치는 번, 그리고 수전의 엄벙하지만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직장동료를 맡은 미란다 하트가 특히 눈에 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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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다]

 한 탈북자의 힘겨운 삶을 그린 [무산일기]로 인상적인 데뷔를 했던 감독 박정범의 신작 [산다]는 또 다른 고단한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하류층 주인공이 매일매일 살아가기 위해 힘겹게 몸부림치는 그 암담한 모습을 무려 170분 가까이 되는 상영 시간 동안 봐야 하는 건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니지만, 영화는 상당한 사실감과 흡인력이 있는 가운데 그 긴 상영 시간 동안 구차한 변명이나 눈물 없이 우직하게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갑니다. 후반에 가서 이야기 전개가 산만해지는 게 눈에 띠고, 조연 배우들 몇몇의 연기가 어색한 티가 나지만, 매우 인상적인 작품인 건 변함없습니다. (***1/2)


P.S.

 주인공의 조카를 연기한 신햇빛은 [차이나타운]의 김수안처럼 올해의 기억할 만한 한국 아역 배우 연기들 중 하나를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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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뢰한]

 [차이나타운]처럼 [무뢰한]도 보기 전에 참 뻔한 영화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 다 너무나 익숙한 유형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는 게 처음부터 확연히 보였거든요. 불행히도, 주어진 틀 안에서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해보면서 나름대로 신선한 구석을 보이기도 했던 [차이나타운]과 달리 [무뢰한]은 그 어떤 깊이나 개성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밋밋한 인상을 남기면서 절 많이 실망시켰습니다. 전도연이야 든든하지만 본 영화는 이 배우의 최고 순간은 절대 아니고, 김남길은 참으로 심심한 캐릭터에 발목 잡혀 있고, 다른 출연배우들도 여러 모로 문제 많은 엉성한 각본 탓에 그리 잘 활용되지 못한 편입니다. 참고로 작년에 나온 중국 영화 [백일염화]가 비슷한 설정을 갖고 더 좋은 결과물을 내놓았는데, 차라리 그 영화를 대신 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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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랜드]

브래드 버드의 [투모로우랜드]는 장점들이야 여기저기 있지만, 단점들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예고편에서 보여 진대로 좋은 시각적 볼거리들을 제공하면서 우리의 흥미를 잡지만, 너무 많은 걸 하려다 보니 후반부에서 슬슬 덜컹거리기 시작하고 전반적으로 불만족스러운 인상을 남기는 편이지요. 어쨌든 간에, 영화는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처럼 욕먹기엔 좀 아까운 결점 있는 작품인 가운데 그리 나쁘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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