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작년 토크쇼에서 오바마는 자신이 대통령이 된것이 인종차별 개선의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인종차별은 과거 차별법의 잔재이며 미국 사회는 엄청난 진전을 해왔다고 말하며 인종간 화합을 외쳤습니다.

2.뉴욕 타임즈는 마리화나 단속으로 심화된 사회적 불평등을 조명하며 마리화나 합법화를 주장했습니다.
사설은 흑인과 백인의 마리화나 사용률이 비슷함에도 마리화나 소지로 체포된 흑인의 비율이 백인의 3.7배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백인은 구입한 마리화나를 집에서 안전하게 사용하는데 반해 흑인은 거리에서 배회하다가 쉽게 경찰의 단속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오바마의 말은 결코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현재 미국에서 심화된 흑백갈등을 설명해주지 못할거 같아요.
수십년간 개선된 법적, 사회적 지위와 달리 흑인은 여전히 경제적 불평등에 처해 있습니다.
부모의 경제적 격차가 교육 격차를 낳고 다시 실업률과 임금격차를 낳고 또 범죄율에도 영향을 주는 식이죠.
마지막으로 범죄율은 다시 차별의 합리적 이유가 되구요.
백인 경찰이 '흑인'을 불심검문할때 이유가 '인종차별'의식이 아니라 그가 높은 '범죄율'의 가능성을 가진 집단이라는 지극히 '합리적 판단'에 근거하게 된다는 점이에요.


처음엔 차별이 경제적 불평등을 낳지만 경제적 불평등이 고착화되면 사회적, 법적 평등이 이뤄졌음에도 차별이 계속된다는 점이에요.
차별이라는 인식조차 없이요.

사실 이 문제를 여성문제에 그대로 끼워 맞추려는 시도는 "중요한 건 경제야! 이 멍청이야!" 하는 것 같아서 조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미시적 관점으로 생활속의 불평등을 지적하는 활동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예를 들어 데이트 비용문제라던지 군가산점 문제라던지 또 초중고 교사의 남녀 비율 문제같은 경우 단일 문제만을 해결하는 방식은 근본문제를 해결못하고 오히려 불평등을 유지하는데 일조하는 면이 있습니다.

여성의 법적, 사회적 지위가 어느 정도 정착되어 왔고 앞으로도 더 진전되고 개선될거라고 믿는 편이에요.
하지만 여성의 직업안정성이 불안정해서 저급여 비정규직으로 노동시장의 하부를 형성하는 현재의 형태가 고착화된다면... 하는 생각에 이르면 조금은 섬뜩해집니다.
그때쯤엔 '여성'이라는 성차별적 명찰없이도 충분히 차별할수 있게 되거든요.
'비정규직' 이라거나 '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요.(아니, 이건 차별도 아니군요.)
우리 주변에 저급여로 고통받는 계약직 여직원과 밥집 이모와 청소용역 아주머니를 충분히 양성평등하게 존대하면서 한국은 남녀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모두가 믿게 될지도 모르지요.


그렇다. 인종주의는 경제적 불평등으로부터 비롯한다.
http://m.blog.naver.com/weareiris/220436926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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