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3 02:41
오늘회차를 보면서 비로서 고아성이 캐스팅 된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괴물의 소굴로 들어간 소녀, 하지만 그 소굴에서 먹이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끝까지 지켜냈던 캐릭터
그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했네요.
저것들 정말 속물이네....에서 우왁 역겨워! 이런 개쓰레기들!! 하다가
두어주 회차전부턴 소름 돋으며 이런 괴물들이라니! 했는데
오늘은 그 괴물들이 생존하는 아니 천박한 천민자본주의 한국을 어떻게 지배하는지를 보여준 회차였던거 같아요.
먹잇감들의 자발적 복종
맞아요. 닭대가리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도 궁민들이죠.
포털의 이 드라마 관련 댓글중에 적지 않은 서봄에 대한 공격이 있다는군요.
왜 신데렐라를 마다하냐! 머 그런 류의;
괴물에 자발적 복종과 괴물이 우걱 우걱 먹어치우다 남는 찌끄러기들 그 떡고물이라도 받아 처먹겠다고
잘려진 손가락, 발가락, 손톱끝, 눈깔, 콩팥 쪼가리라도 받아 처 먹겠다고 게걸스럽게 자발적으로 복종하고
심지어 괴물을 찬양하는 그런 51%에 의해 닭대가리가 대통령이 되고
지난 선거에서 불법을 저지른 일들이 밝혀지는데도 지지율이 오르고 으하하하~~
풍문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주는 드라마 같습니다.
울면서 진저리치는 서봄과 그 서봄을 달래는 것도 아니고 야단치는 식구들은 또 어떻구요.
언제나 나이브하고 멍청한 중도,진보진영 지지자들 보는거 같더군요.
현실은 정말 짜증나는데 드라마는 보면서 통쾌함을 느낍니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메세지와 절묘하게 형식적 완성도가 끝내주는거겠지만
아마도 작가와 연출의 시선이 선하다거나 혹은 그들이 서 있는 위치가 '올바름'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밀회보다 백배는 칙칙하게 흐르고 있음에도 푹 빠져서 보고 있네요.
작가나 연출이나 정말 대단합니다.
2015.05.13 10:46
2015.05.13 11:12
제가 통쾌함을 느끼는건 대리만족이나 판타지가 아니라.... 일종의 미학적 쾌감인듯해요;
어쩜 저렇게 기발하고 적나라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건지!!
2015.05.13 16:16
2015.05.13 15:53
2015.05.13 16:13
2015.05.13 16:01
저는 이준이라는 배우를 여기서 처음 제대로 봤거든요. 그런데 마지막에 눈물흘리는 장면에서 다시 봤습니다.
그 동안 그 친구는 라디오 스타 같은 데에서 백치미를 뽐내던 캐릭터로만 알고, 지금까지 풍문에서 보아왔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어버버버 하며 부모님한테 봄이를 처음 인사시킬 때는 물론이고, 아버지에게 자기 나름 심각한 반항을 할 때조차도 어설퍼보였거든요) 어제 그 장면은 그 친구가 연쇄살인마로 나왔던 캐릭터(가끔 TV 돌릴 때 봤는데 그 친구가 이 친구인줄 몰랐다는) 맞구나 싶더군요. 아마 작가 내지 감독도 이 두 모습에 이 친구를 캐스팅한 게 아닌가 싶네요.
아마 인상이의 그 눈물은, 그 표정은, 아내를 보내게 되는 아픔 뿐만이 아니라, 자기 안에도 아버지와 같은 괴물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나타난 거겠지요. 저는 이별의 눈물을 흘리는 눈빛이 그렇게 섬뜩해질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아무튼, 귀요미 코스프레를 하던 한정호 부부는 역시 그냥 괴물이었더군요. 그리고 아마 그 아들딸도 그리 자라게 될 것이구요. 드라마의 첫회부터 둘의 이별을 예감했던 저로서는, 제 예감이 지금이라도 뒤집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랄 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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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댓글 달고 싶어서 1년 만에 로그인했어요. 비번도 까먹었다능 ㅠㅠ
이번주 풍문으로 들었소, 정말 대단했어요. 60분이 그냥 훌쩍 지나가더군요. 인상이가 아버지의 상속 제안에 흔들리면서 눈빛이 달라지는 게, 이런게 현실이구나 싶어서 정말 놀랐습니다. 상속자들 - 인상이의 친구 2명과 인상이 동생 포함 - 이 자신들의 부모님의 구림이 싫으면서도, 그 구림이 싫어서 쿨함을 유지하면서도 '상속'에 넘어가는 걸 보면서 무섭기도 했어요. 실제로도 그럴 거 아녀요.
아직까지는 통쾌함을 모르겠어요. 어제 서봄이 우는 장면에서는 그냥 짠함밖에 안 느껴지더군요. 자발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 거의 쫓겨난 형국이잖아요. 당당함이 아닌 불편함에 의한 행동이라는 측면에서 씁쓸하기만 했어요. 게다가 양판석 PD나 작가의 전작들을 보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제 생각에는 씁슬하게 끝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봅니다. (법률사무소가 튼 타격을 입거나, 서봄이 사시에 우수하게 합격해 시부모의 환영을 받는다 등의 극단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
서봄 누나와 사귀는 그 변호사가 지금 캐릭터는 넘 밋밋하고 재미가 없는데, 어떻게든 드라마 종반에서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