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7 20:45
저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잘 울지 않는 편입니다.
냉혈한(!) 이라서 그렇다기보다는 관객을 울리기 위해 차츰 감정을 몰아가는 그 과정을 좀 못 견디는 편이예요.
하지만 '사도'를 보면서 유아인이나 송강호나 문근영 때문에 아니라 정조 아역을 맡은 어린이 배우 때문에 울컥하길 여러번 했습니다.
제 생각에 아마 성인 정조 역을 맡을 소지섭을 먼저 정한 후 소지섭과 닮은 아역을 오디션을 통하여 추후 캐스팅하지 않았을까 하는데,
그렇게 해서 캐스팅 된 엄지성 아역배우가 눈물몰이를 꽤 하더라구요. 귀여웡...
또 '사도' 속에서 등장하는 한복들은 근래에는 보기 드문 색들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제가 관련업계에 종사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복식을 좀 유심히 보는 편인데 최근 천편일률적으로 화려하고 쨍한 한복들만 보다가,
간만에 톤다운된 녹두색, 장색 한복에 저고리 깃에 놓인 옛스러운 수들을 보자니 1980년대의 '조선왕조 오백년'이 생각나더군요.
반면 아녀자들의 머리 위에 올린 첩지 모양이 유별나서 그게 좀 의아했구요.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배우들 메이크업도 전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궁중여인들 얼굴에 색조는 커녕 피부표현도 굉장히 거칠게 되어있었구요
그 와중에 유아인 피부가 제일 좋더군요.
근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는 가채나 한복, 노리개 같은 장신구들을 굉장히 블링블링하게 연출하느라 어떨땐 좀 뜨악한 경우도 많았는데(대표적인게
최근 '상의원'에서 중전 저고리 동정에 진주알들을 빼곡히 바느질해놓은거 보고 놀랐어요),
요즘에는 그런 경향이 조금씩 사라지는것 같기도 합니다.
문근영은 이번 영화에서도 팔자 눈썹 연기만 주구장창 합니다.
좀 더 강단 있는 혜경궁 홍씨를 기대했는데 그냥 가을동화 은서 정도..
2015.09.17 21:00
2015.09.17 21:21
전 영화 보면서 잘 우는 편인데 어제 사도 보면서 세손 역의 어린이 열연에 끅끅 거리며 봤어요 ㅜㅜ
세상에 어린 것이 저렇게 피눈물 흘리며 아비를 살려달라 하는데 ㅜㅜㅜㅜㅜㅜ
반면 사족이 너무 길어서 어린 세손 연기로 흘리던 눈물이 그새 말라버리는 역효과가....에필로그는 좀 줄였어도 됐을 거 같아요.
2015.09.17 22:35
아.. 저두 진짜 2시간 내내 끅끅거리며 봤네요. 휴지를 왜 안챙겨왔을까 후회했을정도로..
초반부터 울기 시작했어요. 으아...
극장 내 다수가 다 훌쩍거리며 보더라구요. 나만 슬픈게 아니야, 안심을..
굉장히 뚝심있게 흘러가던 영화가 에필로그에서 좀 바람이 빠지는것 같아 저도 아쉬웠어요.
하지만 영화 자체는 좋았습니다. 정말..
유아인은 이카루스처럼 날아오르더군요. 계속 유아인의 잔상만 남아요.
관 뚜껑이 열릴때의 그 표정이요.
유아인때문에 한번 더 보고싶어요.
2015.09.1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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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홍 씨는 어쩌다 제 머리에 청승지존으로 박혀 버리는 바람에 내내 이미지가 그렇네요.어디선가 '얼굴이 고정돼 버린 역사적 인물'이란 글을 본 적 있는데요 (ex: 이방원=유동근) 저한테 혜경궁 홍 씨가 그래요.
간택될 무렵 어린아이였을 때 이재은-십대 이주희-이십대 이후 하희라로 얼굴이 고정돼 버렸죠. 홍국영이 주인공이었던 다른 드라마에서 노년은 정영숙 씨가 맡았었는데 다들 울먹울먹했어요. 문근영도 청승라인으로 꽤 어울리네요.
좋게 말하자면 꽤나 현실적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계산 꽤나 빨랐을 사람같은데 얼굴을 지우기가 어려워요.
저게 워디여 싶은 한복이며 세트때문에 요새 사극을 좀 멀리하는 중이지만 사도 의상이 그렇다니 또 구미가 당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