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스타걸이라는 드라마가 만들어진다고 듣긴 했는데...별 관심은 없었어요. 모르는 히어로기도 하고 마이너해 보여서요. 관심 끊고 살다가 어느날 나왔다고 해서 봤는데 꽤 괜찮네요. 스타걸은 안 그래도 마이너한 스타맨이라는 히어로의 2대 격인데 마이너한 만큼 신선해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라는 집단은 이런저런 dc드라마에서 묘사되어오곤 했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죠. 생각해 보면 저스티스리그의 선배격인데 그동안 너무 찬밥취급 당한 거겠죠.


 

 2.여주는 딱히 초능력이 있는 건 아니고 스타맨이 쓰던 스태프를 이어받았어요. 스타맨의 능력의 80% 정도는 스태프빨이라서 슈퍼히어로 활동에 별 문제는 없어요. 스타맨만이 아니라 이 드라마의 히어로들은 대부분 템빨인건지 여주인공이 아이템을 모아서 2대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를 만들어 가는 내용이고요. 블랙 팬서 비슷한 와일드캣도 와일드캣이 입던 수트를 여고딩이 입기만 하면 거의 블랙팬서 이상급 능력발휘가 가능. 


 전개속도는 미친듯이 달리는 수준이고 캐스팅도 좋아요. 여주나 사이드킥의 캐스팅이 예쁘다 잘생겼다...라기보다 뭔가 있을법한 여고딩이랑 아저씨 느낌이 나고요. 



 3.한데 벌써부터 걱정되는 건...원래 cw 히어로 드라마들은 다 1시즌은 좋았어요. 플래시도 1~2시즌까지는 긴장감이 있었고 애로우도 2시즌까지는 포스가 있었죠. 3시즌 4시즌 5시즌 가면서 맨날 했던 얘기 또 하는 게 반복되어서 드라마 자체가 지루해져버리는 게 히어로 드라마의 패턴인데...스타걸은 잘 모르겠네요. 이 정도 전개속도를 뽑으면 지금이야 좋지만, 떡밥의 광산이 너무 빨리 말라버리는 거 아닌가 싶은데.



 4.휴.



 5.그런 면에서 보면 오히려 스몰빌이 괜찮았어요. 스토리는 별로였지만 탐 웰링, 크룩, 로젠바움 3명의 케미만으로도 5시즌은 너끈히 뽑아냈으니까요. 어쩌면 히어로 드라마가 진짜 오래 가는 방법은 그게 정답인지도 모르죠. 그냥 스토리는 진행 안 시키고 캐스팅만 잘한 다음에 계속 케미만 뽑아내면서 맴도는 거요.


 왜냐면 지금까지 잘 만들었다던 히어로 드라마를 보면 큰 위기가 나오고 해결-더 큰 위기가 나오고 해결의 반복인데, 이런 식이면 극 자체의 완성도는 좋을지언정 소모가 빨리 오더라고요. 어쩌면 히어로물이 드라마로 나오면 스토리 진행보다는 그냥 주연끼리 꽁냥거리는 걸 세일즈 포인트로 삼는 게 이상적일지도 모르겠어요.


 스타걸도 모처럼 캐스팅 잘한 주연들 가지고 매화 빌런들 잡으면서 무난하게 가는 드라마였으면 좋지 않을까...싶은데 이미 이야기가 미친듯이 달리고 있어서 그럴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되고 큰 폭으로 위기가 발생하고 극적으로 해결되는 구조가 분명 좋긴 한데...그간 방영한 cw드라마를 보면 글쎄요. 그렇게 큰 사건들을 질러버리는 게 오히려 드라마 연장에는 독이 되지 않나 싶어요. 하긴 4화밖에 안 나온 드라마 가지고 너무 걱정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6.어쨌든 1시즌은 스타걸이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를 결성하고 맹주 노릇을 하게 되는 시나리오로 갈 듯한데...잘 모르겠어요. 드라마가 재밌긴 한데 1화에서 빌런들이 묘사된 게 과장이 아니라면 스타걸이 무슨 짓을 하든 못이길 거 같거든요.


 이게 첫장면에서부터 참 이상한 게, 그동안 dc 드라마에서 묘사되던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는 그저그런 수준의 히어로 집단이었어요. 한데 스타걸 1화에서 빌런들에게 전멸당하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에는 무려 그린 랜턴도 있고 플래시도 있죠. 거기에다가 둘째 가라면 서러울 닥터 페이트도 있고. 거의 우주적인 존재가 3명씩이나 있었던 집단인데 고작 메타휴먼 패거리에게 전멸당하다니? 이게 말이 되나요? 스타걸 버전의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는 저 3명만이 아니라 쟁쟁한 수퍼히어로들이 다수 포진해있는 집단이던데...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질 수가 없는 구성이잖아요. 이럴 거면 그린 랜턴이랑 플래시는 빼버리던가 하지. 



