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9 00:57
엄청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특히 인상적으로 남았던 도시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메모해 두었다가 나중에 기회되면 가보게요.
저 개인적으로는 발리의 우붓과 프랑스의 생말로, 최근에 다녀온 스페인 론다가 기억에 남네요.
론다는 친구 말로는 그냥 다리만 구경하고 쉬어가는 여행지라고 하는데, 저는 론다에서 엄청 걸어다녔거든요.
일단 도시에 도착하면 누에보 다리의 어마어마한 광경에 압도되지만, 이것도 몇분 보고있으면 익숙해지기는 해요. (사람 마음이란...)
혹시 가게된다면 도시 외곽을 따라 크게 돌아보시길 권합니다.
협곡에는 총 세개의 다리가 있는데, 가장 먼 다리 쪽에서 누에보 다리를 바라보며 그 사이에 놓은 협곡의 깊이를 가늠해봐도 좋고요.
도시 안의 구비구비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모통이를 꺾을 때마다 놀라운 풍경이 펼쳐지는데,
쭉 한바퀴 돌다보면 이 가파른 협곡 위에 놓인 도시를 제각기 다른 각도에서 감상할수 있어요.
길이 꽤 아슬아슬한 탓에 심장이 쫄깃해지지만,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서는 아찔한 낭떠러지와 폭포가 보입니다.
한참 걸어서 누에보 다리 밑에 도착하면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그 거대한 적막함에 입을 다물게 되지요.
좀 높은 외곽지대에서는 저 멀리 펼쳐진 안달루시아 평원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즐길수 있고,
슬쩍 도시를 빠져나가 평원에 서서 바깥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스페인 모든 도시들이 참 좋았지만 론다의 풍경이 계속 아른거려요.
2016.10.19 02:01
2016.10.19 16:53
대학교때 가장 가보고싶었던 나라가 멕시코였어요. 사막, 그리고 핑크와 레몬색으로 칠해진 벽의 성당과 집 사진들을 모으곤했었죠. 결국 저에게 너무나 먼먼 곳이라 아직도 가보지 못했지만요. :)
개인적으로는 칸쿤같은 곳보다 돌로레스 이달고같은 작은 도시에서 느긋하게 지내보고 싶네요.
2016.10.20 01:37
멕시코 정말 좋아요. 싸고, 안전하고 볼 거 많은 나라에요. 멕시코에서 제일 좋았던 곳은 Puerto Escondido와 San Cristobal De Las Casas. Puerto Escondido는 해변가에 있는 타운인데 그냥 아무생각 없이 게으르게 지내기 좋아요. 거의 2주동안 맨날 먹고 수영하고 낮잠자고 그랬네요. San Cristobal De Las Casas는 산으로 둘러싸여져 있는데 분위기가 느긋하고 편안해요. 둘 다 그렇게 큰 관광지는 아니지만 편하게 머물기 좋은 곳이에요.
그리고 멕시코하면 칸쿤을 많이 생각하시던데 칸쿤은 정말 그냥 리조트 밖에 없고요 2시간 떨어진 Tulum이 훨씬 나아요. 에머랄드 빛 나는 캐리비안 바다에 있는 마야 유적도 볼만하고 cenote라는 싱크홀도 정말 예뻐요. 완전 파란 빛의 물에서 수영할 수 있어요.
2016.10.20 14:31
아 그 유명한 우물 수영장이 거기였군요! 정말 가보고 싶어졌네요.
칸쿤은 요즘 신행들 많이 다녀와서 사진을 보는데 딱히 매력적이지는 않더라고요. Tulum 기억해두겠습니다.
2016.10.19 10:43
저도 발리의 우붓과 스페인 론다가 좋았는데 비슷하네요~
저는 그리스의 에게해 섬들이요. 압도적으로 유명한 산토리니, 산토리니 동생격의 풍광을 자랑하는 미코노스 두군데 가봤는데, 둘다 좋았어요.
