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016.06.28 22:00

이해 조회 수:631

1.

첫 직장에 들어간지 몇 달 됐어요. 제 자리에서 일하게 된지는 두 달 정도.

내가 가진 전문성을 적용할 수 있는 직장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인정도 받기 쉽고, 보상도 좋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근무환경도 나쁘지 않아요.

그럼에도 언젠가는 여기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인생은 길잖아요. 그 시간 동안 매주 40시간을 직장에 바치고, 남은 시간에는 직장에서 몸과 뇌가 완벽하게 작동하도록 준비할 순 없어요.

한 5년 동안 300억 정도 열심히 벌고 남은 시간은 그걸 탕진하며 사는 게 목표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연락주세요.)

요즘 같은 시대에 헬조선에서 배부른 소리인 건 알지만, 배부른 소리란 건 상대적인 기준에서 나오는 말이죠. 저는 제 인생의 절대적인 기준에 관심이 있는 것이고요.



2.

저는 근력 운동을 정말 좋아합니다. 이렇게 말해도 보통 40분 내외 정도로만 하지만, 그 시간 안에서 재밌게 해요. 등 + 이두 / 가슴 + 삼두로 세트를 나눠두고, 번갈아가면서 일주일에 3~4회 정도 합니다.

등 + 이두 운동을 할 때는 풀 업 머신을 이용하고 덤벨 컬을 합니다.

360-270-back-04-01.jpg360-270-back-04-01.jpg276CA35051908EE22F454E

왼쪽이 풀업이에요.

등 근육은 다른 근육이 크기 전의 베이스가 되니 가장 먼저 하라고 해서 집중해서 키우는 편인데, 몇년째 됐지만 쉽게 늘지는 않더군요. 중간중간 길게 쉬게 되는 날이 있어서 그런지. 하지만 이제는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내 헬스장을 이용하게 됐거든요.

사내 헬스장은 대단히 좋아서 거의 호텔 헬스장스럽습니다. 제가 미군용 헬스장도 가보고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이렇게 좋은 곳은 처음이에요. 그래서 운동하는 맛이 있죠.

근육 운동을 좋아하는 건 보상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마치고 난 직후의 업된 기분도 좋고, 샤워 하며 보이는 몸도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운동을 안 하다가 다시 하면 다음날부터 당장 옷 입을 때 태가 다르죠. 근육통도 적당한 수준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습니다. 운동을 하는 그 시간도 온전히 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즐겁고요. 클럽 음악 같은 걸 들으며 하고 있으면, 근력 운동이란 건 정말 집중을 안 하면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타인이고 뭐고 익 소리를 내며 힘을 주게 되죠. 한참 그러고 나서 힘이 기분좋게 빠지면 충만감이 옵니다.

모든 사람이 이렇게 느끼지는 않는 건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걸 근육을 멋있게 키우기 위한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하죠. 근육통을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걸 알아요. 이건 정말 제가 운이 좋은 거죠.



3.

전 어느 정도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정말 떨리고 긴장되는 일인 것 같아요. 만나기 직전이 그 떨림이 최고조가 되는 순간이죠. 항상 어떤 새로운 모임에 가든 가기 이전보다는 간 이후가 좋았어요. 그래서 평가는 항상 평균 이상이었죠.

주말에는 혼자 혹은 친한 사람끼리 시간을 보내는 게 좋습니다. 삶의 가능성의 폭이 줄어든다고는 생각되지만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새로운 모임에 나가는 게 제 분기 행사인 것 같아요.

사실 사람은 정말 많은데, 그걸 머리로는 알고 있음에도 그 중에 좋은 친구를 만날 때까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계속 사람들을 만나는 건 어려운 것 같아요. 거절당하는 상처도 있고, 만나지 않았을 때의 기회비용이 생각날 수도 있고.



4.

직장이란 건 확실히 사람을 바꿔놓는 것 같아요. 직장 이전까지는 저는 분명 인생이 굉장히 많은 갈림길로 나눠질 거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직장을 얻은 순간부터는, 이제 정년 퇴직까지는 이 일상의 변주일 뿐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벌써 드는거죠. 정년 퇴직 후에는 헬조선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제쳐 두고. 좋지만 완벽하지는 않아요. 끊어야 하는 고리입니다. 이미 했던 얘기군요. 두 번 얘기하는 건 그만큼 제게 중요하기 때문이겠죠.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