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주말에는 어디 나갈 곳도 없이 TV에서 타이밍 좋게 나온 영화들을 봤습니다.


[안나 카레니나]

- EBS에서 해주었는데, 보통 EBS에서 틀 때 편집되는 씬들이 있나요? 살짝 튀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영화채널보다는 잡다한 광고가 없어 좋았네요.

- 남자 주인공이 납득이 갈만큼 매력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춤 추는게 좋았네요.

- 오래된 영화인지 알았는데 2016년에 개봉했더군요. 4년도 그럭저럭 되긴 했지만..


[신비한 동물사전],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 전 한참 1년에 해리포터가 한 권씩 나올 거라고 믿던 시절, 빨간색 신비한 동물사전을 산 적이 있어요. 그걸 영화로 어떻게 만든다는건가 싶었네요.

- 보통 신비한 동물사전 2라고 불리는걸 TV에서 최초로 해주려고 연속 방영하는걸 봤군요. 의외로 두 번째 편은 어두운 내용이었고 최근의 분위기와 걸맞았습니다.

- 관객 타켓팅이 어떻게 잡혀있는 것인지.


[페이스 오프]

- underground님의 글을 보고 봤네요. 유명한 영화란걸 알았지만 처음으로 봤어요.

- 이도 EBS에서 방영해서 깨끗한 화면에 봤습니다. (사실 혼자 본다면 EBS 로고가 계속 따라다니는 TV로 볼 일은 없겠지만.)

- 구시대 영화에서 이질적인 잔인함을 느껴요. 현대 영화에서 현실에 가까운 상해가 더 많이 나오지만.

- 서브 캐릭들의 대우가 정말 대충이더군요. 그 때도 그렇게 대충 성형이 가능하다는걸 믿지는 않았겠죠?


데이비드 린치의 영상은 어떤 짧은 광고로 처음 봤습니다. 아마 어떤 풍선을 조금씩 불다가 그 풍선이 터지는 것이었는데, 사실 영화의 계보사도 잘 모르고 그걸 맞춰서 찾아 보는 것도 아니라 전혀 모르던 사람이엇죠. 그러다 근래에 [트윈 픽스 3]가 제작되고 있어서 그런지 트위터에서 [트윈 픽스]에 대한 적당한 길이의 설명을 봤어요. 상당히 흥미롭고 구미가 당기는 설명이었습니다. 그 이후 넷플릭스에서 [잭은 무슨 짓을 했는가?]가 올라왔지만 일단 남겨두기로 하였죠. 그러다 이런 일주일을 보내자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보고 싶어지더군요. 금요일 저녁 퇴근하는데 외적 변수들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서점에서 과소비를 하기도 했네요. 코로나 스트레스로 집에 읽지도 않고 쌓아둔 책이 늘어만 가는데 이러다간 책장이 터져버릴 것 같아요.


영화를 볼 때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아 낼 때 뿌듯함이 있어요. 그런 재미 중에, [플란다스의 개]의 두 씬에서 강하게 느꼈어요. 지하실에서 벽을 두고 과거의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부분과, 밤 늦게 온 전화를 받는 부분이요. 그 둘 다 대화로 구성되는데 이미지는 하나도 없어요. 그 끝에 도달하기 전까지 청자는 풀려가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그 순간에는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사실처럼 우리를 둘러싸요. 그 때만은, 딱 그 때만은 연기가 피어나다 잠깐 어떤 형태를 띄는 것처럼 구성되는 거죠. 아귀가 정확히 맞지 않아도, 이야기가 재미가 있다면 괜찮은거에요.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파편으로도 각각 한줌씩 쥐어내는 걸로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나오미 왓츠와 로라 해링 페어가 너무 좋았어요. 어색한 대사 연기도 좋고. 나오미 왓츠의 연기를 어디까지 뽑아내는 것인지... 보면서 우리가 간단하게 납득하는 영화의 편집 형태가 얼마나 괴이한 것인지 계속 되뇌게 되더군요. 시간을 과거로 돌려 그 이야기부터 다시 하는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요.


다음 영화는 [짐승의 끝]으로 가려구요. 겁이 많은 성격이라, 아직 택시에서 내리지도 못한 상태로 정지시켜 놓은지 한참 되었군요.


P.S. 단순한건지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보는데 [보잭 홀스맨]이 계속 떠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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