산토리는 유명한 것보다 훨씬 더 훨씬 더 좋았어요.
물가도 관광지 대비 저렴했고, 햇살은 쨍하고, 마을은 너무나도 깨끗하고 아름다웠어요.
더불어 유럽에 청년들이 많이 방문해서 그런지, 핫하고 힙한 분위기도 있더군요. 거리에서 종종 힙한 바나 클럽에서 열리는 파티 포스터 같은것도 많았어요.
저희는 저녁 무렵에 나와야 해서 방문하지 못했지만, 아직도 아쉽더군요.
산토리니 그냥 너무 유명해서, 유명한데 뭐가 있겠어? 유명한 정도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 것을 다 압도했던 것 같아요.
2016.10.19 16:56
저랑 취향이 비슷하신가보네요~ㅎㅎ 산토리니도 포카리스웨트 CF 때부터 마음속에 늘 가봐야하는 곳으로 생각했는데 아직 가보지는 못했어요.
개인적으로 이비자도 너무나 좋았는데 비슷한 느낌이려나 싶네요. 아름다운 해안과 힙한 클럽문화가 어우러진...(아..써놓고보니 이곳이 천국인가..)
요즘 지중해에서는 슬픈소식들만 들려오는데, 좀 안정되면 이탈리아 돌때 같이 가보고 싶네요.
2016.10.20 09:40
2016.10.20 14:35
러브귤님 항상 재미나게 여행하시는것 같아서 부럽네요.
세비야에서 탱고를 보셨군요. 저는 플라멩코를 보았는데 상상보다 훨씬 멋지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춤이었어요..
세비야도 낮보다 밤이 아름다웠던것 같아요. 관광지 구역이 굉장히 깨끗했는데, 보니까 늦은 밤에 매일 바닥을 물청소하는것 같더라고요.
뉴올리언즈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재즈와 술과 향락 세가지 다 제가 좋아하는거네요. 급호감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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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시라고 추천할 정도는 아니지만 개인적 경험으로는 돌로레스 이달고요. 멕시코 독립운동가 이달고 신부의 출생지였다던가 뭐 그런 역사적인 배경이 있긴 하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특별히 인상 깊은 건물이나 유적이 있는 곳은 아닙니다. 작게 기념관이 있는 정도. 풍광은 전형적인 멕시코 북부 소도시고요.
과나후아또에 갔다가 숙소를 못 구하고 밤새 거리를 방황하다가(언어의 한계로 아직까지도 정확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마침 그날이 대학 축제거나 해서 방문객이 몹시 많았던 모양입니다. 과나후아또 대학이 유명 대학이라. 거리에 차려입은 젊은이들이 많았고 군데군데 시끄러운 파티도 많았어요. 마치 홍대 한복판 같았달까. 덕분에 밤새는 중에도 그다지 위험하거나 무서울 그런 일은 없었죠. 졸리고 피곤했을 뿐) 지도를 뒤져서 아침 첫차로 가장 가까운 근처 도시로 갔어요. 그리고 아무 데나 숙소를 잡고 점심때까지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보니 마침 바로 앞에 공원이 있는데 거긴 완전히 딴 세상이더라고요. 빠듯한 날짜와 경비, 멀리 간 배낭여행자가 관광지도 아닌 그런 소도시에 들를 일은 잘 없죠. 마침 일요일이라 공원 여기저기에서 음식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하는 주민들, 그리고 돌로레스 이달고의 명물인 온갖 맛의 아이스크림 노점까지! 정말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하는 기분이었죠. 숙소는 급하게 구하느라 형편없었지만 바로 인근 식당 음식은 훌륭했고요. 관광객 다니는 식당은 아니라 신기한 구경거리 취급은 좀 당해야 했지만, 그때 먹은 속에 치즈를 채워 넣고 튀긴 파블라노의 맛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