 7.한데 저정도 되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를 전멸시킨 빌런들이 10년동안 더 강해진 듯한 포스를 내뿜고 있는데...이제 막 히어로가 된 여주인공이랑 친구들이 그걸 넘어선다? 글쎄요. 그건 좀 이상하잖아요. 게다가 묘사된 걸로 보면 그린 랜턴, 플래시, 닥터 페이트를 쌈싸먹은 빌런 모임은 완전히 온존되고 있고요.


 야구로 치면 콜드 게임으로 이긴 거고 축구로 치면 한 10대 0 스코어로 이긴 건데 저런 빌런들을 주인공이 다 없애버리겠다고 날뛰고 있는 중이라...이게 정말 되는 건가 싶어서 계속 보고 있어요.



 8.사실 드라마가 방영된 지 얼마 안된 거라 개인적인 주저리만 죽 써지만...재미는 엄청나요. 이 글에 쓴 건 초반부터 너무 달리다가 나중에 할 이야기가 없어지면 어쩌나...하는 걱정인 거고. 


 하긴 드라마라는 게 2시즌까지만 재밌어도 대단한 거긴 해요. 한데 나는 한번 캐스팅이 잘 뽑히면 그걸로 7시즌 8시즌씩 해먹는 걸 선호하는 편이라서요. 요즘 몽크랑 싸이크도 다시 달리고 있는데...이 드라마들도 그냥 무한히 뽑아내서 15시즌정도 했으면 어떨까 싶거든요. 저렇게 캐릭터 하나 가지고 무한히 에피소드를 뽑아낼 수 있는 드라마는 제작비를 줄여서라도 팬들끼리 재미나게 볼 수 있게 계속 시즌연장을 하면 좋지 않을까...하곤 해요. 몽크도 10시즌 10화까지는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 제작비 때문에 끝난 거라고 하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91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34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741
123630 [영화바낭] 세기말 일제 호러 붐의 시작, '링'을 다시 봤습니다 [10] 로이배티 2023.07.02 457
123629 프레임드 #477 [4] Lunagazer 2023.07.01 119
123628 [넷플릭스] 마당이 있는 집, 잘 만든 건 알겠는데... [5] S.S.S. 2023.07.01 774
123627 [넷플릭스] 생각보다 재미있잖아?! ‘dc 타이탄’ 챕터1 [4] 쏘맥 2023.07.01 300
123626 디즈니플러스 가입했습니다 catgotmy 2023.07.01 181
123625 매해 7월 1일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영화 [1] 상수 2023.07.01 276
123624 인어공주 (1989) [5] catgotmy 2023.07.01 315
123623 R.I.P Alan Arkin(1934~2023) [6] 상수 2023.07.01 291
123622 주말 저녁에 붙이는 쇼츠 Taylor Swift , Lady Gaga, The Cranberries [2] soboo 2023.06.30 198
123621 갈티에 인종차별 구금으로 엔리케 파리 감독 부임 늦어질 수도 [4] daviddain 2023.06.30 178
123620 [티빙바낭] 클라이브 바커 원작 영화 중 최고점(?), '북 오브 블러드'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3.06.30 343
123619 아이즈원 출신 솔로가수 최예나의 HATE XX 이야기 [2] 상수 2023.06.30 459
123618 참외 원래 이렇게 먹나요 [9] 가끔영화 2023.06.30 373
123617 애니 리버비츠 베니티 페어 할리우드 화보 모음(2010~23) [7] LadyBird 2023.06.30 293
123616 프레임드 #476 [2] Lunagazer 2023.06.30 92
123615 스타크래프트 1 이야기 - 프로토스 대 테란 입스타의 끝!! [6] Sonny 2023.06.30 311
123614 누구의 팔일까요? [4] 왜냐하면 2023.06.30 234
123613 아스날 옷 입은 하베르츠네 강아지들 [2] daviddain 2023.06.30 247
123612 듄: 파트 2 새 예고편 [1] 상수 2023.06.30 311
123611 [넷플릭스바낭] 배보다 배꼽이 큰, 블랙미러 시즌 6 잡담입니다 [12] 로이배티 2023.06.30 75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