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동남아나 남미 같은 나라의 제작사가 그 나라 제작진과 배우로 만들어서 

국내 판타스틱 영화제 같은 데서 상영된 걸 봤다면 더 그럴싸하다고 받아들였을 것 같습니다.


그림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전반적인 연출도 그림을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준수했고요.

요즘 한국영화 세트나 의상 같은 것들은 거기서 거긴데 

이게 무대를 아주 살짝 옮긴 것 만으로 꽤 신선한 분위기가 만들어 진 것 같네요.

그림 좋은 영화 좋아하는 사람한테 추천.

적어도 한국 호러의 고질적 망작 분위기는 아니고

요즘 한국영화들처럼 시놉시스부터 지루한 게 아니라

우왕좌왕한 감은 있지만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즐기면서 만든 것 같은 느낌이네요.


분위기 조성용 호러 장면은 지나치게 신경 긁지 않아서 또 괜찮은 맛이 있었죠.

여러모로 신경 곤두세우는 초반 분위기는 좋았는데 또 호러적인 긴장감은 아니었네요.

여학생들 관계에서 오는 드라마를 좀 더 찐하게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어요.

생각해보면 후반부는 초반 긴장감을 매끄럽게 전환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나름의 어울림이 또 없었느냐 하면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전혀 다른 여러 장르가 생각나더라구요.

어떻게 이런 전개가 나왔을지 이런 전개를 만들면서 작가는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더군요.

마지막을 미리 생각해 두었는지 어찌저찌 봉합이 잘 되었다는 것도 의외.


그럭저럭 좋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어떤 각도에서 볼 때도 금씩 더 했으면, 더 밀어 붙였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운 느낌이 남아요.

설정과 공식, 아이디어 같은 것을 재밌게 가지고 노느라 눈알 그리는 걸 빼먹은 것 같은 인상이네요.

배우들이 다 예뻐서 좋았어요.

박보영은 의외로 이런 역할이 잘 어울리더군요. 

엄청엄청 이뻐 보이고.

이런 이미지로 영화 몇 편 더 찍어주기 바랍니다. 

박보영보다 더 이쁜 배우들도 있었는데 관계자들이 앞으로 잘 써먹어 주길 바라고요.

호러 분위기 담당한 배우는 그 연기하면서 기분이 나쁘진 않았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조금 했어요.

엄지원은 캐릭터를 충실하게 열심히 연기하기는 했지만 깊이 연구했달까 충분히 동화되었달까 하는 느낌은 또 아니더라구요.

그냥 딱 이정도면 되겠지를 설정해 두고 그만큼만 한 느낌이었어요.

 

일본어 비중이 큰 역할은 그냥 일본 배우를 쓰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부제 구려요.

그냥 '경성여자학원' 정도가 적당하지 않았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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