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09 20:29
벌써 몇 년째 듀게질(?)을 하고 있는데 점점 글이 줄어드는 경향이 두드러져서 아쉽네요.
전에는 개성이 강한 분들이 다양한 주제의 바낭글을 올리셨었는데 읽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저도 용기를 내서 가끔씩 올리기도 하고요.
토론적인 글은 살포시 피해가는 편이라 주로 일상글이나 영화글을 찾아보는데 요즘에는 하루에 한 두 포스팅 정도 읽게 되는 것 같네요.
저라도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바낭글을 적어 보렵니다.
듀게의 바낭글이라면 우울주의가 붙어야 제맛 아니겠어요? ^^:;;
오늘은 하루 종일 젖은 빨래가 된 느낌이었어요.
축 늘어져있고, 뭘 해도 신이 안나더라고요.
아이들을 가르키는 일을 하는데
이상하게도 아이들 앞에만 서면
성격이 확 변하거든요. 너무 오버했나 반성할 정도로
목소리도 커지고, 실없는 농담도 하고요.
그런데 오늘은 아무리 쥐어짜도 열정이 한 방울도 안나오더군요.
이렇게 원인없이 우울감에 휩싸였던 적이 근래에는 거의 없었거든요.
이제 일한지 3년 정도 되는데 신혼시절이 이제서야 끝난 걸까요?
아니면 어제 먹은 라면이 원인이었을까요?
제가 라면을 즐겨먹는 편인데 가족이 건강을 걱정해줘서
아무도 안 볼 때 몰래 먹으려고 하거든요.
그러다가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에라 모르겠다, 나 오늘은 라면 먹을꺼야!
라고 당당하게 선언하고 먹습니다 ㅎㅎ
첫 젓가락에 감긴 탐스러운 라면 면발을 마주하는 순간이 행복 지수 100%라면
사라지는 라면과 함께 저의 행복 지수는 순식간에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을 칩니다.
다 먹고 포만감을 느끼며 설거지를 하고 나면
불쾌한 허무함의 쓰나미가 몰려와요. 내가 기껏 이런 인스탄트 음식을 먹으려고
그렇게 눈치를 봤단 말이야? 살찌고 몸에도 안 좋은데 왜 그걸 못 참았을까?
에이, 별로 맛도 없네. 기타 등등 오만가지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어제 저녁에도 그랬고, 아마도 그 마음가짐이 오늘로 이어진게 아닌가 싶네요.
차라리 라면이 원인이었으면 좋겠어요. 라면이야 끊으면 되지만
제 열정과 체력이 바닥난 것이라면, 충전할 방법을 모르겠거든요 ㅠㅠ
퇴근하고 도서관에 가기 전에 젤리 한 봉지를 샀습니다.
라면을 못 먹는 날에는 젤리라도 먹어야 견디네요.
커피, 차, 담배, 술을 즐겨하지 않는 저에게는 라면과 젤리 뿐이거든요.
어째 결론은 젤리가 되었네요.
바낭글은 역시 끝맺음이 참 어려워요. 이따가 슬그머니 펑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016.09.09 20:34
2016.09.10 01:13
그쵸? 일주일에 한번 라면은 괜찮은거죠? ㅎㅎ 어렸을 때 토요일마다 라면을 먹은 기억이 있는데 그 때 좋았던 기억이 연상되서 자꾸 라면을 찾나봐요.
2016.09.09 20:43
라면 먹기전의 그 기대감이 더 맛있죠. 먹으면 또 후회되요
2016.09.10 01:13
막상 먹을 때보다도 끓이고 나서 뚜껑을 열 때 김이 막 무럭무럭 나오는 순간이 제일 좋네요 ㅎㅎ
2016.09.09 20:49
전 가끔 우울하고 지칠 때, 뭔가 현실감을 찾기 위해 라면을 먹습니다. 다른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은 라면이 주는 현실감과는 다르거든요.
제가 볼 땐 라면 먹고 나서 하는 후회도 자연스러워보이네요.
2016.09.10 01:15
현실도피를 위해 라면을 찾는 저랑은 반대시네요. 저말고도 라면먹고 후회하시는 분이 꽤 계시는 걸 몰랐네요.
2016.09.09 21:27
그렇습니다 듀게는 영화 외에 우울의 주제가 상당한 곳입니다.
미워하면서 먹으니까 그렇죠.
먹는건 세상 뭐라도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많이 들은 말 중에 기껏 먹고 투정 부린다고.
2016.09.10 01:16
맞아요. 뭐를 먹든 좋은 마음으로 먹어야 몸에도 좋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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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담배 커피도 안하신다는데 일주일에 두번이면 어떻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