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사람되기

2016.04.09 22:28

10%의배터리 조회 수:1826

전 애초에 농담을 잘하거나 유쾌한 사람이 아니에요.
어릴땐 나름 센스있는 농담을 잘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이가 들고 어쩔 수 없이 저의 24시간은 육아와 일만으로도 벅차게 되어 항상 바쁘고 지쳐있죠.
sns에 쓸말이 없어서 안했는데 오늘에서야 진짜 이유를 깨달았어요.
전 남들과 공감할만한 컨텐츠가 전혀 없다는걸요.
그래서 대화를 할 때에도 재밌고 즐거운 얘기꺼리가 없어요.
대학 때만해도 내 인생은 시트콤에 준할만큼 웃긴 사건들이 매일 있었는데
어느새 다 없어졌어요.
그냥 문서에 파묻혀서 일만 하죠.
파트너들에게 빨리 자료 등을 달라고 재촉하고 닥달하면서 나쁜년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저 여자는 정말 융통성도 없고 깐깐하게 정석대로 일만 하고 재미도 없어,라는 게 들리는 거 같아요.
요즘은 아이를 보는 것 외엔 아무런 낙이 없네요.
그렇다고 일이 싫다거나 한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이 일을 굉장히 즐거워하며 하고 있죠.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커서 심장이 쥐어짜이는 것 같지만, 그래도 재밌으니 정신없이 파묻혀 일하는 거겠죠.
완벽하게 일을 끝내고 난 후 성취감도 크구요.
그런데 일은 사람이 아니잖아요.
전 사교성이 매우 떨어지는 여자라 아마 승진에는 한계가 있겠죠.
그리고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할때 일 얘기외엔 할 얘기도 없고 재미도 없는 저 자신이 참....그래서 겉도는 것 같아요.
담배를 피는 것도 아니고 술도 안마시고.
어릴 땐 뭐가 그리 재밌는 얘기꺼리도 많고 웃기고 그랬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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