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5.07.30 00:33

여은성 조회 수:877


 1.이상하게 밤거리를 떠돌다 돌아오면 뭔가 떠들어보고 싶어져요. 그래서 트위터 아이디를 만들었다가 귀찮아서 다시 지우곤 해요. 그리고 그냥 편하게 듀게에 쓰고, 나중에 SNS를 하게 되면 듀게에 쓴 글 중 SNS에 올릴만한 건 옮겨둬야지 하고 여기다 쓰곤 하죠.


 2.흠...늘 일부러 2정거장쯤 떨어진 곳에서 택시에서 내려서 2정거장 정도는 일부러 걸어오곤 해요. 사실 반대로 해도 될 거예요. 놀던 곳에서 2정거장 정도를 걸은 뒤 택시를 타고 문앞까지 올 수도 있죠. 하지만 늘 택시 먼저, 걷는 걸 나중에로 하고 있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물 입자가 떠도는 듯한 공기를 마시며 걸으면서 늘 하던 생각을 했어요. 탈옥을 궁리하는 거죠. 이 분야-탈옥-의 대선배라고 할 수 있는 EXID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요. 아, 그러고보니 내일은 EXID의 쇼타임이 하는 날이예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모든 스케줄을 어그러뜨리더라도 EXID의 쇼타임이 하는 그순간에는 TV앞에 앉아야만 하죠. EXID를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과거의 우울했던 시절의 그들의 표정과, 쇼타임에서의 빛 반사판을 대고 고화질 카메라에 찍히며 좋은 메이크업을 받고 행복해하는 그들의 표정을 비교해보며 배움을 얻어요. 감옥에서 탈옥해 새로운 신분을 얻고 스스로를 재정의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3.뭐 오늘은 예전에 탈옥했던 감옥 중 하나에 대해 써보기로 하죠. 


 제가 다녔던 학교는 시험이 한달에 한번있었어요. 그냥 쪽지시험같은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시험이요. 그러니까 한학기에 중간고사 중간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있는 거죠. 쪽지시험은 당연하다는 듯 거의 매일 있었고요. 힘들고, 하드했죠.


 그런데 문제는 어느날 중간고사에서 올백을 맞았어요. 기뻐할 일이지만 그순간 감옥에 갇혀버린 거죠. '올백 감옥'이라는 감옥에요.


 '올백 감옥'이라는 건 '전교 1등 감옥'보다 있기 힘든 곳이죠. 등수따위는 상관없이 모든과목에서 한문제도 안 틀리고 계속 맞춰야 하니까요. 사실 문제가 많아지면 아는 문제도 한두개씩은 틀리곤 해요. 아는 문제를 틀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선 검토를 하는 정도로는 모자라죠. 미칠듯한 속도로 문제를 풀고, 다시 첫문제로 돌아가 다시 풀고, 또다시 첫문제로 돌아가 다시 푸는 거예요. 남들이 시험을 한번 보는 동안 저는 시험을 세번 보는 거죠. 


 그렇게 계속 올백 행진을 하는데...시험이 한달에 한번 페이스라 사실상 한학기 내내 시험기간이나 마찬가지였어요. 매달 시험을 치르고 성적표가 나올 때 올백을 확인하면 기쁨이 아니라 아주 잠깐 안도감이 들었어요. 그렇게 3초 정도 안도감을 느낀 후, 곧바로 다음 시험에서 올백을 받지 못하면 세상이 산산조각나버릴거 같은 공포감이 들어서 미친듯이 공부했죠. 올백을 못 받았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이 안 되어서 무서웠거든요.


 그러다가 어느날 한과목을 백점을 못받았어요. 다른 과목은 백점이었지만 어쨌든 국어 한과목이 백점이 아니라 올백이 아닌 거였죠. 그리고 올백을 못 받은 이유를 하나하나 복기해 봤어요. 너무 많았죠. 지난 한달동안 열심히 공부했지만 완벽하게 열심히 하지 않았던 순간이 너무 많았어요. 그 소홀했던 순간에 채우지 못한 작은 조각 하나가 이런 결과를 초래한 거 같았죠. 그때 올백을 못 받아서 크게 혼나고 매도당하기까지 했던 일은 여기다 쓰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마지막 발악으로 다음 시험에서 한번 더 올백을 맞은 후 다시는 올백을 맞지 못했어요. 왜냐면 어차피 기록에 스크래치가 난 이상 이제 올백을 맞아봐야 무의미한 거였거든요. 한 시험에서 3번씩 푸는 짓도 더이상 하지 않았고요. 그다음 시험부터 점점 틀리는 개수가 많아지다가 15개씩 틀리기도 했는데...별로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저에겐 한문제를 틀리든 15문제를 틀리든 다 똑같이 느껴졌거든요. 


 4.휴.


 5.언젠가 수능 수험경험도 기회가 있으면 써보고 싶네요. 초등학교 졸업 후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공부를 안 했어요. 수능시험장에 들어갈 때 초등학교 5학년 때 학력을 그대로 가지고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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