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 리포터가 뉴스공장 인터뷰를 했군요. 신뢰도 -100%인 김어준 뉴스에 출연하다니 BBC도 맛이 갔나봅니다. 세계 언론이 문빠가 되려는 건지 참 걱정이네요. 인터뷰에 나와서 '중국인 출입을 막지 않은 것은 문정부의 명백한 실책이다' 라고 해주었으면 될 것을 그 말 한 마디를 안 하고 잘하고 있다고 해서 본사의 신뢰도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군요. 심지어 모범적인 일본의 정책을 비판까지 했으니 BBC 뉴스는 절대 안 믿는 분들이 다수 나오겠어요.


*

호주 지역내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습니다. 현재 시드니의 핫 스폿 (이라고 해봤자 아직 미미한 수준. 우리나라 31번째 환자가 나오기 이전의 상황과 비슷하겠습니다) 이 제가 사는 행정구역입니다. 거리상으로도 우리동네와 별로 멀지 않아요. 전형적이게도 이 곳에서도 요양원, 병원과 학교등입니다. 환자를 진료한 병원 의사가 감염되는 바람에 그 병원 직원과 학생인 그의 아들이 감염됐죠. 어떻게 하나 봤더니 대책은 한국이 초기에 했던거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학교를 2주간 폐쇄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모두 격리하고 검사중에 있습니다. 병원도 폐쇄되었고요. 사실 이게 더 문제인데 여기는 의료자원이 한국처럼 풍족하지 않기때문에 이렇게 병원이 폐쇄되면 안그래도 부족한 시설이 더욱 부족해집니다. 검사 결과도 아직은 하루 이틀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

저희 회사는 정부 정책보다 항상 한 발 앞서 움직이는데 오늘은 미국의 워싱턴주가 여행 금지 구역에 추가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도  좀 위태로워보이는데 저희 회사 본사가 그 쪽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일단 모든 출장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면 특별 허가를 얻어서 본사가 지정한 '출장 금지 지역'이 아닌 곳으로만 갈 수 있습니다. 금지 지역을 개인적으로 여행한다면 (가족포함) 14일간 회사에 나오지 말고 격리해야 하고 또 감기 기운이 있거나 몸이 조금만 안 좋아도 무조건 집에서 쉬거나 재택근무를 권하고 있습니다. 50인 이상이 모이는 행사도 금지되었고요. 회식도 모두 취소되고 난리도 아니군요. 이러니까 사람들이 막 동요하는데 별 일 없어도 재택근무를 해야만 할 것 같은 압력이 느껴집니다. 사실 저는 재택근무하면 중간 중간 고양이랑 놀아주기도 하고 생산성을 더 올릴 자신이 있어요. 


엊그저께 호주 중앙 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재정 정책을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의도와는 정 반대로 금리 인하 그자체만으로도 경기가 죽을판입니다. 다들 뉴스를 보고 '와 진짜 불황이 오나봐. 돈 안 써야겠다.' 부추기는 효과가 있죠. 뉴스 자체가 패닉을 부추기는 또 다른 현상은 두루마리 화장지 사재기입니다. 화요일껜가 그 쯤에 한 신문이 특정 지역 수퍼마켓의 텅 빈 진열대 사진을 실으며 '이미 사재기가 시작되었다.'라고 보도를 했어요. 그런데 그 날 저녁부터 진짜로 사재기 전쟁이 벌어집니다. 다른 건 다 놔두고 두루마리 화장지만 사들여요. 저도 고양이 사료를 사러 갔더니 동네 마트에 화장지 진열대가 텅 빈 것을 봤어요. 그 다음날부터는 더 많은 사진이 보도되고 BBC와 독일의 DW와 프랑스와 세계의 모든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합니다. '왜 화장지인가?'라는 분석 기사도 등장합니다. 어떤 동네에서는 마트에서 화장지를 쓸어담는 고객들끼리 다툼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해서 테이저건을 쐈습니다. 


* 마스크 부족은 여기도 마찬가지.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치과용 마스크가 부족해서 치과들이 영업을 못할 판이라고 신문에 났네요. 정부에서 의료진들을 위한 물량을 비축하는 중인데 그것때문일수도 있고 누군가가 사재기를 하고 있을 수도 있죠. 


* 주변에 일본 여행을 다녀왔거나 일본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3월, 4월 벚꽃 시즌이 절정기인 것 같네요. 왜 갑자기 올 해 일본으로 저렇게들 많이 가나 했더니 프로모션이 엄청납니다. 일본이 올림픽도 있고 관광객 유치 목표를 어마어마하게 잡아서 엄청난 물량이 풀린 것 같아요. 심지어 BBC 싸이트의 '일본의 코로나 바이러스 위험성'이라는 기사를 읽는데 기사 중간에 '일본 여행의 최적기. 지금 당장 예약하세요' 같은 광고가 뜹니다. 다른 웹싸이트를 가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솔직히 약간 걱정이 되는데 일본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판국에 아직도 크루즈 선박의 감염자들을 합계에서 제외하고 '총 확진자 200명' 으로 발표하면서 저렇게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거요. 뭐 별일은 없겠죠? 


* 마지막으로 호주의 두루마리 화장지 밈 콜렉션을 링크합니다.

https://www.mamamia.com.au/toilet-paper-mem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90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32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728
123588 오늘 있었던 일.. Apfel 2010.07.06 1638
123587 정말... 손은 눈보다 빠르더군요. [2] 클로버 2010.07.06 2632
123586 멕시코만 원유유출 &... [4] 프루비던스 2010.07.06 2002
123585 훼미리마트에서 핫식스 1+1 하네요. [6] hwih 2010.07.06 2976
123584 제 기준에선 전혀 의외의 인물이... [2] 메피스토 2010.07.06 4185
123583 늙었어요. [9] art 2010.07.06 2585
123582 [바낭] 심야영화 보러가요 [6] 서리* 2010.07.06 1996
123581 구로사와 아키라전 인기폭발이네요 ㅠㅠㅠㅠ [18] 빛나는 2010.07.06 3401
123580 [음악+바낭] 정재일 2번째 앨범, 그리고 난 쫒겨날지 모른다.. [7] 서리* 2010.07.06 2754
123579 오늘 동이... [51] DJUNA 2010.07.06 2138
123578 오늘 구름의 모양새와 커피잔에 남은 찌꺼기를 가만히 보니까 [1] 셜록 2010.07.06 1954
123577 구미호 2회 시작합니다. [101] mithrandir 2010.07.06 2363
123576 사진을 찾습니다. [1] nishi 2010.07.06 2724
123575 지금 듀게에 하나 바라는 것... [17] nishi 2010.07.06 3136
123574 [듀나in] 로자 룩셈부르크의 시신 말이예요 [1] 무한자와우주와세계 2010.07.06 2196
123573 김연수 작가를 좋아하는 분들께 [4] zucchini 2010.07.06 3487
123572 포미닛 신곡;주격 소유격 목적격 소유대명사 MV [18] 메피스토 2010.07.06 3998
123571 슈퍼스타 K 시즌 2가 23일부터 방송되는군요. [1] Jager 2010.07.06 1900
123570 잡담...입니다. [1] Mothman 2010.07.06 2053
123569 "개 식용을 반대한다면 모든 동물 식용을 반대해야한다" 라는 진중권 씨의 발언 [45] 프레데릭 2010.07.06 486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