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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한창 pc방이라는게 생기고, 동전을 넣어서 20분씩 충전하던..그때였을거에요.

학생이었던 전 그 pc방이라는 새로운 문명에 신기해 하면서, 딱히 뭘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앉아서 처음 시작했던 게임이 디아블로1이었어요.

당시 유행했던 pc게임 잡지에서 많이 나왔던 게임이었지만 한국에서 특별히 인기가 있었던건 아니었던것 같고...,게임을 잘알고 나이가 좀 있는 어른들이 즐기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죠.

 

저를 매료했던건 일단 그래픽이었어요.

당시 기준으로 봤을때 디아블로1은 뭔가 굉장히 복잡하고 근사한 그래픽을 가지고 있었죠.

던젼에서 맵을 켜고 돌아다니다보면 뭔가 3d로 복잡하게 구현된 미로를 헤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신기하고 재밌더라고요.

게다가 아! 이게 성인게임이구나 싶을 정도로 과격하게 묘사된 피의 흔적들과 폭력적인 묘사들도 좋았어요.


게임을 진행하면서 절 놀라게 했던건 모션들이었어요.

그러니까 굉장히 다양한 적들이 굉장히 특징적이고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었는데 무엇보다 신비로웠던건 그들의 죽는 자세들이었어요.

뭔가 애니메이션이 튄다! 이건 뭔가 디즈니애니같아! 할만큼 매우 디테일하게 쓰러지는 장면들을 구현했더라고요.

목이 잘리며 뒤로 자빠지는 몬스터가 특히 기억나는데 미묘하게 슬로모션처럼 구현된 그 느낌이 참 독특하고 예술적이라 매료되었었어요.


적의 공격을 받을때마다 제 몸이 쿵쿵 울리듯 타격이 전해지면서 잠시간 아무것도 할수 없었던 그 타격감도 잊을수가 없었어요. 정말 누구한테 뚜드려 맞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결국 디아블로를 잡지 못하고 싱글만 좀 하다가 도중에 그만둔 게임이지만 참 인상에 남는 게임이었죠.

그 뒤 나왔던 디아블로2나 3도 좀 했지만 1편만큼 제게 특별한 인상을 주진 않더라고요.


근래 다시 디아블로1의 느낌이 떠올라서 찾아보니 벌써 이전에 hd버젼이 나왔더라고요? 요즘은 개인 사용자들이 게임성을 조금 바꾸고 여러가지 기능을 더 추가한 수준높은 mod들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시작한 디아블로1은..

여전히 근사한 세계였어요.


지금 게임들 기준에서는 너무나 당연할 수 있지만, 몰려오는 적들과 화살들과 파이어볼들이 하나하나 존재감을 뿜어내며 요리조리 피할수 있는 세밀함!

아! 이 묵직함! 할만큼 여전히 임펙트 있게 느껴지는 타격감.

계속 반복되는 던젼의 미로이지만 뭔지 모르게 계속 탐색하고 싶은 미묘한 중독성...


예전 디아블로 그래픽에서 느꼈던 경이감은 이제 없지만 여전히 알수없는 뭔가가 절 매료시키더라고요.

이런게 게임성일까요? 뭔가 계속 하게 만드는것. 이 게임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것.


암튼 디아블로1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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