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6.05.20 13:41

여은성 조회 수:732


 1.요즘은 어깨빵 놀이라는 놀이를 개발했어요. 사실 놀이는 아니지만, 그냥 놀이라는 말을 붙였어요.


 어깨빵 놀이라는 건 마주 오는 누군가와 스쳐지나갈 때 내가 어깨를 비켜줬는데 상대가 당연하다는 듯이 그냥 지나갈 때 시작돼요. 그럼 다시 뒤로 달려가서 다시 그 시건방진 놈과 스쳐지나가는 상황을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가능한 힘껏 어깨빵을 해주면서 지나가는 거죠. 물론 싸움걸듯이 하진 않고 휴대폰을 보는 척하거나 다른 쪽을 보는 척하면서 공격을 해요. 


 확실히 이건 놀이는 아니네요. 놀이라는 건 재미있기 위해 하는 건데 이건 신경질나지 않기 위해 하는 거니까 놀이는 아니죠. 여기서 중요한 게 뭐냐면 내가 어깨빵놀이를 한다는 게 아니예요. 상대와 스쳐지나갈 때 반드시 어깨를 비켜주는 좋은사람이라는 거죠. 사실 그냥 처음부터 어깨빵을 하면서 지나가면 애초에 어깨빵놀이가 탄생할 필요도 없었으니까요.



 2.이 다원적인 세상에선 그럴듯한 관점들과 그럴듯한 말들이 넘쳐나고 있어요. 나도 그걸 잘 써먹는 편이긴 하지만 늘 느끼는 건 아무리 노력해봐야 상대의 동의-또는 그러는 척-를 얻어내는 게 끝이예요. 진짜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게 해주고 내 입장을 강화해주는 건 결국 물질적인 교환뿐이거든요. 잘 얘기하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에 눈을 번득이며 돈 얘기를 꺼내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 지금까지 한 대화는 뭐였던거지?'라는 의문이 들어요. 돈 얘기를 꺼낼 거면 그럴싸한 얘기를 할 필요 없이 처음부터 돈 얘기를 하면 되는거잖아요.



 3.사람들을 만나볼수록 논리나 도덕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체급만이 유일하게 중요한 것 같아요. 대체로 논리나 도덕 얘기를 너무 자주 꺼내는 녀석은 논리나 도덕에 관심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 걸 도구화시키고 무기화시켜서거든요. 

 

 그래서 그런 녀석들이 입을 놀리려 할 때마다 기본적인 사실을 확인해요. 일단 남에게 지랄한 적은 없는지와 세금은 제대로 내고 있는지요.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 사람에게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지 않는 인간이 논리나 도덕 얘기를 들이미는 건 대체 무슨 상황인 건지 모르겠어요.



 4.휴.



 5.일주일이 끝나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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